이순신 장군님께 푹 빠진 둘째가
목욕하면서도 장군님이 되었다.
대야에 앉아 비누거품 왜적에게 물대포를 쏘시느라고
이제 그만 나가자는 말은 듣는 둥 마는 둥이다.
이제 나가자~
나가서 맛있는 거 먹자~
우리 나가면 이제 TV 보는 시간인데?
필살기 TV까지 안 통한다..
물은 식어가고
아이는 너무 재밌게 놀고
난 슬슬 화가 나고.
어떻게 하면 현명한 엄마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아~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둘째야, 엄마는 선조 임금님이야~
옛날에는 임금님 말을 다 들어야 했대. 설명 한판 해주고 난 뒤
장군, 이곳 전라도의 왜적은 다 물리친 것 같으니 저쪽 식탁 쪽에 경상도로 가 주시오. 그대를 경상도 좌수사로 임명하오.
위인전에서 본 내용 비슷하게
마음대로 떠들었다.
절박한 심정으로..
오???
그런데 이거 통했다.
좀 생각하더니 아주 순순히 일어나서 물 닦아 달라고 했다.
이 방법 진작에 쓸걸 싶었다가
이것도 자주 쓰면 안 될 것 같아 꼭 필요할 때만 쓰기로 했다.
(아이를 속이는 것 같은 죄책감이 좀 들었다..)
둘째야, 나중에 다 크면
엄마한테 속았다 생각하지 말고
엄마가 현명했다고 말해다오~
아이의 프라이버시상 목욕사진은 못찍고 손끝의 대포 물방울이 너무 이뻐서 재연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