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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Mar 24. 2021

나에겐  미라클, 그분에겐 최악의 모닝

모두에게 미라클 모닝을 주세요

저기..

수면제 좀 더 줄 수 있어요?


이미 드시고 계셔서 더 드시는 건 안 좋을 것 같아요

잠들기가 힘드신 걸까요? 아니면.. 잠을 빨리 깨세요?


빨리 깨요.. 3시 좀 넘으면..


요즘 몇 시쯤 주무시나요?


10시쯤요


10시부터 3시.. 총 5시간 수면이면, 낮잠 까지 생각하면  아주 적은 건 아닌데..

약을 더 쓰기엔 이미 충분해서요.

괴로우신 거지요?


세시에 눈떴는데

다 자고 있는데 간병인 깨우기도 미안하고

시간은 너무 안 가고..

그냥 더 자고 싶어요. 적어도 아침해 뜰 때 까지는 쭉..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지마비상태이신 분이라서 좋은 제안이 번뜩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 먹고 내가 운전할 때  즐겨"듣는" 책들을 보여드리면서

 "알람처럼 이게 저절로 켜지게 설정하고 새벽에 듣는 독서 하시는 건 어떨까요? 휴대폰에 앱을 설치하면 되거든요.

아~~!! 그날 좋았던 구절 한 개만 기억해 주시면 제가 옮겨 적어 드릴게요."

라고 말씀드렸다.


정말 환하게 웃으신다.


한번 해보지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 사용 잘하시는 분인데 안구마우스 대여에 2년 걸린다 하고..

현재, 통증 말고는 찾아오는 게 없는 깜깜한 그 시간들이 지옥인 이분께 못 할게 뭐가 있겠나 싶다.


남들은 "미라클"모닝이라 일컫는 새벽시간.


이분께도 그 길로 가는 문이 있을까?

분명 어딘가에 있겠지?


가끔씩은

의사인 나지만

어쩌면 의학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는 이런 게 궁금하다.

너무 많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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