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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Apr 10. 2021

토요일 오후 4시의 결혼식

친한 언니의 결혼식이다.

학교 1년 선배이고 난 졸업 후 바로 부산으로 와버렸으니 어쩌면 10년 만에 보는 사람들도 있겠구나 싶어 괜히 설레었다.


2021년 4월 10일  오후 4시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로 웬만하면 저녁, 주말 약속은 잡지 않는(못하는) 편이지만 이 결혼식은 꼭 참석하고 싶었다.


아이들을 어머님께 부탁하고

아이들에게도 인사하고

1년 만에 꽃무늬 원피스 꺼내 입고

살랑살랑 봄바람에 마음이 설레어 행복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식장에 들어가면서 눈에 익은 선배들에게 인사하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토요일 진료 보고 오는 거야?

정신 하나도 없겠다~


또 한 선배가

(난 삼수해서 나이 어린 선배가 많았다)

이번엔 나에게

언니!! 오랜만이에요~ 인사를 건넨다.

내가 어디서 지내냐고 물었더니

서울서 기차 타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식이 시작 되었고 일부러 앞자리에 가서 앉았다.

눈부시게 이쁜, 드레스를 입은 언니의 모습과

선한 느낌의 형부를 보니 괜히 내가 울컥했다.


언니는

예과 1학년 때부터 나를 정말 잘 챙겨주었다.

뭐랄까 계속 마음이 가는 그런 사람.

그래서 나도 잘하고 싶은..^^


그런데 비단 나에게만이 아니었나 보다.

코로나 시국인데도 역대급 하객이었다.

심지어 신부 측과 신랑 측 따로 나누어 친구 사진을 찍어야 할 정도로!!!


2013년, 내 결혼식도 토요일이었다.

신혼여행 빨리 가려고 제일 빠른 시간에 예식을 했었다.

참..^^ 나만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오늘

오후 4시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역시 언니구나 싶었다.


부산서 출발한 나도

서울서 온 예쁜 선배도

토요일 근무 후 오게 된 사람들도

오늘의 결혼식은 마음 편히 봄날을 즐기면서 올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동료와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다 언니의 '무언가' 때문일 것이다!!

이제 그것을 한 몸에 받으실 형부가 참 부럽다~


언니!!

늘 이쁘지만 오늘은 더더욱 반짝반짝 빛났어요.

행복하세요♡♡♡


돌아가는 길, 여행 다녀 온것처럼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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