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약속

by 그 중간 어디쯤

"나는 딸이 제일 보고 잡아 (보고 싶어)"


괜찮으시냐 여쭤보고 아프시냐 여쭤봐도

고개를 흔드시며 이 말만 하시는 할머니가 계신다.


나는 딸이 제일 보고 잡아.

언제 온대?


따님과 가끔씩 면담할 때면 어머님이 진짜 자주 찾고 보고 싶어 하신다고 말을 전한다. 그러면

"진짜 이상하죠? 막상 제가 가면 딱 보고는 바로 돌아가라 그래요. 말 한마디를 제대로 안 하신다니까요? 1분도 안 보고 가라고 해요!!!"


대체 왜?

이건 무슨 마음일까?


하지만,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할머니의 그 행동이 어렴풋이 이해가 될 것도 같았는데

따님도 나랑 비슷하게 그걸 느끼셨던 것 같다.


그냥 잠깐 본다 생각하고

그래도 자주 찾아뵈러 오기로 했어요

요즘 비대면 면회라 좀 아쉬워요.




회진 돌면서

또 딸 보고 싶다 하시는 할머니랑 약속했다.


"이번 주말에 오신대요, 따님 오시면 열 마디 하셔야 해요!! 우리 약속해요"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고 돌아섰다.


한마디 말고 열 마디 하기!

거참. 이상한 약속을 하고 돌아서는데 마음이 짠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책 속에 들어가 본 적 있었다는 착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