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말이라면 무조건 무시하던 (제대로 이해 못하던) 클로바가이제는 아이들의 "클로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틀어줘~"를 알아듣게 되었지만.. 그만큼의 세월이 흘렀건만.. AI스피커는 (적어도 내가 보기에) 크게 진화하지 않는 듯 보였다.
어느 날 아빠께 연락이 왔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둘째에게 딱! 인 것을 보셨다는 것이다.
알아보니 '클로바 램프'였다.
책을 읽어 준단다!!
'책은 뭐니 뭐니 해도 육성이지~' 하면서도 계속 갖고 싶은 것 목록에 있었던 요 녀석인데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할인한다는 광고를 보고 말았다.
둘째 핑계 댔지만 사실 내가 궁금해서 질렀다!
여태 우리 집 클로바는
부를 때 그냥 '클로바'였다.
그런데 설명서에 클로바램프는
'헤이 클로바~'라고 부르라고 적혀있길래 세팅하면서 아이들한테 가르쳐 주었다.
"얘들아, 이걸 부를 때는 '헤이 클로바'라고 불러야 한대."
기계음이 좀 어색하긴 하지만
펼쳐준 책을 제법 잘 읽어서 감탄했다.
마침 수면등으로 쓰던 무민이가 고장 나서 난감했었는데
수면등으로 쓰기 딱이겠다 싶고
자기 전, 잔잔한 음악 듣기도 좋겠다~ 이러면서 나는소비에 대한 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남편도 확실히 명령을 기존 것 보다 잘 알아듣는 것 같다고 인정(?)해 주어 다행이다 싶었고,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 이런 걸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오늘 장애인의 날인데 이런 기기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한몫하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나 혼자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져 있는데 둘째가 나를 불렀다.
"엄마 슈퍼윙스팀 노래 틀어달라고 했는데 안 해줘요"
"응? 다시 한번 해볼래?"
형 클로바~ 형 클로바~!!
진심으로 빵 터졌지만 아이의 무안함을 생각해서 크게 내색하지 못했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계속 불러대니 대답해야겠다 싶었던지 '형'클로바가 반응했고, 슈퍼윙스팀 주제곡을 틀어주었다.
아직 헤이~ 라는 말을 들어본 적 없는 귀여운 5살에게
다음번에는 '헤이~'라고 말해보라고 일러주고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뱃속이 간질간질거려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꾹 참았다.
아이가 잠든 뒤..
미리 예약 한 대로 취침모드로 알아서 바꿔주고
아이 말도 척척 알아들어 주는 클로바 램프를 보고 있자니 원래 있던 기존 클로바 보다는 확실히 '형'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