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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Apr 27. 2021

내가 더 아껴 준 줄 알았는데

윽!!

지각이다


마음이 너무 급했다


그래도 아침에 갓 일어난 첫째를  꼭 안으며 사랑한다는 말을 해 주고 진작 일어나 놀고 있는 둘째에게도 뽀뽀를 했다.


그래~  이런 게 행복이야!!


뭉글뭉글한 마음으로 현관문으로 가는데

갑자기 둘째가 부른다.


"엄마 씽씽카에 머리카락이 끼었어요."

"응~~ 누구 머리카락일까?"

"엄청 길어요."

"음.. 그럼 엄마 거네. 빼고 놀아~~"


이제는 너무 급한 마음에 현관문까지 달렸다


그런데 둘째가 따라온다

엄마 머리카락이 끼었잖아!!!! 이러면서.


얘가 나한테 그걸 직접 빼라고 이러나?

아~ 늦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둘째야, 네가 좀 빼서 버려줄래?"


쭈뼛쭈뼛


다른 말 (이제 가야 해)을 막 더 하려던 차였다.


엄마 머리카락은 소중한데..


.

.

.



눈물이 나올 뻔했다.

그래서 다시 아이를 끌어안고 말했다.


이것 만져 봐 봐

엄마 머리카락 이렇게 많이 있지~

네가 얼마든지 언제든지 만져도 되니까

씽씽카에 붙은 것은 버려도 괜찮아..^^



씽긋 미소를 찾은 둘째, 거기에 첫째까지 함께 현관 앞에 나와서 아파트가 떠나갈 정도의 큰소리로 배웅을 해준다.

오늘도 출근 성공!

행복한 출근 성공!!


머리카락 한올도 소중히 여겨주는 네가 있어

일할 맛 난다!

고마워♡


내가 아이를 더 아껴준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훨씬 더 아낌 받고 있었다. 뭉글뭉글하기만 했던 마음이 오늘 아침에 한껏 부풀어 풍선마냥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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