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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May 06. 2021

어린이집에 대한 오해

어린이날


일찍 일어난 둘째가 모처럼 추억에 빠졌다.

작년과 재작년에 어린이집에서 그린 그림과 활동들을 모아놓은 파일을 보면서 나한테 이것저것 설명해 준다.


지금은 다른 유치원에 가버린 친구 이름을 부르면서

"사랑반 때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요."


"이건 어떻게 하는 줄 알아요?"

"바람이 부는 거다요~"

"내 이름 어디 있게요?"


아무튼.. 난 호응하면서 듣고만 있었다.

우와~ 어린이집에서 이런 걸 다 한 거야?


네!! 이런 작업들을 해요. 노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고요~


ㅋㅋㅋㅋ

맨날 "어린이집에서 뭐하고 놀았어?" 이런 나의 질문이 거슬렸던 것인가..

아침밥 먹으면서 둘째에게 사과했다.

"둘째야, 엄마가 매번 어린이집에서 뭐하고 놀았냐고 물어봐서 미안해. 무슨 작업했어? 이런 것도 물어볼게."


옆에서 자초지종을 들으신 할머니께서도

"어린이집에서 정말 뭘 많이 하더라~ 산책도 가잖아~"


둘째가 자랑스럽게 놀기도 하고 작업도 하고 산책도 하고 낮잠도 잔다요!! 이런다.



아주아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노는 게 재밌어? 작업이 재밌어?

물었더니

"작업이 재밌어"라고 대답하는 둘째를 보면서

속으로는 그게 노는 거지..... 싶다가도


어린이를 어린이로서 존중해야 하는 어린이날에

내가 가질 태도는 아니겠구나란 생각이 들어 마음을 고쳐 먹었다.


어린이집에 대해

그간 내가 단단히 오해했구나..

조금은 더 아이의 시선에서 아이를 바라보리라 다짐해본다.



그렇지만..

노는 것보다 더 좋은 작업을 하는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집에 있는 것보다는 싫다고 말하는 둘째를 이해하는 건 아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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