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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May 30. 2021

장점 많은 악당

5월의 끝자락이다.


양가 어버이날 챙기랴, 어린이날 챙기랴, 두 아이의 선생님, 스승님들께 연락드리고 한 번의 결혼식에 다녀왔더니 5월이 쌩~다 지나간 기분이다.

게다가 우리 집은 5월에 제사도 있었다.


끝났나?

그런데 안 챙긴 사람이 한 사람, 아니 두 사람이 있었다.

우리 부부


그랬다.

집에서도 쉬는 게 쉬는 게 아닌

그래서 푹 쉬는 게 뭔지 기억이 안나는

그렇지만 저 두 아이의 존재는 한없이 감사하고

어쩌면 이런 게 행복이다 싶은데

매일 피곤하긴 한.. 우리^^


때마침 참여하고 있는 코칭 프로그램인 '미라클 미타임' 수장님인 김연수 작가님께서 5월, 가정의 달 숙제를 내주셨다.


"남편 장점 100개 쓰기"

무려 100개.

안 해도 큰 페널티가 없는 숙제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을지 모르겠으나.. 일단 시작은 했다.


하루 5개씩, 어떤 날은 바쁘다고 빼먹기도 하고 어떤 날은 까먹기도 하고..


하지만 5월의 끝자락이 되자 끝까지 노력하고 싶어 졌다.

까짓 거 100개!


뭐랄까.. 남편의 장점을 생각하고 감사함을 떠올리는 시간은 나 자신에게, 그리고 톡을 받고 읽는 그 순간의 기쁨은 남편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신기하게도 구체적으로 (100가지나) 생각하니 사소한 것  하나하나 다 장점이고 감사할 거리였다.


남편이 평소보다 멋지고 듬직해 보였다.

작은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무엇보다 지금 이 시기를 나 혼자 지나고 있는 게 아니라 함께 지나고 있다는 동지애(?) 같은 것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끈끈해졌다.


5월 마지막 주 주말.

끊임없이 아빠를 부르는 저 목소리들에 부응하느라 악당 역할을 하고 있는 남편에게

장점이 100가지가 넘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도 아닌 내 남편 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당신 덕분에 쉴 새 없이 엄마를 부르는 목소리에 '웃으며' 반응할 수 있었음을 고백하고 싶다. 아니었음.. 내 인생, 우리 가족 어땠을까?

우리 지금 아주 잘하고 있다고 토닥토닥해주고 싶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번외로, '미라클미타임'과 '남편 장점 100개 써보기'는 강추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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