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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Jul 15. 2021

나를 공주님으로 만들어 주는 남편

우리 아이들이 로봇에 푹 빠졌다.

7살, 5살은 이제 저녁마다 로봇에 빙의되는데

카봇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은지 매일 다른 종류가 나오는데도 끝이 나질 않는다.


이들이 노는데 꼭 필요한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악당!

확실히 베개를 던지면서 공격하는 건 나보다 남편이 잘한다. 아이들도 아빠랑 노는 게 더 재밌으니 늘 아빠에게 악당역을 맡긴다.

그럼 나는?

우아하게 공주!

엄마는 공주 해요~라는 말에 한순간 공주가 되어 두 로봇의 보살핌을 받는데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게다가 엄청 편하다. 악당한테 잡혀 있거나 뒤에서 쉬면 된다.


하루는

남편이

늦었다.


큰애가 아주아주 진지하게 말했다


엄마.. 엄마가 악당 해요

아빠가 없잖아요


싫어~ 공주 할래. 악당은 가짜로 있다고 하자.


안 통했다.


결국 베개를 던지며 악당 역할에 심취하여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남편이 왔다!!!!

정색하며 날 공격하던 둘째가 언제 그랬냐는 듯한 부드러운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공주야, 훈련 열심히 했으니 이제 너도 싸워도 되겠다.

ㅋㅋㅋㅋㅋㅋ


치..사..하..다..

여태 악당 시켜놓고 훈련한 거란다;;;


난 진짜 공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남편 있을 때만 공주였다.

새삼 남편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여보~ 감사합니다. 매일 집에 일찍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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