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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Sep 01. 2021

니가 한다고?

캘리그라피 입문기

작년에도 우연히 기회가 되어 도전해 본 적이 있다.

"캘리그라피"


그때는 무조건 '잘 써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오래, 많이 연습해서 글씨체를 다듬어야 하고 예쁘게 써야 하고....

이런 것에 사로잡혀 열심히 연습만 해보다가

각종 장비(붓팬, 먹물..)들만 남긴 채 그냥 끝났다.


이번에 미타임에서 아리그라피님께서 '하루 한 줄 캘리그라피'를 모집하실 때도 1기에는 지원하지 않았었다. 캘리는 내 영역이 아니야~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저 아까운 붓펜들퇴근 때마다 계속 눈빛을 주어 외면하기 힘든 정도가 되자 스멸스멸 '나도 한번 더 도전해볼까?'란 생각이 들었다.


까짓 거 하루 한 줄 쓸 시간 없겠어?

그렇게 2기가 되었다.


10시에

띵똥

하루 한 개 미션이 도착한다.

오늘은 좋아하는 노래 가사 일부를 써보세요

순 우리말을 찾아 써보세요

여름이 들어간 노래를 써봅시다


미션을 마음속에 기억해 뒀다가 어떻게든 틈새 시간을 마련해 본다..

잠시 붓펜을 잡고 뭘 쓸지 고민하고 일단 써보고 우와~ 잘 썼네 혼자 감탄하고

(그 다음 날, 응? 왜 이렇게 못썼지? 현실을 직시하고)


좋은 글귀 자체가 주는 힘과 종이에 펜이 닿는 서걱거림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이 있었다.

 

무엇보다 아리그라피님이 해주신 말 중에 "자신의 글씨체"를 찾아보란 말이 마음에 남았다. 예쁘게 쓰고 그럴듯하게 쓰는 것이 목표가 아닌 "나만의"것을 찾는 여정이었기에 더 즐거웠고 부담스럽지 않았던 것 같다.


아리그라피님은 펜의 종류도 굳이 한정하지 않으셨고 실제 크레파스나 색연필, 수성펜으로 완성한 작품도 보여주셨다. 나도 은근슬쩍 따라 해 보느라 네임펜으로 그날 미션을 마무리 한 날도 있긴 하다. 전문가도 이렇게 소박하신데 난 뭔 겉멋이 그렇게 들려 그렇게 도구 탓을 해댔던 것인가...


일취월장인 동료들과는 달리

난, 미션을 완수하지도

그럴듯한 작품을 만들지도 못했다.


하지만

3기에 또 신청했다.

이유는?

나만의 속도로 나의 글씨체 찾기 여정을 시작할 마음의 준비를 했기 때문이다. 오롯이 나와 내 마음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마음먹었다.


숨은 소질.. 내속에 있긴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다.

일단 시작에 의미를 두기로!!!

차분해지는 그 시간을 즐겨 보기로!!!


취미로서의 캘리를 만나고 도전하게 해 주신 아리그라피님께 감사드린다. 엄마 성장 학교인 미타임에도 무한감사를 보낸다.


취미가 오티움이 되는 그날까지 노력해 보자, 단 즐겁게^^


올해와 작년, 변함없는 실력 그렇지만 많이 변한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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