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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Sep 28. 2021

젤리 딱 한 개와 바꾼 깨달음

둘째가 잠자기 직전에 우긴다.

저 젤리 꼭 먹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그럼 너네 이 다시 닦아야 해

젤리는 이에 달라 붙어서 충치 생길 거야

이랬더니


첫째는 다시 이 닦기 싫단다. 포기.

둘째는 잠시 고민하더니 기어코 먹는다고 한다.


사실 둘째 이닦기는 건 나에게도 귀찮은 일이기에..

오늘 안 먹으면

내일 10개 주겠다고 해도 기어코 오늘 먹는단다.

(마시멜로 테스트.. 실패다ㅋ)

눈물까지 그렁거리길래


그럼 먹어

해버렸다.


딱 한 개 먹더니

이 닦으러 뛰어간다.


나도 같이 뛰어가서 이 닦여 주었다.


그렇게 먹고 싶었어?

응..


엄마~ 젤리 먹게 해 줘서 고마워요^^


아..

그 순간 마음이 훅  뜨거워졌다.

나도 뭔가 말하고 싶어서

" 닦아줘서 고마워"라고 했다.


젤리 먹게 해 주는 거

그게 뭐라고 이렇게 고마워하는

아이를 보며

엄마의 권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딱 적당히

넘치지 않게

제 안에서 흘러나오게 해 주세요..



다음날 아침

어머님께서

"이거 유통기한 지난 거 아니야? 많이 안 지났으니 괜찮겠다."

하실 때 까지는 '깨달음의 그날 밤'이었는데..

그 말 들은 직후

난 유통기한 지난 젤리를 애한테 주는 엄마가 되어 잠시 '자책 모드'였더랬다.


내 말대 밤에 안 먹고

다음날 10개 먹었음.. 으..(별일이야 있었겠냐만은)


남은 젤리 버리면서 생각했다.


엄마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네 주장대로 해줘서 고맙다 둘째야.

단거 별로 안 좋아해 줘서 고맙다 첫째야.

내 보물들 사랑해♡


탕탕!! 5살의 고집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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