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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Sep 14. 2021

안녕

문제가 있어

혼자 기어 가지도 혼자 앉지도 못하지만

쌩긋쌩긋 잘 웃던 아이.


진료실에서 만날때 마다

힘겹지만 발전하는 모습이 그저 대견하여

미소를 짓게 하던 그 아이.


얼마 전 채 돌도 되지 않은 그 아기가 하늘나라로 갔다.


그리고 오늘이 그 아이의 첫 생일 이라며 보호자분께서 병원에 잠시 들르셨다.. 여기서의 좋은 추억이 많아 새기고 싶었노라 하시면서 말이다.


물리, 작업, 언어 치료사 선생님들과 나

그리고 아이의 어머니와 고모는

다함께 둘러 앉아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아이의 돌이 되는 날

아이없이 우리끼리 울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화장해서 뿌려줬어요

우리 아이가 계속 누워만 있었잖아요..


나에게

어머님의 말씀은

여태 들었던 화장의 이유 중에

가장 납득이 가는 이유였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작별인사 없이 헤어졌다.

그래서 참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지금은 훨훨 자유롭게 뛰고 날고 있을 거라 믿으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다.


9월 14일.

다른 날 말고.. 선생님은 오늘을 기억할게.

진짜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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