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참 많이도 질문받았다.
취미는?
특기는?
취미도 특기도 특별할 게 없는 상태로 어른이 되었고 이후에는 그런 질문들 조차 받질 않으니.. 나의 취미와 특기에 대한 생각은 아예 잊혀 버린 지 오래다.
그런데 며칠 전, 빛나다 님이 물어오신다.
취미는 무엇인가요?
거기에 대한 답을 어떻게 해야 하나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 망설이고 있었다.
하루, 이틀 시간만 흘렀다.
이 무슨 우연인지 전날 작은 회식자리에서 또 다른 누군가 물어왔다.
“뭐 하는 거 좋아하세요?”
저는..
음..
그리곤 고백하듯 대답해 버렸다.
“글 쓰는 거 좋아해요.”
“글 쓰고 책 읽고 듣는 걸 좋아해요.”
내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려 버렸다. 이제야.
글을 쓰다 보면 소중한 순간이 간직되는 것 같아 좋고, 마음이 정리되어 좋다. 또 그 순간 몰입하게 되니 그 무아지경의 시간이 좋다.
더 잘 쓰는 것을 왜 하고 싶지 않겠냐만은
지금은 더 잘 쓰는 것보다
그저 쓰고 있는 그 순간이 좋아서 틈틈이 글을 쓴다.
직업도 아니고
노력의 대상도 아니고
그저 나에게는 좋아하는 것이다.
그것이 취미라면, 나의 취미는 글쓰기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즐겁다.
나중에도 즐길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더 잘 쓰고 싶어지면 괴로운 무언가가 되어 버릴까?
아마도 그럴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을 이겨낸 뒤 나의 ‘오티움’이 되어주기를..
어렵게 사귀게 된 연인 같다.
알기 전 세상은 상상이 안된다.
더 깊은 사이가 되고 싶다.
글쓰기와 나.
앞으로 싸우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