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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Mar 09. 2022

꿈꾸며 살기

카톡!

동생이 조카 사진을 보내왔다.

18개월

이제 제법 소녀티가 난다. 이번엔 곱게 앞머리를 잘랐다고 하는데 예쁜 옷이며 귀여운 표정이 인형처럼 이쁘다♡


아들 둘인 이모 눈에서는 뚝뚝 꿀이 떨어진다.

숱이 아직 많지 않은데도 용케 사진 속 헤어스타일이 다 다르다~

나도 머리 이쁘게 묶어주기.. 관심 많은데 ㅜㅡㅜ

우리 아이들의 단정한 짧은 머리는 공룡 뿔 만들어 줄 때나 잠시 묶어 줄 수 있다...

게다가 아버님께서 짧은 머리를 좋아하시는 까닭에 좀 길었다 싶으면 퇴근 후 아이들의 머리카락이 정리되어 있다.


(우리 동네 까꼬보꼬 미용실은

할머니 핸드폰에서 카봇 만화가 나오는 유일한 곳이기에 매우 좋아라 하면서 미용실 따라가는 우리 아이들이다^^)


어린 시절

물을 적셔서 참빗으로 쫘악 올려붙인 그런 머리가 이뻐보였다. 그런데 엄마는 그렇게 묶으면 머리 아프다고 늘 헐렁하게 묶어 주셨고 허리까지 오던 내 긴 머리는 늘 하교 때가 되면 산발이 되어 있었다.


꽉 묶여서 여전히 단정하거나

이쁘게 땋인 친구들 머리가 부러웠던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혼자 머리 묶는 연습을 시작했더랬다.


목마른 만큼 우물을 열심히 다.

동생도 앉혀놓고 갖가지 시도를 하고

할머니 졸라서 디스코 머리 땋는 법도 배우고!

그렇게 혼자 창조한 헤어스타일로 멋 한껏 부리기는 초등시절 내내 계속되었고 중학교 입학과 함께 댕강 귀밑 3cm 단발이 되며 끝이 났다.


멋 내기를 실컷 해봐서인지

사춘기가 되어서도

그다지 멋 내기에 관심이 생기질 않았다.

(덕분에 공부를 열심히 한 듯도..ㅋ)


지금은

이전 엄마 말씀처럼 꽉 묶으면 머리가 아파와서

헐렁하게 묶고 다닌다.

패셔너블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졌다..


그래도 오늘처럼

귀여운 조카의 사진을 받으면

미소와 함께 내 손도 근질근질거리는 걸 보면

아직 마음속에 꺼지지 않은 불씨가 조금 있는 듯하다.


그 불씨도 유전일까?

엄마의 산발을 정리해주고 싶었던 걸까..?

지난 토요일 물뿌리개로 물을 내 머리에 뿌려대면서 미용실 놀이를 하자는 둘째가

가위를 꺼내 오길래 기겁.. 했다 ㅋㅋ


만약 둘째가

멋 부리기에 일찍 관심이 생긴다면

열심히 지지해줄 생각이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손재주 좋은 우리 둘째가 세계적인 헤어디자이너가 될지..!!

엄마 찬스로 매일 올림머리 하고 다닐 날을 꿈꾸며

오늘도 아들 둘 육아 화이팅이다!!


#나보쓰 #라이팅미 프로젝트 #작가 빛다나님



다소..경직되었던  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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