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 이끄는 삶 (5): my case
이 이야기는 인터뷰의 형식을 따서 본인의 삶에 큰 변화를 주었던 2014년 말의 어느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고찰하는 작은 이야기입니다. 총 10편의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고, 오늘 그 다섯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번 인터뷰는 아무래도 '정보 전달'의 의미가 더 큰 것 같습니다.)
해외 플랜트 사업부에서의 9년은 저에게 뜻깊은 나날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이 왜 이 땅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을 했었던 시간들이었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공허하게 하늘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이 땅의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고 그리고 나아갔습니다.
총 6분의 팀장'들'을 모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총 9년간에 걸쳐 '후배들'과 아웅다웅 생활했으며, 2년 2개월간의 해외 현장 생활을 보냈습니다. 중간에 회사의 '주인'도 한번 바뀌었지만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듯이,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것은 저에게 큰 변화는 되지 못했습니다. 저의 주인의식은 'keep calm and hard-working'에 여전히 still 부합했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던, 저를 이 자리에 있게 만든 '동기'를 부여한 제 첫 번째 직장에서의 삶은 영국의 그것과 비교해서 어떤 차이점 혹은 공통점이 있을까요?
오늘은 그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취업을 어떻게 하게 되었으며, 한국과는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어떤 것들이 중요한지 말입니다. 크게 세 가지 주제에 대해서 논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취업을 준비하던 2010년의 그 여름에 저는 두 가지의 소스 source로 접근하였습니다.
공개 채용 (공채)
학교 추천
많은 분들이 아마 '공채'를 통해 취업이 될 것입니다. 보통의 대기업들은 '매년' 그들만의 정해진 기준에 의거하여 인재들을 채용하고자 합니다. 서류전형 (자기소개서 외 '글짓기')과 시험 (IQ 테스트 같은 것을 포함하여, 다각적 인격 분석 시험)을 통과하면 드디어 대면 face-to-face 전형인 '면접'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이 면접 또한 실무진 면접, 임원 면접 등등으로 나뉘어서 진행합니다. 2020년 '원더 키디의 해'에도 이런 과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이러한 '공채'의 모습은 여전히 우리 삶에 변하지 않는 프레임 frame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학교 추천'전형으로 첫 번째 회사에 입사하였습니다. 회사에서 학교에 '인재'들을 선별하여 '서류전형'을 면제하는 조건을 내걸었고 저는 학교에서의 선별과정을 거쳐서 회사의 '필기전형'부터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하반기' 입사자였기 때문에 공채가 따로 없었기에 결국 '학교'라는 필터링 filtering을 한번 더 거치고서야 필기전형의 자리에 앉게 되었죠.
반면, 영국에서 취업을 준비할 때도 '공채'라는 것이 존재하였습니다. 일명 (대학) 졸업자 전형 Graduate scheme이라는 것인데, 영국도 한국과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절대, '해외 - 영미권' 국가라고 해서 한국의 '공채' 시스템이 없는 것이 아니지요. [1]
그러나 저는 9년의 경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기 전형에 지원할 수는 없었지요. (지원할 수는 있었고, 몇 군데 지원을 했지만 저는 영국의 교육 시스템인 ‘A-level'도 보유하지 않았고 '영국 대학교 (UK-Graduate)' 졸업자가 아니기에 서류 면접을 통과하고 필기전형까지 치르었지만 최종적으로 단 한 곳에서도 저에게 합격 통보 offer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포기했을까요? 아닙니다.
경력자 전형 experienced scheme으로 재도전했었습니다. 경력자 전형은 한국의 그것과 유사하게 온라인 서류전형 online application이 통과되면 필기전형만 거쳐서 바로 '면접'에 가거나, 혹은 리크루터 recruiter를 통해서 바로 '면접'의 기회를 부여받습니다. 전자와 후자 모두 경험해 보았으나 결과적으로 '면접'이 중요하지요. 온라인 매체인 링크드인 linkedin, 인디드 indeed 등으로 100건이 넘는 'oneclick application'을 시도해 보았으나 그런 간단한 지원체계가 오히려 제 자신을 턱없이 순진무구 naive 하게 만들었습니다. 속된 말로 영국 취업 시장을 너무 '쉽게 봤지요.' 어떻게요?
100개 지원하면 1개는 되겠지
결과는요? 상기와 같은 (one-click application)을 통해서는 단 1군데에서도 연락 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연락을 받은 곳은 약 20곳의 공고 (학교 career web)에서 VISA Sponsorship에 'Yes'로 표기된 회사에 대해서만 job description에 대해서 상세히 읽고, cover letter를 정성 들여 (최소 1시간 - 어떤 회사며, 그 회사의 강점/약점과 연계하여 내가 그 포지션에 부합하는 이유 등이 포함)한 이후에야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연락의 70% 정도는 '리크루터'를 통해서 연락을 받았지만 이들은 너무나도 바쁜 사람들이라서 제 '사정'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고, 전화로 저에게 몇 가지 (filtering이라 여겨지는) 질문을 했었고 [2] 저는 그 질문들에 성심성의껏 대답했습니다만, 그중에 10%만 저에게 연락을 주었습니다.
면접 볼 수 있어?
저는 '한국인'이며, 영국인 입장에서의 ‘외국인’입니다. 그래서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는 못합니다. 특히 '생활영어' 부분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제가 잘하는 분야인 비용관리, 구매, 조달, 계약관리와 Quantity Surveying (QS)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60분간 쉬지 않고 논할 수 있습니다만, 그 외 생활영어 부분에서는 늘 '아이들'과 '아내'에게 도움을 받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말해야 해요?" - 식료품 점에서 '부추'를 사고 싶을 때에나, "저 악당이 뭐라고 말했기에 소닉이 저렇게 화를 내는 거지?" - 아이들과 함께 영어로 된 만화영화들을 감상할 때도, 저는 우리 집의 생활영어 취약자였습니다. 그래서 면접을 위해서 몇 가지 전략을 마련했습니다.
무조건 내가 먼저 시작해서 주제를 던져주고;
상대방이 그 주제를 받아 내게 질문하게 만들고;
주제가 끝나는 시점에 다시 연관된 주제를 던진다.
처음 몇 번의 인터뷰에서는 상기의 전략이 대실패였습니다. A4 용지로 2-3장 정도 미리 준비한 저의 '대본'이 무참히 짓밟힌 이유는 바로 그들의 대화의 방식이 제 예상과 조금 ‘많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바로 '비즈니스', 본론으로 넘어가기보다는 생활영어에 기반한 'soft-questions'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예로 들면:
네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니, 운동은 어떤 것을 좋아해?;
5년 후, 10년 후의 의 모습에 대해 말해 줄 수 있겠니?;
이 회사에서 네가 바라는 점은 무엇이니?;
너의 비전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오고 있니? [3]
한국에서의 면접과는 조금 (역시) ‘많이’ 달랐습니다. 그들은 저의 비전과 장점, 그리고 (제가) 회사에 바라는 것들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한국에서 면접할 때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회사의 비전이 저의 비전이 되었고, 회사가 나에게 바라는 것들이 나의 장점이 되었습니다. 그런 사고방식으로 준비한 저의 대본은 이들 앞에서는 '공상 과학 소설'이 되어버릴 수밖에요.
곰곰이 생각해서 다시 면접을 준비하였습니다. 상기의 면접 이후 총 3번의 면접을 더 보았고, 제가 생각하는 연봉'들'을 조심스레 제안했습니다. 경력직에 지원할 때 '연봉'이 매우 중요합니다. 회사는 정해진 '예산'안에 '최고의 인재'를 편입하고 싶어 합니다. 너무 적은 연봉도, 터무니없이 많은 연봉도 안됩니다. 그래서 저는 glassdoor라는 웹사이트를 이용했으며, 이 곳에서 회사의 정보 (많은 사람들이 이 회사가 어떠한지, 직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대하는지 정성적/정량적 '평가')를 통해 적정 연봉을 산출하였습니다. [4]
결과적으로 두 곳 모두 저에게 offer를 주었습니다. 이제는 행복한 고민의 시작이겠지요?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한 곳은 '학교'에 직원 researcher가 되어 정해진 기간 동안 Heathrow Airport와의 project를 수행하는 역할인데, 1인 1 프로젝트입니다. 제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정해진 기간 동안 'output'을 내야 했습니다.
다음 곳은 나름 중소기업 중에서도 신재생 에너지 (복합 화력)으로 유명한 회사인데 제가 한국의 첫 번째 직장에서 초기 3년, 해외 현장 복귀 후 1년간 담당했던 '업무'의 연장선상이었고요. 하나, 직함은 Quantity Surveyor로, 한국 건설사에는 '존재하지 않는' 직함이지요.
그러나, '외국인'으로 외국에 정착하는 것을 고려할 때, 제 자신의 경력 career와 가족들, 모두를 고려해야만 했습니다. 예를 들면:
회사의 재무 상태는 안정적이며, 향후 5년간 나에게 동일한, 혹은 그 이상의 대우를 기대할 수 있는가?
회사가 나에게 비자 스폰서십 VISA sponsorship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스폰서십에 대한 회사의 이해가 있는가?
일과 삶의 균형 work and life balance가 적절하여 가족들에게 아빠/남편으로써 봉사하고 함께 삶을 즐길 '여유'를 제공할 수 있는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회사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영국에 온 '목적'은 기존의 '직종'을 동일선상에서 계속 수행하기보다는, 조금은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영국의 건설 체계에 대해서 배우고 싶었고 또한 학문적인 측면 academic perspects를 포함한 직장을 꿈꿔왔습니다. 하여, 상기의 고려사항들과 저의 '목적' 모두를 만족시키는 UCL의 academic researcher를
최종 선택하였습니다. 영국에서의 직장 생활이 시작됩니다.
VISA를 받는 기간 (4-5주)를 제외하고, 2019년 11월 10일에 정식으로 근무를 시작했지요. 제 프로젝트에는 학교 (UCL), 직장 (Heathrow Airport) 그리고 Innovate UK로 대표되는 정부 학술 지원 단체로 stakeholder의 구성이 조금 복잡했습니다.
반면, 제가 주로 근무하는 곳은 '직장'이고, ‘월급을 주는 저에게 돈을 주는 주체는 Innovate UK와 UCL이었습니다. (50:50)
제가 Project Manager가 되어 프로젝트를 수행하지만 학교와 직장에 Supervisor가 있었고, 사실상 이들이 저의 직통 상관 line managers 이자 고객 client 였지요. 제 프로젝트의 목적이 학문적 '이상'과 실용적 '접근', 성리학의 올바른 적용, '실학'이 되겠습니다. 그 중간에 위치한 제 역량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지요.
반면, 근무 환경은 놀라울 정도로 유동적이었습니다. 일주일에 3일만 직장으로 출근했고, 나머지 2일은 재택근무 Work From Home 'WFH', 혹은 학교에 들러 교수님과 프로젝트 현황에 대해 나누고 혹시 학술적으로 지원할 부분이 있는지 (학술지에 프로젝트 관련 새로운 내용을 검토하여 프로젝트에 '적용')을 위한 방법 how to를 논의했습니다.
보통 '신입'이 들어오면 그것이 공채든, 경력직 채용이든 팀에서는 회식을 하게 마련인데 이 나라에는 저를 반갑게 맞아주고 팀 미팅 (오전)에 참여하여 제 소개를 5분 정도 하고 각 팀원들의 소개를 한 뒤, '바로' 팀 미팅을 일상적으로 시작합니다. (적어도 '저녁'에 술을 곁들인 환영회는 아직까지는 없었습니다.) 저는 회사에 입사한 지 3일이 되었지만 이미 '팀'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감상적인 포인트가 아니라, 이미 제 역할이 3일 만에 시작되었다는 것이지요. 아무도 저에게 '이거 해라/저거 해라'등의 지시는 하지 않지만 저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제 자신이 '일'의 주체가 되어, 일의 과정 process도, procedure도, go/not to go 판단도 제가 내려야 했습니다.
Supervisor들과의 주기적인 토의와 '조언'들은 값졌습니다만 결국 이 일의 '책임자'는 제가 되어야 함을 매번 느꼈습니다.
"Yes. It is your project Jeong! It is your decision"
"No. I cannot plan this issue since you are the coordinator of the project."
저의 첫 번째 한국 회사인 '건설회사'의 문화가 너무 '건설적' too much constructive 였을까요? (This is totally satire), 한국식 문화인 지시, 보고, 변경, 보고, 변경, 보고, 변경, 보고......로 이어지며, 변경에 변경을 거듭하며 변경 번호 revision number가 rev.13, 14, 15.... rev.final.1, rev.final.2........ rev.final. 최종. 1, 2등으로 변화무쌍 dynamic 하게 공수 mah-hour를 갉아먹는 반면, 여기에는 그런 '보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반면 하기의 미팅들이 있었지요:
1:1 meeting (supervisors) / weekly
Team meeting (with team members) / weekly
Monthly meeting (superviosrs)
Management meeting (with stakeholders) / quarterly
daily meeting 혹은 일일 업무 보고 등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팀 미팅에서 각자가 각자 할 것들을 함께 논의하여 정하고, 이를 top 2라는 형식으로 매주 수요일 책정하여, 다음 주 금요일까지 완료하는 업무 cycle이 있었습니다.
정성적인 qualitative 차이는 이 정도인데 정량적인 quantitative 차이는 어떨까요?
근무시간: 36.5 시간 full time (점심시간 제외);
휴가: 28일;
수습기간: 6주;
인사 평가: 매년 말;
한국과 비교해서 가장 큰 차이는 아무래도 휴가인 것 같습니다. 크게 부활절, 여름휴가, 그리고 크리스마스와 신년 휴가로 구분되어 각자 스케줄에 맞게 분배하거나 한 곳에 몰아넣습니다. 15일 정도만 사용해도 주말을 포함하면 최소 20일이 되기에 실질적으로 1년에 1.5개월은 쉴 수 있습니다.
영국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휴가를 신년에 계획합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개인이 정한 계획을 그 누구도 ‘터치’할 수 없습니다. 해외 현장에 있을 때 4개월을 힘들고 뼈 빠지게 일을 하고도 2주간의 휴가를 눈치 보면서 사용해야 했던 지난날들을 돌아봅니다.
또한 근무시간에 '점심시간'이 제외되어있습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영국 '사무직' 근로계약서에 점심시간이 '불포함'일 텐데 그 이유는 (제가 곰곰이 생각하고, 또 지켜본 바로는) 이것입니다.
Managers manage their time
영국의 근무 환경 속에는 일을 하는 '모두가' manager'급'의 시간관리 및 생산성을 탑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아직 manager가 아닌 Assistant Project Manager 조차도 시간을 30분/1시간 단위로 쪼개어 자기의 스케줄을 스케줄러에 기록하고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점심시간이 '획일적'으로 12시 - 1시가 아닙니다. 바쁘면 점심을 식당에서 take away 해서 자리에서 일을 하면서 10분 만에 '먹어치울'수도 있고, 점심을 이용해 다분히 심각한 업무의 내용도 맛있는 점시에 녹여 '30분'안에 논의할 수 있는 것이죠.
밥 먹으러 가자! 오늘은 뭐 먹지? 회사는 질리니까 밖에 나가서 먹자.
야! 이대리 어디 갔어!
얘 또 담배 피우러 갔어?
야! 너 이제부터 근무시간에 자리 비우지 마라.
야! 너는 왜 내가 부르기만 하면 자리에 없냐?
오늘 못 끝내겠다. 야근하자.
먼저 밥부터 먹을까?
한국의 근무시간은 그 시간의 '양'에 비해 '여유 - 커피 한잔의 여유, 담배 한 까치의 그것, 맛있는 식당에서의 한 끼 혹은 두 끼'가 터무니없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제가 일하는 직장에는 이런 종류의 것들을 (아직까지는)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Manager들은 자기의 시간을 '알아서' 관리하고, General Manager들은 자기의 일은 자기가 스스로 합니다. 한국에서와 같이 PPT 초안을 만들어 초도 보고, 중간보고, 최종 보고의 삼박자를 기본으로 한 '보고'문화가 아닌,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사장님 보고가 있었던 2년 전 어느 날, 밤 11시를 넘어가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다음 날 아침 7시, 사장님 출근 후 보고를 해야 하는데 그 보고를 위해 남아 있던 사람은 저를 포함하여 팀의 절반 the half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을 하는 사람은요? 네. 사원, 대리 그리고 과장. 죄송하지만 이들의 총명한 머리에서 나온 보고서는 그들의 눈에 맞지 않았습니다. 제 아랫입술까지 나왔다가 '꾹꾹' 참았던 말을 이제야 꺼내봅니다.
"이제 부장님이 '직접' 한번 해 보시지요.
저희가 부장님의 요구사항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맞출 수가 없으니."
(feat. 사장님 보고_PT_최종_Rev.15_F.pptx)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한국에서의 직장생활에 충실했습니다. 칼퇴를 위해 남들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하여 업무를 시작했고, 업무 시간에는 오전 15분, 오후 15분 정해진 '휴게시간'을 제외하고는 자리를 비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남'을 위해 일하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영국에서 일을 한 지 5개월이 되어갑니다. 매일매일, 일하는 주체가 '저였기 때문에' 즐거웠습니다만,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와 연계하여 저의 직장 생활에는 큰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의 전체를 Work From Home WFH를 실시해야 했고, 아이들은 Study From Home을 실시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이러한 변화된 재택근무의 환경 속에서도 공통의 생산성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삶의 목적을 찾는 것과,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기록하고 나누는 것. 제 삶의 과정들이 여러분의 삶의 목적을 찾는데 1%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목적이 이끄는 삶, 총 열 편의 이야기 중 절반을 마쳤습니다. 다음 다섯 편의 이야기는 시간과 의식의 흐름 속에서 주제들을 다듬어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Bye now!
[1]
Graduate Scheme 대학 졸업자 전형: 하기에서 살펴보듯이 영국의 대학 졸업자 전형 또한 한국의 그것과 동일하거나 혹은 더 상향된 수준의 과정을 거친다.
https://www.turnerandtownsend.com/en/careers/uk-graduate-programme/
상기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Career fair에서의 면담, online submission (서류 CV를 포함한 각종 자기소개 및 '글짓기'들)과 online interview를 거쳐 assessment centre로 배정받는다. 이 곳에서 몇 가지의 합격 기준을 통과하면 offer를 받게 되고, 회사의 정식 직원 (혹은 인턴)으로 배치된다.
[2]
질문들의 흐름은 90%가 하기와 같았습니다:
현재 어디에서 일하고 있어? 과거 어디에서 일했어? oh, 한국에서?
그러면 지금은 학생이야? 졸업했어? oh, 졸업 안 했어?
VISA는 있지? oh, 없어?
client랑 이야기해 보고 연락 줄게!
[3]
이러한 질문을 했던 회사의 면접 결과는 어땠을까요?
결과적으로 '탈락'이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인재는 저와 같은 '아시안적 사고방식'이 아닌 진취적이고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경력자가 필요했던 것이지요. 값진 실패였습니다.
[4]
한국에서 취직을 준비하던 10년 전에는 이런 정보는 없었습니다만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원한 포지션 job position에 맞는 연봉 정보를 찾아서 90% 정도를 제안했습니다. 제가 영국에서 회사생활을 한 경험이 없으니, 경력의 10%인 약 1년 정도는 감해서 제안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