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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노자 정리 Apr 06. 2020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와 영국식 재택근무

목적이 이끄는 삶 (6): my case

이 이야기는 인터뷰의 형식을 따서 본인의 삶에 큰 변화를 주었던 2014년 말의 어느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고찰하는 작은 이야기입니다. 총 10편의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고, 오늘 그 여섯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꽤 감성적일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집 밖을 나갈 수 없는 이 상황이 저를 이렇게 몰아가는 것 같습니다.)



시작합니다.




6. COVID-19와 재택근무 (WFH: Work From Home): 영국 직장 생활 part II




삶이 주는 의미는 어느 곳에 있습니까? 혹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습니까?

우리에게 가장 한정적으로 주어진 것이며,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더 가질 수 없는 것은 무엇입니까?


시간 Time입니다.

삶의 의미를 살펴보려면 당신이 어느 곳에 시간을 주로 쏟는지 살펴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시간 time이 모여 삶 life가 되는 것이지요. 하여, 저의 24시간을 들여다보았습니다.



9시간 취침

2시간 침대 속 세계여행, 드라마 산책 그리고 사색

1시간 기상후 하루를 열기 전 잔잔한 글쓰기

2시간 아침, 점심 그리고 저녁

1시간 아이들과의 보드게임, 취침 전 성경 읽기

8시간 회사생활

2시간 출퇴근길


더하여 보면, 9+2+1+2+1+8+2 = 25시간? [1]


이처럼 당신의 시간을 들여다보면 우리 삶의 의미를 짚어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가족, 나, 아내와 연관된 시간이 하루 4시간, 4/24=16.67% 정도인데, 잠자는 시간 8시간을 제외하면 눈을 뜨고 있는 시간 중에 수 4/16=25%는 가족과 지지고 볶고 아웅다웅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월급쟁이 우리의 시간을 들여다봅니다. 8시간, 8/16=50%나 차지합니다. 출퇴근길은 나 자신만의 ‘자유시간’이라 차지하더라도, 내가 눈뜨고 있는 내 삶의 50%를 차지하는 큰 부분이지요.


그런데 그 직장의 삶 8시간이 Work From Home (이하: WFH)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즉, 직장과 가족의 경계 boundary 가 무너지고, 차 car 속의 자아성찰 (아침에 QT 저녁엔 나 홀로 노래방)의 시간이 사라진 것이지요.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날그날 풀어야 하는 타입입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저에게 한 말들을 곰곰이 씹으면서 인간관계의 숙제들을 풀기도 하죠.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재택근무 주 5일제의 시도로 일단 평소에 만나던 사람도, 새로운 사람을 덜 만나게 되므로, 생각의 고리가 간단명료해진 점은 좋습니다. 그리고 매일 써야만 하는 영어를 안 써도 되니 좋은 줄로 알았습니다 (최소) 하루 한 번은 직장 혹은 학교와 온라인 회의를 하니 이건 아니네요. (저는 얼굴 보고 영어를 해도 상대방에 제 영어를 듣기 힘들어하는 영알 못인데 온라인으로 하려니 듣기/말하기가 동시에 막혀 죽겠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기 전으로 잠깐 돌아갑니다.


이 일이 있기 2주 전, 정확히는 2020년 3월 18일 (작가의 생일)에 그 주 금요일부터 영국의 모든 학교가 (잠정적 tentatively) 문을 닫을 것임을 PM 브리핑으로 알린 바 있습니다.


BBC news, https://www.bbc.com/news/uk-51952314


그 당시 104명이 유명을 달리하셨고, 2626명의 확진자가 있었습니다.

(저는 믿지 않았지만) 영국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하는 태도는 ‘그럴 듯’ 해 보였습니다. 바로 ‘집단 면역력’ herd immunity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것이었죠. 결과적으로 영국 인구의 60%의 ‘감염’이 집단 면역력 증진으로 인해 바이러스의 감염이 저하될 것이라는 ‘전략 아닌 전략’을 내게 됩니다.


물론 집단 면역이라는 말은 절대 영국이 지어낸 말이 아닙니다.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의 의료시스템 중 ‘바이러스성 치료’가 이에 기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 비디오를 보시면 어떤 내용인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2]

학교가 문을 닫은 이후, 정부는 공식적으로 ‘집에 있으라’ lockdown을 명명하고, 며칠 뒤 저는 이런 문자를 받게 됩니다.


UK GOV라 쓰고, For NHS로 읽는다.


바야흐로, 자가 격리의 시대 the era of you-must-stay-at-home 이 열리게 된 것이지요. 아이들이 저에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아빠, 살면서 이런 적이 있어?"



아니, 아빠도 처음이야."



아마 현재 살고 있는 인류의 절반 50%가 겪어보지 못했을 '자가 격리'. (영미권: 영국, 호주, 미국 등) 사람들은 사재기 panic-buying에 힘을 쓰고, 왜인지 이해는 가지 않지만 '화장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락다운 lockdown이 실시되고 2주가 지났습니다.


2020.03.18 기준 확진자 confirmed case 2626, 사망자 deaths 104;

2020.04.04 기준 확진자 confirmed case  41903 사망자 deaths 4313;

정확히 18일 만에, 확진자 수는 15.96배, 사망자 수는 41.47배가 증가합니다.


경이롭지 않습니까? 새삼스레 한국이라는 나라, 그리고 이 병의 원산지 the origin인 중국의 '조치 방식'이 아름답게까지 느껴집니다.


4월 4일 자의 bbc news에서는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으나, 사망자수는 매 며칠간 2배씩 증가한다'라고 보도합니다. 이것은 더 이상 linear 한 1차 함수의 영역 (i.e. y=ax+b)가 아닌 2차 함수의 영역 (i.e. y=ax^2+bx+c)의 영역, 혹은 그 이상의 영역 (3차 함수)에 도달했음을 알려줍니다. [3]


from BBC news, source from DHSC, BBC analysis in 4th April 2020.


그리고 이 글을 쓰기 시작한 4/4일과 비교해서, 단 하루만인 금일, 4/5일에 확진자 47806, 사망자 4934로 수치가 말도 안 되게 뛰었습니다.

하루하루 놀랍게, 그리고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여전히 keep calm and staying at home 우리 가족은 집에 있습니다.



다시,

직장생활WFH가 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직장과 가족 간의 경계가 사라진 상황에서 두 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아침 QT의 시간과 저녁 나 홀로 노래방이 사라지니 그 부작용 side effect가 나타납니다. 인간관계를 단순하게 변화되었지만, 반복된 일상과 답답한 공간 속에서 가족들이 지쳐가고 있습니다.

하여, 가정을 '학교'로 변환하여 Study From Home SFH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였습니다. 아이들의 학교에서 지내는 '일상'을 장소만 집으로 변경하여, 오전, 오전 쉬는 시간, 점심시간, 오후, 오후 쉬는 시간으로 아침 9시에 아침운동으로 (P.E with Joe) 시작하여, 학교가 마치는 시간인 오후 3시 30분까지 정규 과정을 이어갑니다.



둘째,

 아내 혼자 아이들 교육을 담당하기는 벅차서 (화/수/목/금요일의) 오후 교사가 되었습니다. 저는 주로 P.E와 수요일의 '축구' 및 목요일의 '바이올린' 수업을 담당하며, 하루 한 권 1일 1 과학책 (feat. 생활 속 원리 과학 - 그레이트 북스)을 읽고, 생각을 나눕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screen-based education을 담당합니다. 학교에서 정해준 프로그램들을 이용해서 책을 읽고, 학습활동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WFH를 실시합니다.


여전히, SFH Study From Home이 WFH Work From Home보다 중요하며,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이 지독한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 사태에서 자유롭게 만들어 주어야 하고, 배움의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WFH으로 인해 모든 '일'의 진행 속도가 상당히 느려졌습니다. 일의 능률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일상이 회복되면, 저의 일도 자연스럽게 뒤따라 갑니다. 그들의 일상이 잘 유지되어야 저의 업무가 잘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15일이 지난 지금,

우리 가족은 아직, 그리고 여전히 건강합니다. 그리고 저의 WFH도 일상을 찾았습니다. 이제는 제가 먼저 회의를 제안하고, 대학교의 교수님과 히드로 공항의 상사에게 미팅을 제안하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catch-up plan을 만들어 실행을 합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말합니다. 앞으로 10일, 혹은 몇 주 weeks가 고비일 것이다. 믿을 수는 없지만, 이 사태가 더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이 상황 속에서 여전히 기도합니다. 이 질병으로 치환된 '바이러스'가 하루빨리 사라질 수 있도록, 그렇게 두 손을 모읍니다.





* 금요일 저녁, 아내와 제가 나눈 대화입니다.


"와 드디어 주말이다"


"주말?"


"그렇네. 주말이 있네! 우리 참 주중에 힘들게 했다. ㅎㅎ"



그렇습니다. 힘들게 일한 자에게는 '주말'이 있습니다. ㅎㅎㅎ












[1]

‘25시 편의점처럼 삽니다’가 아니라, 취침을 8시간으로 줄이는 것이 맞겠습니다. 22시에서 06시. 보통 아이들이 자리에 누워 책을 읽는 시간이 20시, 그리고 침대에 누워 아내와 드라마를 보거나, 혹은 와인 한잔 (혹은 한병) 먹으며 수다를 떨거나, 그러는 시간이 2시간입니다.



[2]

이 비디오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집단 면역력’을 설명하기 위함이 아니라, 2019년 6월에 만들어졌다는 것을 기억하자.



[3]

아주 간단하게만 modeling 해 보면:


2020.03.18 기준 확진자 confirmed case 2626 (시작), 사망자 deaths 104 (끝);

2020.04.04 기준 확진자 confirmed case  41903 사망자 (시작) deaths 4313 (끝);

확진자: x=18(일), 41903=18*(a)+b, a=2320, b=143, 즉: x일 이후 확진자 수 y1=2300x+503, 이를 4/5일의 값에 대비하면 (19일) X2320+503= 44223, (실제 확진자 수: 47806명 대비 오차 8%)

사망자: x=18(일), 4313=18^2*a+b*18+c, a=13, b=5, c=11., 즉: x일 이후 사망자 수 y2=13x^2+5x+11, 이를 4/5일의 값에 대비하면 (19일)^2*13+5*19일+11 = 4799, (실제 사망자 수: 오차 3%)


실질적으로 '확진자'수도 1차 함수보다는 2차 함수가 더 맞아떨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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