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 이끄는 삶 (7): my case
이 이야기는 인터뷰의 형식을 따서 본인의 삶에 큰 변화를 주었던 2014년 말의 어느 시점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고찰하는 작은 이야기입니다. 총 10편의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고, 오늘 그 일곱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7. Lockdown, Furlough, 그리고 2차 BREXIT. [1]
영국에 lockdown이 시작된 지 4주 차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최소 3주의 기간을 더 집에서 보내야 합니다. 많은 고용주 employer (약 67%의 사업체)들이 lockdown으로 인한 피해를 감당할 수 없어 furlough scheme을 신청하고, Chancellor of the Exchequer가 이 정책의 발제, 승인, 그리고 혹은 연장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Furlough scheme은 정부에서 피고용인들을 보호하고, 결과적으로 COVID-19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고용주가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하는 정책입니다. 고용주가 정부에 신청하고, 피고용인들은 기본 월급의 80%, 최대 상한선 월 2500 파운드까지 수령할 수 있으며, 현재는 3개월 - 내달 31일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4월 17일 Chancellor of the Exchequer가 6월 30일까지 이를 연장한다는 공지를 발표.)
이 Furlough scheme은 정부가 영국 내 인력 (약 900만 명 이상이 이 furlough scheme을 기 신청 완료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실업률 증가로 영국의 경제 상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시도한 것입니다. 단순히 계산해 봐도 약 1000만 명의 인력을 4개월간 월 2500 파운드를 제공한다는 것은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 1000만 X 4 개월 X 2500 파운드 = 1000만만 파운드, 즉 1000억 파운드입니다. 한화로 약 150조 원으로 추산되는 이 추경은 2차 BREXIT, 수동적 의미의 BREXIT를 예방하기 위해서 내놓은 특단의 대책이 되겠습니다.
이 Furlough scheme에 관련된 기사, 그리고 관련된 내용들을 살펴보면서 저는 목적이 이끄는 삶 (5)에서 나누었던 이야기, 2019년 10월, 저에게 손을 내밀었던 두 직장이 생각났습니다. 한 곳은 지금 저의 고용주인 UCL University College London이라는 영국의 대학교이고, 다른 한 곳은 일반 사기업이었습니다.
저는 Furlough scheme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만 아직 저의 고용주는 저에게 100%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제도는 그 영향은 받지만 (보통은) 해당되지 않는 공기업 혹은 정부 기관의 피고용인들과, 사기업의 고용인들, 이렇게 나눠지겠습니다. 아무래도 이 재정이 공기업보다는 사기업의 고용주와 피고용인들을 향해 있고, 실제 제 삶을 통해서도 이 두 가지 분류가 확실하게 나타납니다.
첫 번째, 정부의 공공 기관인 공립학교에 속한 UCL. 영국의 대학교는 공공 기관으로 정부의 소유이며, UCL의 경우 현재 여왕 The Queen Elizabeth II의 둘째 자녀인 Anne, Princess Royal이 Chancellor로 1981년부터 임명되어 있습니다. Chancellor라는 단어도 처음 듣습니다만, 대학교의 Chancellor라는 것은 명예직입니다. 미국 대학에서의 Chancellor는 실질적인 재정 및 제도의 개선 및 제안 등 전반적인 학교 운영에 관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영국에서의 그것은 단지 명예직 the honoury head of a university일 뿐입니다.
Furlough와 관련된 기사를 접하면 이 chancellor, Chancellor of the Exchequer가 나타납니다. Furlough의 시작도, 연장도 모두 이 곳, Her Majesty's Treasury - 우리나라로 치면 기획 재정부쯤 - 에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Chancellor of the Exchequer의 경우 full name이 따로 있습니다. Chancellor and Under-Treasurer of Her Majesty's Exchequer라고 명명하는데 하나하나 풀어보면 조금 쉽습니다.
Chancellor = the head
Under-treasurer = Chief Executive Officier
(of Her Majesty's) Exchequer = Government account [2]
결과적으로 정부 재정을 손에 쥐고 있는 최고의 권위자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영국 의회에는 수상이 존재하고, 그들은 다우닝 스트리트의 10번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에는 (한국에는 없는) 여왕이 PM들과 독대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 비밀스러운 독대의 뒷 배경이 바로 Her Majesty라는 두 단어로 요약됩니다. The Queen이라는 단어, 혹은 Her Majesty라는 HM으로 요약되는 이 단어는 영국 정치, 경제 부분에서 제외할 수 없습니다. 신 God, 총리 PM 그리고 여왕 The Queen의 삼위일체라고 할까요? 여전히 종교와 정치는 맞닿아 있듯이 이들도 떼려야 뗄 수는 없는 관계입니다.
이처럼 학교와 정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래서 Chancelor도 Anne, the pricenss royal인 것이죠. 대학교는 COVID-19의 병리학적 안전지대는 아니겠지만 학교에 소속된 피고용인들의 수입은 (아직까지는) 안전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사기업이 있습니다. 제 석사 동기인 외국인 친구가 furlough scheme에 4월 20일부터 해당된다고 저에게 조심스럽게 알려왔습니다. 저보다 연봉이 높은 그는 미국계 사기업의 건설 현장 시공 관리자로 취직이 되었습니다. 저야 아부다비 현장에서 극과 극을 견뎠으니 애초에 현장직은 지원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 친구는 꼭 영국에서 현장을 뛰어보고 싶다고 했었지요.
아무튼, 이 친구는 이번 주 월요일부터 자신의 기존의 연봉에 비해, 50% 이상 적은 돈으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COVID-19는 이처럼 실질적으로 한 집안의 가장, 돌이 막 지난 아이의 아빠에게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저와 그는 모두 국적이 영국이 아니기에 더욱, 이 시점에서 영국에 오기로 결정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이라는 나라가 언제까지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영국의 경제가, 학문이, 그리고 왕실이 언제까지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우리가 나온 대학 UCL과 2019년 기준 세계 Top 1 단과 대학인 자랑스러운 Bartlett이 그 지위와 명성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그런 가운데 저는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모두가 손뼉 칠 때 떠나야 한다. 지금은 버텨야 한다. 전 세계가 (중국, 한국 등 몇 나라를 제외하고) 모두 비슷한 상황이고 미국이 풀어놓은 돈이 둘고 돌고 있다. 지금 이 시점은 stay calm 해야 할 때다.
강경한 나의 조언에도 그는 자기의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1년간의 석사 학비를 영국에서 일하면서 갚고 있는 그에게는 현재 월급의 예상치 못한 급격한 감소가 불편하기 때문일까요?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두고 볼 문제이지만, 이 선택의 문제는 바로 다음의 잠재적 이슈를 낳습니다. 바로 BREXIT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BREXIT는 이미 100% 현재 완료형 문제인데요?라고 대답하실 수 있겠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BREXIT는 이제 영국이 EU를 떠나는 능동적 형태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영국에 상주하고 있는 EU에 속한 각 분야의 전문 인력들 (혹은 EU 외 전 세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lockdown이 심해지고 있는 영국에 더 이상 머무를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BREXIT는 참았지만 furlough는 follow 하기 힘들다. 영국을 short 치겠다'등으로 요약되는 BREXIT입니다. 전문인력 (과 단순 노동직)의 탈영국, 다른 의미의 수동적 BREXIT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죠. 영국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말이죠. 이건 upto them이지, 국민투표로 떠나는 그들을 붙잡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영국은 젊은 나라가 아닙니다. 엘리자베스 2세의 나이, 그리고 영국 통치 기간 기록 (현재 68년 75일 차)를 매일 자체 갱신 중인 것 만봐도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중국과 인도처럼 노동력이 풍부하지도 않고, 한국처럼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도 아닙니다. 영국의 GDP에서 가장 많이 (최소 75% 이상) 차지하는 산업은 바로 '서비스' 직종입니다. 금융, 비즈니스, 도, 소매업, 그리고 각종 소비자 중심 소비 환경들이 바로 영국 경제의 key driving factor입니다.
그런 영국에서 lockdown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그들의 서비스, 즉 GDP에 큰 영향 (PwC에 따르면 COVID-19전 1% 성장에서 -4 ~8% 역성장, 즉, -3 ~7% 하락)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3]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영국의 향후 10년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늦은 lockdown, 그리고 시작된 furlough scheme, 하락이 뻔한 GDP와 두 가지 BREXITs.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영국의 중심, 런던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저의 일곱 번째 이야기를 마칩니다.
[1]
Fulough라는 단어가 생소한 것은 저뿐일까요? 아닙니다. 이 기사에 나온 하기의 인용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영미법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입니다.
The word “furlough” – which until now has never been used in English employment law – is the go-to term for employers in crisis who want the government to foot their staff salaries during the crisis.
[2]
Her Majesty는 사실상 '우리 여왕님'이라는 뜻이지요. The Queen을 의미합니다.
[3]
GDP의 네 가지 축, houshold consumption (C), business investment (I), governmnet spending (G) and net export (export - import, (X-M))에서, 결과적으로 소비는 '사재기' net export는 수입과 수출이 동시에 줄게 됨으로 전년과 비슷하다고 한다면, 결과적으로 business investment는 극단적으로 하락하지만, government spending 또한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난세에서 살아남기, 사재기의 경제학/심리학 부분에서 나눠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