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서 살아남기 (2).
영국에 온 지 3년 차, 1년 넘게 국제 학생으로 살았고, 그 외의 시간을 직장인으로 보내고 있다. 이런 영국이 한국과 다른 점은 많고도 많지만, 이번 COVID-19 사태에서 간단하게 살펴볼 것은 영국의 경우 아직도 '회복자'가 없다는 간단한 (그러나 다분히 전 세계적 수치와는 큰 차이가 있는) 통계의 간극에서 출발한다.
왜 아직도 회복자가 없을까? [1]
첫째, COVID-19에 확진자 판정을 받은 건수는 (2020년 4월 16일 기준) 모두 103,093건에 해당한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사망자 수는 13,729명으로, 영국의 COVID-19 사망률은 무려 13%에 해당한다. 그리고 여전히 active case로 분류된 나머지 89,020건이 전체 확진자 수의 86%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즉, 전체 확진자 100% 중에서, 사망자 13%와 회복하지 못한 86%의 수치를 제하면, 단지 1%의 확진자 (103명)만이 통계적으로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 영국과 비슷한 시기에 COVID-19가 발병했던 국가들 - 하기 수치 참조 - 중에서도 유독 영국만이 회복률이 극히 낮다.
국가명: 회복률 (Total recovered case divided by Total cases)
미국: 8.5%
스페인: 40%
이태리: 23%
프랑스: 19%
독일: 59%
영국: 1%
이 기형적 수치는 하기 몇 가지 문제들로 기인되는 것으로 사료된다.
둘째, 진단키트의 부족으로 인한 확진자 진단 능력의 약화와 회복률의 괴리율.
영국은 COVID-19를 확진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 말은 결국 진단키트의 구매, 혹은 자가 보급이 늦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4월 2일부로 영국 보건 당국 public health England에서는 이러한 진단 키트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집에서도 확진자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의 개발 요청이다. 이 요청은 하기의 문제에서 발생한다.
셋째, 영국 의료 시스템 NHS의 확진자 수용능력의 한계로 인한 자가 격리 환자의 회복률 추적 방법의 부재.
현시점에서 (자가 진단으로) COVID-19에 의심이 된다 해도, 거주 지역의 일반 의원 General Practice GP를 가는 것은 금지되어있다. 그리고 (최소) 7일간의 자가 격리를 통해 자가 회복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말은 결과적으로 가계 구성원 중 한 명이 COVID-19에 감염된다면, 집에서 별도의 제대로 된 격리 시설이 없는 이상 모든 가계 구성원들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반면, 진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은 Critical Worker (NHS 의료진과 사회적 돌봄이 social care 종사자) 들에 한 한다. 그로 인해 자가 격리 중인 사람들에 대한 확진 판정 (및 당연히 회복률 판정)이 애매할 수밖에 없다.
넷째, 상기의 문제들로 요약되어, 결국 영국의 회복률 표기는 N/A, 문제 그대로 not available이 되는 것이다.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wordometers의 수치에서) N/A로 표기된 회복자 수가 없는 것을 보면, 영국의 초기 대책 - 기막힌 발상으로 모두를 따돌리던 영국 - 이 생각난다. 말 그대로, 전 세계에서 단 한 번도 방책다운 방책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집단 면역력 herd immunity라는 선택지를 택한 것이다. 영국의 수상이 확진자 판정을 받기 조금 전인 3월 중순으로 되돌아 가 보자.
다섯째, 결과적으로 이 글은 '왜 영국은 회복자 수가 N/A인가'에서 시작하여, 결국 영국의 COVID-19 초기 대응 문제로 돌아온다. 그 시발점은 영국이 택한 집단 면역력 herd immuinity을 COVID-19의 대응책 (손 씻기가 필살기)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COVID-19를 계절마다 돌아오는 (아주 독한) 감기 정도로 인식하여 결과적으로 집단의 감염 (약 60%) 및 면역 효과로, 집단의 면역력을 상승시킨다는 논리였다.
이 논리를 처음 들었을 때의 나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지며, 속으로 God save the UK를 외쳤다. 그러한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Mckinsey에서도 3월 16일 COVID-19 Briefing note에서 간단하게 영국의 방침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이를 하기에 인용한다.
"There are also other approaches being considered (such as a focus on reaching herd immunity), the impact of these is unclear" (Mckinsey, 2020: 'COVID-19: Briefing note, March 16, 2020').
집단 면역력이란 말은 영국이 개발한 것이 아니다. 집단 면역력은 개발된 백신의 광범위한 접종을 통한 집단 감염의 예방 및 전염의 재확산을 막는 하나의 결과물이지, 어떤 전략이나 방책이 될 수 없다. 만약 영국이 실질적 lockdown의 시작이라 볼 수 있는 '휴교령'을 3월 18일에 내리지 않았다면, 저 '집단 면역력'의 60% 감염 수치가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 간략한 수식으로 나타내 보자:
런던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 숫자는 약 9백만 명,
60%의 감염률,
(4/16일 현재 런던 지역의) 사망률 15.73%,
집단 면역력 생성 과정에서 사망자 수: 약 85만 명.
이 시점에서 영국 수상 보리스 존슨이 집단 면역력을 운운하며 했던 말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M]ore families, and many more families are going to lose loved ones before their time"
(Link, 재생시간 1분 정도에 들을 수 있습니다.)
영국은 중국이 취했던 lockdown의 방식과 한국이 취하고 있는 drive-through방식의 진단모델을 적절히 활용한 - designed-by-the UK - 방책을 herd immunity를 발표한 그 시점에 도입을 했었어야만 should have deployed 했다. 그러지 못했던 영국을 구할 수 있는 것은, again
(Keep staying at home and) God save the UK.
난세에서 살아남기 3편, '신종플루도 판데믹이었습니다' 편으로 이어집니다.
[1]
사실상 없다는 표현은 오류다. Not Available이라는 N/A로 표기된 하기의 수치는 아직 회복자 수를 셀 수 없기 not countable 때문이라는 논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고 회복자 수가 많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