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까지의 시간은 갈수록 줄어든다
런던에서 콘월, 280마일.
런던에서 콘월 Cornwall 옥수 수벽까지는 약 280마일 (448km), M급 (시속 70마일, 시속 약 112km) 고속도로가 갖추어진 초반 140 마일 구간과 나머지 140 마일의 고속국도 수준 (A급 도로 - 시속 60마일 이하의) 구간으로 나눌 수 있다. 영국의 도로 체계는 M급 고속도로와 그 이하로 고속 국도 (A급) 및 더 작은 도로인 B급 도로로 나뉜다. 그리고 모든 도로에 통행료는 없다. 이태리나 독일의 아우토반에 비하면 그 속도가 ‘신사적이다.’
그러나 나의 둘째 아들은 신사적이기에는 너무 어리다. 새벽 4시에 출발한 우리가 쉬지 않고 4시간을 갔을 무렵, 둘째가 드디어 지쳤는지 짜증을 낸다.
“아까도 금방이라고 했는데, 아직도 49분이 남았잖아?!”
나는 이야기한다.
“우리가 원래 5시간 30분 걸릴 거린데 지금 거의 다 왔어!”
둘째가 받아친다:
“아까도 (거의) 다 왔다고 그랬잖아!”
나는 답한다.
“금방이야. 지금은 49분 밖에 안 남았어!”
둘째는 소리친다:
“그러니까 왜 금방이 49분이야!”
나는 겸허하게 이야기한다:
“이 것 한 가지는 변하지 않는 진실: 시간을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곧 39분, 29분 그리고 19분의 숫자를 볼 것이다. 장담한다.”
둘째는 자신 만만한 내 모습에 무척이나 당황한다.
그리고 조금 뒤, 내비게이션의 도착지까지 남은 시간은 39분을 표시한다. 그리고 나는 기분 좋게 외친다.
“39!”
둘째는 조용히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신이 나서 29! 그리고 19! 어느새 9! 를 외친다. 콘월이 눈 앞이다.
투자의 시계
상승하는 가격에 조바심을 내며 소유한 지분을 폭풍 수익 실현하는 것은 어쩌면 시간이 주는 유익함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자신이 산정한 회사의 가치가 급격한 가격의 상승으로 조기 실현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는 분명 일정 시간을 투자해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다. 목적지를 정하고, 거리를 계산하고, 걸리는 시간을 가늠한다. 중간중간 막히는 거리를 둘러가도 좋고, 천천히 쉬면서 가도 좋다. 단, 방향이 중요하다.
계산 해 보니, 작년 이맘때 이 곳으로 왔을 때 우리 가족은 오전 9시 즈음 출발하여 12시간을 소모하여 콘월에 도착했다. 중간에 조금 막히는 것이 너무 힘들어 쉬었다 갔다를 반복한다.
계산해 보니 1시간을 쉬면, 목적지 도착이 1.5배 늘어진다. 그래서 총 5시간의 거리가 12시간의 거리로 변한 것. 우리는 (우리 생각에) 분명 나쁘지는 않게 출발했는데 쉬고 복귀한 도로의 사정은 갈수록 나빠졌다.
투자도 이와 같을 수 있다. 목표한 바는 동일한데 그것을 기다리는 나 자신이 매시간 매 순간 변한다. 단 하루 정도는 주식 호가창을 바라보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아야 할 텐데 (한국은 끽해야 +/-30%의 변동이 아닌가?!) 우리는 단 하루라도 가격을 확인하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다. 그런 내가 휴가를 맞아 나에게 다짐한 몇 가지:
첫째, 가족에게 온전히 시간을 쏟자;
둘째, 일은 온전히 접자;
셋째, 글은 시간이 나면 쓰자.
주식 호가창 대신에 8/10일 발표될 Z회사의 실적이 더 궁금하다. 그렇다. 나는 이제 둘째 아들과 같이 투자의 시간을 받아들이고 즐기기 시작했다.
투자의 시계는 (국방부의 그것처럼) 멈추지 않는다. 당신이 투자한 회사의 가치 산정은 짧은 시간 속에서 보다 긴 시간 속에서 더 맞아떨어질 확률이 크다. 그것은 대부분의 우량한 회사의 주식 가격 그래프가 증명하고 있다.
우리가 투자하는 회사가 우량한 회사가 되기를 우리는 항상 바란다. 그러나, 그런 회사를 맞이하려면 당신도, 그리고 나도, 시간을 견뎌야 한다.
콘월의 바다가 나를 맞이했다. 나는 이번 휴가로 성장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