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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 정 Aug 20. 2022

대한민국 전자담배 손익계산서 3

정교수의 작심 전자담배 팩트체크: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회적 해악 

이전 포스팅에서 Vaping이 개인에 주는 해악을 살펴 보았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 해악의 정도를 가늠해 보자.


사회적 해악의 무게


사회적 해악의 대표적인 주장은 Vaping이 흡연자 개인에 대한 위해를 줄인다고 하더라도, 청소년들을 니코틴 중독에 입문시키고, 기존의 담배와의 전쟁 국면에 있어서 새로운 적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사회 전체에는 더 해로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1) Vaping은 청소년 흡연율을 증가시키는가?


미국은 Vaping에 대한 규제가 가장 느슨한 사회중 하나이다. 2018년 미국 고교생 중 Vaping 경험자는 20.8%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도의 11.7%에 비하여 무려 78%나 급증한 수치이다[1]. 그러나 이는 2017년 처음 선보인 후 청소년에 대한 전방위 마케팅으로 돌풍을 일으킨 USB 형태의 신형 전자담배인 Juul때문에 발생한 이례적인 사태이다[2]. Juul은 usb스틱 처럼 생겨서 부모들이 담배인줄 알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모양에 다양한 과일향이 나도록 되어 있어 호기심을 유발할 수 밖에 없었다.



아래 그래프에서 2011년부터 2017년까지의 미국 중, 고생들의 흡연율 추이를 보면 기간 중 전자담배(E-cigarette) 사용자는 증가 추세인 반면, 궐련(cigarettes) 흡연자는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전체 니코틴 중독자(Any tobacco product) 수인데, Juul이 인기몰이를 한 2018년 이전까지는 큰 변화가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Vital signs: tobacco product use among middle and high school students- United States, 2011-2018



문제가 된 2018년 미국 청소년 흡연율 역학조사 자료를 세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미 100개비 이상의 연초흡연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 중 71%가 현 전자담배 흡연자인 반면, 니코틴제품 미경험 청소년 중에서 전자담배를 상용하는 경우는 8.4%로 나타나 기존 연초담배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이 미경험자군보다 27배나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2].  또한 전자담배로 처음 니코틴을 경험한 청소년 중 지난 30일중 20일 이상 전자담배를 사용한 고도 중독자 비율은 1%에 불과하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의 경우 청소년의 Vaping제품 구매를 엄격히 통제하는 주의 경우 흡연율이 그렇지 않은 주보다 높다는 사실이다[3,4].


이제 액상형 전자담배, Vaping을 금연도구로 활용하되, 청소년의 사용은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영국의 경험을 살펴 보자. 영국에서 니코틴 제품 무경험 청소년(16-18세) 중 Vaping을 한 달에 한번 이상 사용하는 경우는 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5]. 여전히 일부 연구에서 Vaping을 시도한 청소년들이 연초담배로 이행하는 입구효과가 의심되긴 하지만, 반대로 연초담배에서 Vaping으로 바꾸는 청소년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UK health security agency가 영국내 Vaping과 청소년 흡연율에 관해 내린 결론은 아래와 같다. 영국 청소년들이 Vaping을 경험해 보긴 하지만 이것이 규칙적 사용자로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은 궐련을 흡연했던 학생들이 Vaping도 규칙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영국 청소년 흡연율은 Vaping도입 이후 감소추세이다.


   

UK health security agency, Vaping에 대해 알아야할 8가지 사실


이상의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Vaping은 각 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가장 자유방임적인 미국 조차도 청소년 흡연율을 의미있게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Vaping으로 인하여 청소년들이 니코틴에 중독되는 것은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청소년과 비흡연자에게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고, 흡연자중 당당장 금연이 어려운 분들에 있어서의 유용성을 주장하는 이유이기도하다. 하지만, 백번 양보하여  Vaping이 청소년들의 니코틴 중독을 증가시킨다고 하더라도, 연초에 중독되는 것보다는 덜 해롭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필자의 문제의식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니코틴 자체가 모두 불법이라면 모를까, 니코틴을 허용하는 사회라면 '어떤 니코틴에 유혹되는 것이 더 위험할까?'라는 진지한 물음이 선행되야 한다.


2) Vaping은 흡연의 재정상화(renormalization)를 촉진하는가?


Vaping의 사회적 해악에 대한 두 번째 담론은 새로운 니코틴 제품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흡연을 개인적, 사회적 악으로 규정해 온 기존 금연 정책을 약화시키고 흡연을 재정상화할 것에 대한 우려이다. 그동안 금지하거나 제한하던 각종의 규제들이 Vaping에는 혼란스럽게 적용되는데다가, Vaping 이용자의 행태가 기존의 연초담배 흡연과 유사하고, 대중의 눈에 잘 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흡연의 해악이 주로 궐련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주목한다면, Vaping은 ‘니코틴중독의 재정상화’를 초래할지언정 ‘흡연을 재정상화’는 한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 Vaping은 “흡연의 재정상화”보다는 오히려 지금까지 추구해오던 “흡연의 비정상화”를 촉진하는데 실제적으로 기여하고 있으며[6] “연기 없는 혁명(a smoke-free revolution)”을 가속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7]. 만일 세계가 궐련으로 대표되는 담배제품에 대한 전쟁을 넘어서 ‘니코틴중독’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면, 이는 Vaping 뿐 아니라 궐련을 포함한 모든 니코틴 함유 제품의 생산과 유통을 금지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다.


궐련의 제조 판매를 허용하면서 전자담배를 찍어서 문제시하는 것이야말로 ‘궐련’ 흡연의 재정상화’를 부추기는 일이 아닌가? 작금의 국내 상황이 딱 이렇다.


끝으로, 지극히 위험한 사진 한장을 소개한다.


액상형 전자담배 즉 Vaping의 위험성을 그렇게 강조하는 우리 정부가 이런 자판기를 허용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성인인증을 거치니 괜찮다고? 노숙인들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부모님 주민번호로 무슨 일들을 하는지 몰라서 이러는.....?


액상형 전자담배 무인 자판기, 이아고 머리야....


여기에 Vaping에 사용되는 니코틴 액상의 세율을 한번 보라. 전 세계에서 압도적 1위이다. 아래 표에 없는 나라중 독일, 프랑스, 영국, 호주, 캐나다는 담뱃세가 0이다. 이런 정책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액상형 전자담배를 가장 지혜롭게 활용하는 방법은 성인 흡연자에게는 쉽게 다다가게 하고, 청소년에겐 엄격하게 규제해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 정부는 완전히 '거꾸로 보일러' 아닌가? 



참고문헌


1. Gentzke AS, Creamer M, Cullen KA, Ambrose BK, Willis G, Jamal A, King BA. Vital signs: tobacco product use among middle and high school students - United States, 2011-2018. MMWR Morb Mortal Wkly Rep 2019;68:157-164.

2. Cullen KA, Ambrose BK, Gentzke AS, Apelberg BJ, Jamal A, King BA. Notes from the field: use of electronic cigarettes and any tobacco product among middle and high school students - United States, 2011-2018. MMWR Morb Mortal Wkly Rep 2018;67:1276-1277.

3.Friedman AS. How does electronic cigarette access affect adolescent smoking? J Health Econ 2015;44:300-308.

4. Pesko MF, Currie JM. The effect of e-cigarette minimum legal sale age laws on traditional cigarette use and birth outcomes among pregnant teenagers. Cambridge: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2016.

5. McNeill A, Brose LS, Calder R, Bauld L, Robson D. Vaping in England: an evidence update February 2019. A report commissioned by Public Health England. London: Public Health England; 2019.

6. Siegel M. As E-Cigarettes Re-normalize Smoking, Adult Smoking Prevalence in 2015  Plummets. The Rest of the Story: Tobacco News analysis and Commentary. Sept. 3, 2015.

7. Rodu Brad. 30 Million U.S. Adults Have Used E-Cigarettes, Unpublicized CDC Data Reveals. Tobacco Truth. July 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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