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부른다
어머님,아버님 돌아가실 때 그 무덤에서..그리고 관을 붙잡고 한없이 울던 아들입니다.
고3 추석 새벽...그렇게 엄마가 돌아가시고, 용미리 공동묘지에 묻고 무덤더미가 올라오고, 그렇게 자식들이 험한 땅에 엄마를 두고 떠나야할 때, 엄마 무덤을 얼싸안고 울던 철없던 막동이입니다. 내리쬐던 가을 햇살은 왜 그리도 나를 어지럽게 하던지...
아...엄마, 우리가 엄마를 여기에 두고 떠나야하다니요. 밤만 되면 그렇게 무서워하던 공동묘지의 귀신들 옆에 엄마를 차가운 땅 속에 묻어놓고 가야하다니요. 엉엉.... 얼마나 울었던가요. 형들이 막내 여동생이 옆에서 얼마나 같이 울어댔던가요.
고3, 참으로 어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둘째 형이 죽고, 금호동 산동네 판자집은 주저앉아버리고...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무슨 괴이한 순서라도 되는 듯이 어머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국어수업시간에 배웠던 현대시조 한수...
" 설어라 설어라 해도 자식도 딴 몸이라, 무덤 풀 욱은 오늘 이 살부터 있단 말가, 행여나 설운 양 뉘나 믿지 마소서..."
한참 감수성도 민감한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웃어대다가도 문득, 돌아가신 엄마도 잊고 혼자 좋아라 웃어대는 자신이 미워서 죽고싶었던 어린 시절.... 책상 밑, 머리 박고 눈물 흘리던 어린 시절.....
그래도...그렇게 그리워하고 울던 자식들이 있어서...어머니, 아버지와 함께...하늘나라에서 평안히 행복하게 잘 지내시죠?
엄마...막둥이 종용이에요...
아버지,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관을 부여잡고 울며 불러대던 진혼곡이에요. 아버지 살아생전 그리도 좋아하셨던....
천국의 나라에서, 이 못난 자식의 마음을 굽어살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