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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용 Aug 16. 2022

돼지고기 떼먹는 미국놈들 물러가라 #대리기사 #민노총

돼지고기 떼먹는 미국놈들 물러가라


잉?...이게 멍미?

그게 2사동이었던가요?  하도 오래 전 일이라 정확하진 않군요. 


교도소의 저녁밥은 일찍 나옵니다.  내 기억에...4, 5시면 소지들이 복도에서 "배식!~" 외치며 짬밥을 풉니다.  사실 바닥을 박박기며 노동판을 헤매던 시절의 먹거리보단, 갇혀지내는 교도소 짬밥이 더욱 괜찮습니다. 비록 히멀건 국이지만 따뜻한 보리밥에, 김치와 몇몇 반찬을 받아놓고 영치금이라도 남았다면 닭파우치니, 사식들을 시켜서 그러저러 한끼 식사가 됩니다. 


그때, 건빵 덩어리에 마가린과 설탕 쳐녹여먹던 깐식이 왜 그리도 맛있던지...단식투쟁이라고 할 땐,  사실 그 맛이 온통 머리를 휘젓고 다녀 죽어버릴 뻔했지만...^^ 암튼~ 


가끔 특식 비슷한 게 나오는데 그래봤자 일주일에 한두번씩 나오는 돼지찌개입니다. 그런데 국그릇을 박박 저어봐도 고기건더기는 이미 출장 간지 오래입니다.  원래 돼지고기 덩어리가 정량 나와야하는건데, 윗놈들이 다 떼먹는다나 머라나... 


- 불쌍한 돼지고기의 복권을 위하여 ~ 


그럴 때면 학생(양심수니 정치범의 다른 표현입니다^^) 들의 샤우팅이 철창 사이로 터져나옵니다.   


" 돼지고기 떼먹는 미국넘들 물러가라~"

" 돼지고기 다 죽었다, 교도소장 물러가라~" 


미국넘들과 교도소장이 동급으로 처리됩니다. 고 역적놈들만 처단하면 아마 우리 교도소 죄인들은 물론 북녘 동포들도 온통 꿀꿀이로 배 가득 채울 수 있을텐데요...주길넘덜~  


1980년 중반, 엄혹했던 그 시절, 깜방에 끌려와 머리박던 젊은 양심수들은 그런 짓 하면서, 교도소 시계를 깨부셨습니다. 사실 당시 빵깐, 특히 지방의 빵깐은 운동권의 웰빙천국이었습니다. 온갖 그룹의 우두머리들이 다 잡혀들어와있으니 더욱 찐하고 '치열한' 사투의 현장이 되곤했고... 물론 가끔 바깥 정치상황에 맞춰 투쟁하다 깨지면 지옥으로 돌변했지만.. 


마치 경쟁적으로 어디서 북한 주체사상 원전들이나 조악한 김일성장군 항일혁명투쟁사, 단파라디오 등등을 들여와서 돌려보며 학습하고 토론하고... 간밤 라디오방송을 녹취해선 자신들 파벌끼리 회람하곤...


다른 파벌들은 마르크스와 레닌, 스탈린이니 모택동이니, 좀더 고상한 저작물들로 대신하고...

그런 분위기였으니 불쌍한 돼지고기는 서로서로 충성심을 확인하는 애꿎은 소품이 되곤 했던거지요.

- 그들은 다 어디가 있을까~ 


어쨋건.... 

어제 광복절을 앞두고 민노총이니 하는 단체들이 노동자대회를 열고 주한미군 철수, 한미연합훈련 반대, 등등의 반미투쟁을 자랑차게 벌여나갔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대리노조니 하는 불쌍한 분덜은 안보이긴 하더만... 


자주 민주 통일, 완전 중요합니다. 방해하는 토착왜구가 어디 살아있다면 에프킬라라도 들고가서 박멸해야 합니다. 

돼지고기 떼먹는 미국넘들은 뜯다만 족발로라도 휘둘러 처죽여아겠지요.

그때 학생~ 하며 어깨 툭툭치고 살갑게 굴던 교도소장은? 

남의 땅에 와서 군사훈련하는 미국넘들은?

.............

근데 그때 그 샤우팅을 하고서야 짬밥을 입에 털어넣던 그 친구들은 다 어디가 있는 걸까요?  분명히 한넘은 대리판에서 대리기사 하고 있는 건 알 것는데..... 


혹시 8천명 민노총 집회참여 조합원들 속에서 빙의 되어있는 걸까요?    혹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 영혼이 되어....


(원문   https://cafe.daum.net/wedrivers/6rlz/748?svc=cafe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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