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는 넘쳐나는 콜에 바빠지는데...
새벽 2시, 벌써 7월 6일이군요.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 부근 피씨방입니다.
오늘은 비....많이 옵니다. 덕분에,
콜은 참 많습니다. 지금도 로지b, 콜마너, 2개 쓰는 프로그램에, 그러저러 오더콜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하필 상의 슈트를 걸치고 나왔군요. 이상하게 오른쪽 소매자락만 다 젓었습니다.
비...많이 와야 하는데, 하지만,
며칠전까지 왕가뭄 시달림에 비만 오길 소망했건만, 어느덧 홍수 걱정해야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불행은 겁쳐서 온다....'
비때문일까?
4콜 탔군요. 실속없이 번거롭다 보니 출발이 늦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오늘 두번씩이나 술 취한 취객, 혀짧은 반말에 전화통화에서 캔슬해버렸습니다.
흐르는 빗물처럼 깨끗하게~
" ...응...,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조금 가면...(어느 방향으로 가라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우리은행, 국민은행 나온다... 뒤로 돌아와라, ...와라...해라...알았니?...."
" ....손님, 참 좋으신데, 말을 너무 함부로 하시는군요....술 취하신건 좋은데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됩니다..."
"...어?....아...미안합니다. 그만....와..주시지요 하면 되겠...습니까?...."
"...네에...앞으로는 조금 조심하세요 ~"
오늘은 비
아마, 비 덕분이었을까요? 12시 무렵까지 로지창에는 오더 숫자 2천개가 보이는군요. 연신 제 썩은 스마트폰에 떠오르는 오더를 보곤, 같잖은 손님을 퇴짜 놓습니다...아... 조금만 서로 존중해주면 되는건데...
비 덕분이었던거 같습니다. 내게 반말을 찍찍 해댔던 손들도, 어쩌면 내리는 비에 젓어 술 마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빗속에 운행을 하는 대리기사, 안된 마음에 몇천원 팁이라도 안겨준 걸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편히 말조심하라고 권하고 취소할 수 있었던 것도 아마...비, 덕분이었던거 같습니다.
비, 어느덧 온세상의 가뭄을 해갈해주는 단비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비....
졸지에 대리기사 마누라가 된 애 엄마 전화가 빗발칩니다.
핑계 삼아 참으로 오랜만에 일찍 집에 들어가려 합니다. 비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