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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대리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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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용 Feb 03. 2017

경유비 분쟁 없는 대리판을...

- 대리기사,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귀가할 날 오려나

       [투고]경유비분쟁 없는 대리판을...


                                                                                                     - 김 정철



잠실대교 북단, 한시간 대기하다 잡은 콜, 굽은다리역 주변이니 도착지는 좋은 편, 

그곳에가면 또 콜이 연속으로 이어질 것이다.

출발지에서 두명이 함께 차량에 오른다. 

뭔가 좋은 느낌, 수수료 없는 경유비가 별도 수입이 되겠군. 내심 즐거운 마음으로 손에게 말을 건넸다. 


"손님! 곧장 굽은다리역 쪽으로 갈까요?"  

"아니요! 가는 길인데, 성내동 강동 구청 주변에 들렀다 가시죠! 가는 길인데, 이쪽으로 가나 저쪽으로 가나 똑같은 거리여서요 " 


나는 순간 직감했다, 어이쿠! 경유비 추가수입은 날라 갔군. 

생각이 들자 목소리가 아무래도 힘이 빠졌나 보다.

손, 나의 맥없는 말투 까지 알아 듣고, 즉시말을 건다, 


"어찌! 기분 나쁜 듯이 답을 합니까?" 

"고객님! 이런 경우는 많건 적건 추가 경유비를 주는게 관례입니다."


하는 내 말에 고객은 결국 언성을 높인다. 


"가는 길인데 뭘 그런걸 가지고 그래요.

이리가나 저리가나 같은 거리이고 가는 길인데 시간이 더 걸려야 5분정도 인데 그정도는 대리기사가 양보 해야 하는것 아니냐? "하며 여러번 반복한다.




가까스로 운행을 마치고 마음을 한껏 추스렸다.  

손과의 요금 분쟁 중 이 경유비 분쟁이 가장 많을 거 같다. 어차피 손님의 필요에 의해서 경유하는 것인데 그 추가 시간이 5분이건 50분이건,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손과 언쟁이 붙을 수 있고, 대리회사는 그것을 핑계로 락을 걸어 일거리를 빼앚기 일쑤다. 언제나 제대로 된 요금 체계와 락걱정 없는 날이 오려는지...


왜 딱 부러지게 한마디 못했을까...

새벽녘, 노원에서 셔틀타고 내려오면서도 불쾌한 기운이 가시지 않는 날이었다. 대리기사의 하루,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편히 귀가하는 날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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