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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Jul 27. 2016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 DJI의 광폭행보, 그 속내는?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의 행보 - 앞으로 드론이 나아갈 길

기업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때 흔히 쓰는 방법이 바로 파트너십(Patnership)을 맺는 것입니다. A부터 Z까지 모든 과정을 홀로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죠. 제휴의 대상은 보통 다른 기업이나 대학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성을 갖춘 파트너끼리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인 DJI가 바로 이 파트너십 맺기에 열심입니다. 6, 7월 두 달 동안 무려 네 곳과의 협업을 발표했는데요. 그동안 기업 정책이 다소 폐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DJI이기에 최근의 행보가 더 눈에 띕니다. 파트너는 네 곳이지만 프로젝트 분야는 세 가지라고 볼 수 있는데요. 대체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파트너십은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진=pixabay.com


< DJI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

* '드론계의 애플' DJI 이야기 (1) - DJI 성장스토리

* '드론계의 애플' DJI 이야기 (2) - DJI가 강할 수 밖에 없는 이유 3가지

* 1등 드론기업 DJI의 어둠 - 고무줄 가격과 A/S



1. 탐사 · 점검용 드론 개발


네 곳 중 가장 먼저 제휴 사실을 발표한 파트너는 스위스의 기술 기업인 플라이어빌리티(Flyability)입니다. 플라이어빌리티는 ‘엘리오스(Elios)’라는 이름의 드론을 개발한 바 있는데요. 엘리오스는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된 탐사 · 점검용 드론입니다. 공 모양의 외피가 본체를 완벽히 보호하죠. 비좁은 실내나 장애물이 많은 험준한 곳을 살펴볼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엘리오스의 모습. 사진=dji.com


두 기업이 맺은 파트너십의 내용은 어떻게 보면 간단합니다. 플라이어빌리티의 충돌 방지 기술과 DJI의 영상 전송 기술을 결합하는 것이죠. 엘리오스를 사용함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은 결국 영상 데이터입니다. 탐사 · 점검의 대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이상 유무를 판별하는 것이죠.


‘라이트브리지(Lightbridge)’ 시리즈로 대변되는 DJI의 영상 전송 기술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라이트브리지는 ‘팬텀(Phantom)’이나 ‘인스파이어(Inspire)’ 등 DJI의 대표작에 들어 있는 영상 전송 시스템을 말하는데요. 단순히 영상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파의 인식 거리를 늘려주는 역할도 합니다. DJI의 발표에 따르면 엘리오스에 라이트브리지2를 장착하게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장애물과의 충돌에도 끄떡없고 먼 거리까지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며
고화질의 실시간 영상도 볼 수 있는 탐사 · 점검용 드론이 탄생하는 셈입니다.
라이트브리지는 DJI 영상 기술의 상징 같은 존재입니다. 사진=dji.com



2. 드론의 상업적 운용 활성화


두 번째로 소개할 DJI의 파트너는 미국 기업인 메저(Measure)입니다. 메저는 드론을 직접 제조하거나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드론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대규모 농장이나 플랜트(Plant) 시설, 미디어 등이 메저의 주요 고객인데요. 단순히 드론을 빌려준다거나 조종사를 소개해주는 수준을 넘어서, 고객이 원하는 결과물까지 도출해주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사진=www.measure.aero


DJI가 주목한 부분은 메저의 드론 운용 능력입니다. 미연방항공청(FAA)의 까다로운 규제를 뚫고 드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요. 메저는 오랜 경험과 지속적인 조종사 교육을 바탕으로 어려운 일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DJI 전략 파트너십 담당자인 얀 가스파릭(Jan Gasparic)이 “메저가 상업적 드론 운용의 표준을 만들고 있다”며 극찬할 정도니까요(물론 립서비스일 수도 있습니다).


두 기업의 협업은 우선 메저의 서비스에 DJI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시작될 예정입니다. 농업 분야에는 ‘MG-1’이 활용될 예정이며, 미디어나 시설 점검 등 촬영이 필요한 분야에는 팬텀4인스파이어1이 사용됩니다.


* MG-1이란?

* 팬텀4는 어떤 드론일까요?



3. 정밀농업


DJI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친하는 것으로 보이는 프로젝트가 바로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입니다.


농촌진흥청이 발간한 농업용어사전에 따르면, 정밀농업이란 “작물의 생육상태나 토양 조건에 따라 적합한 농자재 투입과 생육관리를 통하여 수확량을 극대화하는 농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맞춤식 농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텐데요. DJI는 바로 이 정밀농업을 위해 두 군데 대학, 즉 워싱턴주립대학교(WSU)와 캔자스주립대학교(KSU)와 손을 잡았습니다.


정밀농업의 개념 자체는 의외로 오래 되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다만 현실에서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정밀농업이 가능하려면 농지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심지어 같은 농지라고 해도 위치에 따라 작물의 생육상태나 토양의 질이 천차만별이라 더욱 쉽지 않았죠. 밭을 다 뒤집어엎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하지만 드론의 등장은 정밀농업의 꿈을 실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넓은 지역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스캐닝(Scanning)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항공영상 및 항공사진을 분석하는 데이터 처리 기술도 장족의 발전을 이뤘고요.

드론을 통해 정밀농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영상=youtu.be/pHHGe9d8368


그런데 DJI가 정밀농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요? 

KSU의 레이 아세베도(Ray Asebedo) 교수에 따르면, 2050년까지 지구의 인구는 90억명까지 증가하며 그 인구를 다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농작물 생산량이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농지를 무한정 늘릴 수는 없으니, 결국 농업 생산성 향상이 유일한 문제 해결책입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정밀농업이고요. DJI가 정밀농업에 뛰어든 것은 미래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DJI는 앞으로 두 대학과 함께 정밀농업에 대한 공동 연구와 실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붙은 이름은 ‘피딩 더 월드(Feeding the World)’

세계를 먹여살리겠다는 포부가 담긴 야심찬 작명입니다. 피딩 더 월드의 소개 영상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DJI 파트너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일들을 함께 해 나가게 될지 살펴봤습니다. 여기서 마지막으로 생기는 의문이 있죠. 


도대체 DJI는 왜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걸까요?


비록 DJI가 내놓는 제품들이 나올 때마다 대히트를 하고 있지만, MG-1 정도를 제외하면 촬영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팬텀과 인스파이어는 촬영용 드론이며, ‘오즈모(Osmo)’와 ‘로닌(Ronin)’은 핸드헬드 짐벌(Handheld Gimbal)이죠. DJI가 꾸준하게 제품 다변화를 꾀하긴 했지만 크게 보면 촬영용 혹은 영상 전문가용이라는 카테고리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 DJI의 팬텀 시리즈 자세히 보기

* DJI의 전문가용 촬영용 드론 신제품 자세히 보기


문제는 이 촬영 시장이 레드오션화(化)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DJI의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 기업들이 하나같이 촬영용 드론과 짐벌 생산에 매진하고 있죠. 물론 원체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DJI인지라 당분간은 시장을 지배하겠지만, 미래에 대한 대비도 분명 필요한 시점입니다. 검색 시장의 최강자 구글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군림하고 있는 애플이 신사업에 투자하는 것처럼, DJI도 여러 분야에 미리 발을 넓혀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활발한 파트너십 구축은 미래 성장을 위한 DJI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알파고’도 미래를 위한 구글의 투자입니다. 사진=theverge.com


한때 DJI의 라이벌로 손꼽혔던 패럿(Parrot)과 3D로보틱스(3DRobotics)는 일찌감치 농업(패럿)과 건설(3D로보틱스)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특히 3D로보틱스는 이제 취미용 드론에서는 손을 뗄 것을 암시하기도 했는데요. 어지럽게 돌아가는 드론 시장에서 DJI의 노력이 빛을 발해 시장 지배자로서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 패럿과 3D로보틱스는 어떤 회사일까요?

* 건설현장에서 드론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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