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몰라보게 달라졌구나?!
시마 드론을 구입했거나 구입을 고려해 보셨던 분들이라면 시마만의 네이밍 방식이 익숙하실 겁니다. X5, X8등 기체의 크기 차이를 알려주는 숫자 뒤에 C, S, W, H와 같은 알파벳이 한 개 또는 두 개가 붙어있죠. C는 카메라, S는 헤드리스, W는 FPV, H는 호버링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것, 많이들 알고 계실 겁니다.
시캠더실에헤란? - 족집게 강사의 X5&X8 시리즈 비교
하지만 이번에 소개해 드릴 시마의 신제품 이름은 'X5UW'입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알파벳 U가 붙어있네요.
U, 도대체 너는 누구니?
갑자기 툭 튀어 나온 U의 정체가 궁금해 제품의 박스와 매뉴얼을 아무리 뒤져봐도 짐작가는 것이 없었습니다. C는 Cam, H는 Hovering처럼 U가 의미하는 약자가 무엇일지 직관적으로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일단은 밖으로 가지고 나가기로 했습니다. 직접 조종해보면 혹시나 U의 의미를 알 수 있을까 싶어서요.기존의 X5시리즈와 함께 날려보면 보다 명쾌한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유명한 국민 드론 X5C와 함께 금천구 안양천으로 향했습니다.
제품을 개봉하자 마자 느껴지는 전작과의 차이점은 우선 디자인입니다. 같은 X5 시리즈가 맞나 의심이 될 정도로 디자인이 완전히 리뉴얼 되었죠.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단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시는 것이 좋겠네요.
한눈에 보기에도 본체와 카메라, 컨트롤러 모두 이전의 X5 모델에 비해 훨씬 심플하고 앙증맞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부분에서 외형에 있어 큰 변화를 느꼈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부분은 전용 배터리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기존 X5 시리즈 모델은 배터리 도어를 열고 커넥터에 배터리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었지만, X5UW는 전용 배터리를 본체에 밀어 넣기만 하면 됩니다. 배터리를 갈아 끼울 때 훨씬 편해졌죠.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기존 시리즈와 배터리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이미 X5 시리즈와 호환이 가능한 추가 배터리를 갖고 있는 분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저희 역시 3.7V 규격의 배터리를 스무 개 가량 챙겨서 안양천으로 향했지만, 이 때문에 함께 가져간 X5C만 주구장창 날리고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프롭가드 장착과 분리가 훨씬 편리해졌다는 점입니다. 이전 모델은 프롭가드를 장착 후 작은 나사를 직접 드라이버로 조여야 하는 불편이 있었는데 반해, X5UW의 프롭가드는 날개 아래쪽 홈에 끼우기만 하도록 바뀌어서 장착과 분리 모두 편리해졌습니다. 사소한 차이기는 해도 실제 비행을 하러 나갔을 때 준비와 마무리 과정에서의 수고를 확실히 덜어줄 수 있는 요소임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Syma X5UW가 X5 시리즈는 물론 X8 시리즈 등을 포함한 기존의 모든 모델과 가장 강력한 차이는 FPV를 위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X5UW를 출시함과 동시에 새로이 릴리즈 한 전용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Syma Go’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DJI Go’를 떠올리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만큼 강력해진 시마의 새로운 FPV 어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강조하고자 의도적으로 이러한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FPV 기능을 의미하는 W가 모델명에 들어가는 모든 시마의 드론들은 FPV 영상을 수신하기 위해 Syma FPV 앱을 사용해 오고 있습니다. Syma X5UW와 동일한 시기에 출시된 X8HW나 X8SW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X5UW만이 현재까지는 FPV 조종을 위해 Syma Go라는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합니다. 위 사진으로 확인하셨겠지만, 동일한 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메인화면이 거의 비슷한데요. 여기에 큰 차이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네, 바로 그렇습니다. 아주 강력한 차이가 존재하죠.
메인 화면은 거의 똑같이 생겼지만 가운데 ‘Start’를 누르고 난 후의 Syma FPV와 Syma Go의 화면은 보시다시피 확연히 다릅니다. 한눈에 봐도 이것저것 많이 생겼죠. 가장 큰 차이는 두 개의 조이스틱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Syma FPV 앱은 드론 조종이 불가능했습니다.
사실상 FPV 조종을 위한 영상 수신 장치에 지나지 않았고, 부가적인 기능이라고 해봐야 사진 및 동영상 촬영과 파일 브라우징에 그치는 한계가 뚜렷한 어플리케이션이었죠.
이에 반해 X5UW는 Syma Go를 통해 스로틀, 러더, 엘리베이터, 에일러론의 4채널 조종이 가능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전 모델에서는 컨트롤러로만 할 수 있었던 헤드리스 모드 변경 및 저속, 고속의 속도 모드 조절 역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었죠.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새로운 기능은 바로 ‘플라이트 플랜’입니다. 어플이케이션 화면에 직접 그린대로 비행 경로를 설정하는 일종의 웨이포인트 비행 기능인데요. GPS가 없는 모델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웨이포인트 비행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민망하지만, 이정도면 새롭게 선보인 모바일 조종 어플리케이션으로서 Syma Go가 얼핏 DJI Go를 연상시킬 만한 구색은 충분히 갖춰졌다고 보이네요.
* 국산 미니드론인 페트론에도 패턴플라잉이라는 유사한 기능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U’라는 레이블이 붙은 모델에만 새로이 추가된 기능이 있습니다. 이는 오늘 소개해드리는 X5UW는 물론, FPV조종을 지원하지 않는 X5UC에도 적용된 기능인데요.
바로 자동 이착륙(Auto Take-off & Auto Landing) 기능입니다.
새롭게 디자인된 컨트롤러에 이를 위한 버튼이 추가되어, 가볍게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기체를 자동으로 이륙 또는 착륙 시킬 수 있습니다. FPV조종을 지원하는 X5UW의 경우에는 당연히 자동 이착륙 역시 Syma Go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제어할 수 있고요.
호기롭게 X5UW와 X5C를 갖고 안양천으로 향했지만 아쉽게도 때마침 강풍이 하루 종일 불어대는 탓에 사전에 계획했던 만큼 비행을 진행하기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발견할 수 있었던 나름 의미 있는 지점들도 있었습니다.
우선 오토 호버링(자동 고도유지)자체는 제법 안정적인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강풍을 이겨 내기에는 X5UW가 너무 가벼웠습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대로 기체가 그대로 밀려 나가서 정상적인 조종이 힘든 정도였습니다. 실내에서는 제법 괜찮게 작동했던 플라이트 플랜 역시 바람 때문에 제대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요. 오히려 같은 환경에서 X5C의 조종이 수월했다는 점도 같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카메라 품질은 X5C와 비교해서 아주 유의미할 정도의 차이는 솔직히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실 가격을 생각했을 때 고품질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시마의 여러 모델들 중 고품질의 동영상 혹은 사진 촬영을 원하신다면 장착할 수 있도록 출시된 X8HG 같은 모델을 구입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비행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던 전용 배터리입니다. 정품 3.7V 500mAh 배터리만 20여 개를 가져가도 무용지물이 되었기 때문이죠. 확실히 X5UW의 명암이 갈리는 부분이 바로 이 배터리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기존에 시마 X5 시리즈를 갖고 계신 분들은 저처럼 호환이 되는 다양한 배터리를 여러 개 갖고 다니면서 야외에서 마음껏 비행을 하고 싶으실 텐데, X5UW를 위해서는 전용 배터리를 따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영국 아마존을 기준으로 기존 X5 시리즈 정품 배터리가 4개에 약 9파운드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데, X5UW의 전용배터리는 1개에 약 6파운드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고요.
전체적으로 X5UW는 분명 잘 만들어진 드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가성비로는 끝판왕급의 드론을 생산하고 있는 시마의 기술력의 총체라고 느껴졌거든요.그렇기 때문에 드론에 입문하려는 분들이나, 혹은 이미 드론을 갖고 놀고 있지만 시마 X5시리즈를 처음으로 구입하려는 분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드리고 싶은 모델이긴 합니다. 하지만 계속 강조하듯 기존에 시마 X5 시리즈와 호환되는 배터리를 많이 갖고 계신 분들에게는 강력하게 권하고 싶은 모델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말씀드리고 싶네요.
PS. “결국 그래서 U가 뭔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Unique? Ultra? Untouchable? 벼라별 단어들을 저희도 떠올려봤지만 도저히 추측할 수 없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시마 쪽에 이메일로 문의를 해봤습니다. 하지만 답변은 빠르지 않았고, 결국 직접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다소 허무한 답변이 돌아왔는데요. 본인을 샐리라고 소개한 직원에 따르면, 플라이트 플랜, 앱 조종 등 이번에 새로 포함된 기능들을 통칭해서 U라는 알파벳을 붙이기로 했다네요.
PS2. 저희는 금천구로부터 어떠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지 않았습니다. 그저 서울에서 날리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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