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방수 드론의 클래스, 완전 방수 짐벌을 갖춘 수중 전용 드론
상쾌한 아침 공기는 더 이상 없습니다. 장마전선의 끈끈한 바람은 장마의 세찬 빗줄기 후에도 뜨거운 태양과 함께 등줄기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선택지는 그다지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태양을 피해 하릴없이 쇼핑몰을 어슬렁거리거나, 그도 여의치 않으면 은행에 마냥 앉아있어도 좋지만, 2017년 여름에 만날 태양을 피하기에는 우리의 피부가 너무 하얗습니다.
그동안 오덕스런 생활로 창백해진 피부는 반나절이면 미디움 레어로 익힐 수 있으니 걱정 없고, 남은 것은 내장 사이에 수줍게 숨은 6개 복근을 꺼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만으로 전에 본적이 있던가 싶은 이것을 꺼내는 일은 무리임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좌절은 이릅니다.
여기 사람들의 시선을 나의 고된 삶을 반증하는 복부에서 잠시 돌릴 만한 것이 있습니다.
드론입니다. 그것도 물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드론 Splash Drone 3 입니다. (왜 시선을 끄는 물건이 드론이냐구요? 그야 드론스타팅이니까요.)
이미 세상에서는 물에 뜨는 드론에 대한 아이디어가 그다지 유별나지 않습니다.
손재주가 좋다면 드론 다리에 페트병을 달아도 충분할 듯합니다.
하지만 생명의 근원인 물은 전자 장치로 구성된 드론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전자 장치는 순수한 물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보통 물에서는 전기가 흘러 오작동을 일으킵니다. 전자 장치 뿐만이 아닙니다.
가만히 놓아두어도 쉽게 녹이 생기는 금속, 특히 전기가 잘 통하기 때문에 애용되는 구리는 물을 촉매로 더 빨리 부식을 일으킵니다.
하물며 바닷물이라면 사우나 앞에 아이스크림과 같은 운명입니다.
하지만 언급한 전기가 흐르는 부분과 부식이 쉽게 발생하는 부분을 보호하면 방수가 가능한 드론을 만드는 일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나의 사랑스런 드론을 방수 드론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전자 부품이 물에 약하다는 것쯤은 스마트폰을 변기에 떨어뜨려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물로부터 전자 장치를 보호하는 것들이 많이 소개 되어 있습니다.
미니 드론에 사용되는 브러시드 모터를 방수로 만들려면 조금 사정이 복잡해지지만, 드론에 많이 사용되는 BLDC모터는 사실 물에 들어가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전기가 흐르는 부분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변기 안에서도 와이파이에 접속되는 스마트폰이 흔한 세상에 물에 뜨는 드론은 신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Splash Drone 3가 눈길을 끄는 데는 단순한 방수 그 이상을 고민한 드론이기 때문입니다.
Splash Drone 3가 가진 카메라는 방수입니다.
Gopro Session 같은 제품은 별도의 방수 케이스 없이도 방수 기능을 가지고 있으니 방수 카메라는 별로 주목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
짐벌까지 케이스에 넣을 수는 없느니 짐벌도 방수가 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3개의 축을 따라 회전이 가능한 3축 짐벌은 3개의 모터가 사용되는데 다행히도 물에 강한 BLDC 모터가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 모터를 제어하기 위한 센서와 전자 장치를 위한 방수 대책은 별도로 개발 되어야 합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짐벌은 카메라를 민감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정확히 무게 중심에 모터가 설치됩니다.
그런데 Splash Drone 3의 짐벌은 물속에 넣고 앞으로 전진해도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Splash Drone 3의 짐벌은 방수뿐만 아니라 물의 저항을 이길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진 모터까지 고민했습니다.
이것으로 물에서 드론으로 즐길 수 있는 즐거움 하나가 늘었습니다.
방수 드론에 방수가 되는 3축 짐벌 카메라를 가진 것만으로 이미 독특함이 물씬 풍기지만, 그 정도로는 그저 물속을 더 찍을 수 있게 되었을 뿐입니다.
사실 이 정도의 방수는 물속에서 사용하는 용도는 아니지만 Gopro의 Karma도 가지고 있었고, DJI 드론의 안정적인 호버링은 어지간해서는 드론을 물에 빠지지 않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두 물에 빠지는 것을 피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할 때 반대로 물에 빠트리는 기능이 있다면 어떨까요?
카메라와 함께 달려있는 이 물건 낙하 장치 (Payload Release Mechanism)는 Splash Drone 3가 단순히 개인이 즐기는 레저용 드론에서 기능성 드론으로 그 역할을 확장하게 해줍니다.
멀리 조난당한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튜브를 던져야 하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필요성에 설득력을 가집니다.
이 물건 낙하 장치가 다룰 수 있는 무게는 약 1kg 입니다. 튜브나 구명조끼를 전달하기에 충분한 무게입니다.
더 무거운 것도 운반해 주면 좋겠지만 구명용 이라는 목적에는 충실합니다.
그보다 더 무거운 물건을 다루는 드론은 좀 더 본격적인 산업용 드론에서 찾아야 할 듯 합니다.
즐기는 용도로도 이 물건 낙하 장치는 매력적입니다. 해변에서 멀리까지 낚시 바늘을 끌고 갈 수 있습니다.
장착된 카메라로 물고기가 모여 있는 위치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최적점에 낚시 바늘을 떨어뜨린다면 색다른 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낙하 장치가 있는 제품을 Fisherman Edition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이 제품은 이미 3탄 (Splash Drone 3)입니다.
기본적인 기능과 핵심기능인 방수에 대해 이미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음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킥스타터 제품과 달리 사양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는 사양서를 꼼꼼히 살펴보는 대신 DJI의 Phantom 4 Pro와 주요 기능을 비교해 봐야겠습니다.
Splash Drone 3는 DJI의 Phantom 4 Pro와 비교해서 10cm나 더 큰 크기를 자랑합니다.
덕분에 무게도 1kg이나 더 나가는데, 이는 최대 상승 중량 3kg와 여러 방수 장치가 동원되는 바람에 비대해진 결과로 보입니다.
속도와 비행시간, 카메라 성능과 비행거리에서도 DJI의 대표 드론인 Phantom 4 Pro와 비교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성능 자체만으로 보면 DJI의 Phantom 1과 2 사이, 어디쯤의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가격마저도 Phantom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드론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팬텀은 왜 그렇게 유명할까요?
하지만 Splash Drone 3는 나름의 깨알진 편리함도 자랑합니다.
사실 레저용 촬영드론 시장을 전부 독식해 버린 DJI는 뛰어난 기술을 비교적 저렴하게 공급하면서 다른 드론들이 더 이상 경쟁하기 어렵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DJI는 드론에 관련된 많은 특허도 함께 장악해 버려서 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경쟁자를 막고 있기도 합니다.
DJI는 심지어 레이싱 드론에 영역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재미있는 드론 소식은 DJI 홈페이지에나 찾아 봐야 하나 하는 심심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Splash Drone 3는 아직 DJI가 보지 못한 곳이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Splash Drone 3는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경계, DJI의 드론이라면 수장되어 버릴 경계도 비행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Splash Drone 3는 앞에서 비교한 것처럼 기술에서 DJI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드론이 날 수 있는 곳 그리고 드론이 할 수 있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새로운 기술과 더 높은 스펙에만 몰두하고 있을 때, 우리가 드론의 그것만으로 즐거웠는지 되묻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사람이 많은 해변에서 드론을 날리는 것은 물론 드론에서 1kg 정도의 무언가를 떨어트리는 것도 범죄인 한국에서 Splash Drone 3가 제대로 날아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래도 구명조끼를 던져주는 기능은 국내 도입이 시급하지 않을까요? 인간의 육체가 물 위에 뜬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저를 위해서 말입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