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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Aug 22. 2017

조금 다르게 중력에 맞서는 드론들

중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드론들을 소개합니다.

미분과 적분의 개념을 창시한 이래로, 학생들이 싫어하는 위인 중 상위권을 차지하는 아이작 뉴턴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에서 중력의 실마리를 이야기했습니다.


그 이후 우리는 좀처럼 중력에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간히 중력을 이기는 분도 있었지만 외계인이시거나 아니면... 사진=i.vimeocdn.com

 

사실 날개 없는 우리만 바닥에 딱 붙어 살 뿐, 날개를 가진 새와 곤충은 애당초 중력 따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인류는 날아다니는 들짐승들을 부러워합니다.


겨우 1903년이 되어서 라이트 형제가 동력 비행기를 성공하기 전까지, 우리는 풍선이나 글라이더로 바람을 따라 미끄러지는 정도로 만족하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에서 쿼드콥터 형태의 비행체가 나오기 까지 고작 18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진=pixabay.com

 

그리고 첫 동력 비행기 이후 112년 만인 2015년 4월 1일에 우리에게 익숙한 드론 제조사 Parrot이 중력을 이기는 궁극의 비행체 연구에 성공했다고 발표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신제품 발표가 우연히 4월 1일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youtube.com

 

결국 우리는 날개프로펠러에 의존해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것일까요?


Parrot에게 속은 원통함을 2년 넘게 잊지 못하는 드론스타팅이 살펴보는 오늘의 이야기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비행하는 드론들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드론의 역사는 여기서 더 알아볼 수 있습니다.

 

 



프로펠러에만 의존해야 하나


드론은 회전하는 프로펠러의 힘으로 떠오르기 때문에 어떤 장소에서든 쉽게 날아오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날개가 멈추면 그대로 떨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래서 떠올라 있는 동안 끝없이 에너지를 소모해야합니다.


하지만 전진할 때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을 양력으로 이용하는 비행기는 좀 더 작은 에너지를 이용해 더 효율적으로 비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둘의 장점을 모두 가진 드론의 연구는 오래 전부터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2개의 프로펠러로 수직상승한 드론은 원하는 높이에서 미끄러지듯 비행기처럼 날아오릅니다. 사진=ted.com

  

이 방법을 이용하면 더 적은 에너지로도 멀리까지 비행할 수 있습니다.


구글도 장거리 수송을 고려할 때 이 구조를 주목했습니다.

 

비록 여러 사정으로 프로젝트는 중단되었지만, 드론과 비행기 사이를 넘나듭니다. 변신은 항상 설렙니다. 사진=airnest.com

 

하지만 2개의 프로펠러로는 아무래도 원하는 비행에 제약이 있어, UFO를 개발하려던 Parrot은 4개의 프로펠러를 가진 구조를 가지고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Parrot Swing은 기울어지면 X 모양의 날개가 가진 양력으로 비행이 가능합니다. 사진=parrot.com

  

Parrot은 항상 재미있는 드론을 선보였습니다.

  

비록 호버링 상태에서는 날개 때문에 비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펠러의 힘만으로는 장거리 비행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런 구조는 계속 발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런 극단적인 비행기 드론도 있습니다. 호버링은 무리입니다. 사진=flitetest.com





프로펠러 하나로는 날 수 없을까?


드론을 구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프로펠러 숫자로 구별하는 방법이 가장 쉽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4개의 프로펠러를 가진 드론은 쿼드콥터(Quadcopter)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6개라면 헥사콥터(Hexacopter), 8개라면 옥토콥터(Octocopter)라고 합니다.


물론 2개의 프로펠러를 가진 바이콥터(Bicopter)도 있습니다.

 

바이콥터는 아바타 행성을 공격할 때 유용해 보입니다. 사진=james-camerons-avatar.wikia.com

 

프로펠러가 2개뿐인 바이콥터는 사실 프로펠러의 각도를 변경하기 위해 모터가 2개 더 필요합니다.


차라리 우리에게 익숙한 헬리콥터가 훨씬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적은 수의 모터와 프로펠러에 주목하는 것은 미니멀리즘이 요즘 트렌드이기도 하지만, 회전하는 부분이 적을수록 구조가 간단해지고 필요한 에너지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래서 정말 프로펠러 1개만으로 비행이 가능한 구조도 있습니다.

 

프로펠러 단 한계로 비행이 가능합니다. 사진=youtube.com

 

이 드론은 프로펠러가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반발력을 억제하려는 어떤 방법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그 반발력을 그대로 동체로 전달해서 균형을 잡습니다.


모터 몇 개 값을 아끼려다 엄청나게 비행이 복잡하게 된 이 드론을 모노스피너 (Monospinner)라고 부릅니다.

 

원리는 다소 복잡하지만 원반을 날리듯 던지면 비행이 시작됩니다. 사진=youtube.com

 

비슷하지만 동체가 회전하는 힘을 이용한 모노콥터(Monocopter)도 있습니다.


다만 방향 조종을 위해서는 이번에도 복잡한 날개의 움직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날개의 각도를 조종할 모터가 하나 필요합니다.

 

사진=youtube.com

 

정신없이 동체가 돌아가는 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요? 날개에 LED를 달아서 회전속도에 맞추면 하늘을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역시 포스가 함께 해야 떠오릅니다. 사진=youtube.com





더 많은 프로펠러, 더 많은 자유


미니멀리즘이 그다지 나와 맞지 않다면 프로펠러를 가능한 많이 달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프로펠러 12개를 가진 드론인 도데카콥터(Dodecacopter)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드론은 단순히 비행 안정성과 출력을 위해 12개의 프로펠러를 사용한 것이지만, 8개의 프로펠러가 각각 다른 방향을 향하는 이 옴니콥터(Omnicopter)는 어떤 방향, 어떤 각도로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호버링 하면서 어떤 방향으로든 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날아오는 공을 잠자리체로 잡을 수 있습니다. 사진=youtube.com

 

옴니콥터의 움직임은 아무리 바라봐도 지루하지 않지만, 이걸 어디에 쓸까는 조금 고민이 됩니다.


야구장에 날아오는 홈런 볼을 잡는 것 외에 쓸모를 찾을 상상력이 부족하다면, 원하는 방향으로 드론을 딱 붙일 수 있는 프로펠러를 가진 좀 더 일상에서 쓸모 있을 드론도 있습니다.


PD6-CI-L 드론은 건물 외벽이나 교각 밑에 붙어서 바퀴로 이동하는데, 움직임을 위한 동력은 추가된 프로펠러의 힘을 사용합니다.


이런 구조는 안전관리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적합합니다.

 

멋짐이라곤 1도 없는 드론 PD6-CI-L은 건물외벽이나 다리 밑을 기어 다닐 수 있습니다. 사진=youtube.com

  

멋짐이라곤 없는 이 PD6-CI-L이라는 이름에서 혹시 하셨다면, 역시 그 회사의 드론입니다.

  

익숙한 드론의 구조에서 프로펠러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더 독특한 움직임을 가지는 드론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스위스에서 개발된 Voliro는 프로펠러를 돌리기 위한 모터에 추가로 방향을 바꾸기 위한 모터도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조금 이상한 각도로 호버링이 가능합니다.


드론의 비행 각도가 멋대로 변합니다. 궁극의 프리스타일 비행용 드론이 아닐까요? 사진=youtube.com





가장 이상적인 드론은 어떤 형태일까?


중력을 이기고 하늘을 나는 여러 가지 기발한 방법들이 계속해서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Parrot의 UFO에는 미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외계인에게 비행의 비밀을 배우기는 아직 요원한 일인가 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늘을 나는 새를 보고 날개를 만들 수 있었듯, 이미 날고 있는 것들로부터 비행의 비법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앞에 소개한 모노콥터도 씨앗에서 그 원형을 찾았습니다. 사진=youtube.com

 

단풍나무의 씨앗은 어떨까요? 이 씨앗으로부터 회전하면서 호버링하지만 수평을 유지하면 비행기처럼 바람을 가르는 구조의 드론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개발한 이 THOR는 호버링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프로펠러의 힘을 기체가 회전하는데 사용합니다.


날개 모양의 몸체는 마치 모노콥터처럼 돌면서 호버링하지만, 멀리 이동할 때는 좌우의 몸체 방향을 일치시켜 비행기처럼 비행할 수 있습니다.


모노콥터를 2개 연결한 구조를 가진 THOR는 모노 콥터와 비행기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youtube.com

 

이상적인 드론은 무게 중심(COG, Center of Gravity)이 가운데 위치해야 하고 어느 방향으로 회전하든 추가로 힘이 들지 않는 구조여야 합니다.


게다가 작은 에너지로 멀리까지 날 수 있으면 더 좋겠죠.


이런 드론의 원형은 훨씬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Drone(수벌)입니다.


완벽에 가까운 COG에 꿀 한 방울의 값어치 이상 긴 비행시간을 가집니다.


벌은 방향을 감지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으니 최첨단 센서를 동원한 어떤 드론보다 완벽해 보입니다.


최고의 드론은 Drone. 사진=c1.staticflickr.com

 

과학자들은 자연에서 힌트를 얻어 더 높은 효율을 가진 물건을 만들기도 합니다.


진화는 인류의 과학사에 비해 수 백억 년을 앞서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우리가 비행을 시작한 것은 고작 100년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비행 경험으로 우리는 우주로 그리고 달까지 다녀올 만큼 발전을 가속화했습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자연으로부터 배우면 빠르게 비행하는 제비나 멀리까지 이동하는 철새같이 수 백억 년의 진화 끝에 개발된 비행체에 머잖아 도달하겠죠.


앞으로 우리가 만날 드론은 점차 우리 주변에 날짐승 같은 모양을 하지 않을까요?


새와 똑같은 모양으로 비행하는 드론, 언젠가 이 새 모양 드론은 머리 위로 에너지를 소비하고 남은 잔여물을 떨어뜨릴지 모릅니다. 사진=infinityking.weebly.com


동물을 닮은 드론은 지금도 꾸준히 연구 중입니다.

 

 


WRITER 민연기/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www.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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