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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Aug 29. 2017

전장의 필수요소, 군사용 드론의 현황과 미래

현대 전장의 아이돌로 떠오르고 있는 군사용 드론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비행기의 등장은 전쟁의 양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후 각 나라는 전쟁에 사용할 비행체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정찰기, 폭격기, 전투기 등 다양한 용도로 나누어 최신 비행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장에서 하늘을 장악한다는 것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1차 세계대전 중의 영국의 소피스 카멜입니다. 전쟁에서의 비행기의 등장은 항공전이라는 새로운 전쟁양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사진 = wikipedia.org

   

이런 면에서 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론은 굉장히 매력적인 군사장비입니다.


적에게 잘 탐지되지 않고, 다른 군사장비에 비해 저렴하며,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 않아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드론이 새로운 군사전력 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군사용 드론을 활발히 개발해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의 드론 발전현황과 대표 기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처음으로 사용된 군사용 드론은 어떤 드론일까요?




 

드론 패권 국가를 꿈꾸는 미국


1918년, 캐터링 버그라는 드론을 시작으로 오랜 드론 개발 역사를 가진 미국은 기술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매년 드론 기술 개발 및 연구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초 자폭 드론인 케터링 버그(좌) 베트남전에서 활약했던 파이어 비(우) 사진=iz.newdaily.co.kr / wikipedia.org

  

미국은 1950년 베트남전부터 정찰 목적의 군사용 드론을 제한적으로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드론을 전장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9/11 테러를 이후입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미국은 대테러 전략의 하나로 군사용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글로벌호크(Global Hawk)와 프레데터(Predator) 등과 같은 최첨단 군사용 드론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2001년에 있었던 9.11.테러로 인해 미국의 군사용 드론 사용은 큰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사진=wikipedia.org

 

미국의 글로벌호크는 고도 14,000m 이상에서 운용되는 대표적인 고고도 정찰용 드론입니다.


글로벌호크는 최대 20,000m 상공에서 레이더와 첨단탐지 장비 등을 이용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뛰어난 정찰능력과 넓은 작전반경으로 지상의 인공위성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현존하는 고고도 정찰용 드론의 왕인 글로벌호크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과 독일,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18년에 4대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현존하는 드론 중 최고의 정찰능력을 가진 글로벌호크입니다. 그러나 비싼 가격(4대 도입 비용 8,800억)이 단점이네요. 사진=wikipedia.org

  

우리가 언론과 영화를 통해 자주 접했던 대표적인 군사용 프레데터는 1995년 코소보 사태 당시 첫 선을 보였습니다.


그 후 이라크,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서 주로 활용되었습니다.


코소보와 중동에서 정찰용으로 활약하던 프레데터는 2001년 미 의회 승인을 얻어 미사일을 탑재한 공격용으로 개량되었습니다.


이 개량형 모델은 알카에다 간부 등 빈 라덴의 최측근을 폭격하여 사살하는 전과를 올리며 공격용 무인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당시 프레데터가 보여준 원거리 정찰능력 및 정밀타격 능력은 전장에서 군사용 드론의 역할과 위력을 세계 각국에 알리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현재는 작전거리와 무기탑재 능력을 대폭 늘린 새로운 개량 모델 MQ-9리퍼가 등장해, 2018년 퇴역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미국의 대표 군사용 드론의 자리를 지켰던 프레데터 (좌) MQ-9 리버(우)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구분하기 어렵네요. 사진=wikipedia.org

 

이와 같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다양한 군사용 드론을 개발하고 운용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투자국답게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군사용 드론을 운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의 군사용 드론 개발은 앞서 소개한 글로벌호크와 같은 대형 고성능 드론 뿐만 아니라 초소형 정찰용 드론까지 폭넓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 해병대에서 시험 중인 블랙호넷(Black Hornet PD-100). 사진=wallpapershome.com

 

또한 최근 림팩(Rim of the Pacific war games) 훈련에서 민간연구목적으로 개발한 나사의 MQ-9 리퍼가 항공모함 이착륙을 성공하면서 해상작전에도 드론을 활용하는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미국 주요 드론 제원


종종 영화 속에서도 독특한 드론들을 만나곤 합니다.

 

 


 

미국을 제치고 군사용 드론 최강국이 되려는 중국


중국은 1959년 처음 군사용 드론을 제작하기 시작해, 1980년대부터는 대량생산 체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군사용 드론 기술력은 미국, 이스라엘, 유럽 등 다른 선발 주자들보다는 뒤처지지만, 민간용 드론은 세계시장을 7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민간용 드론 시장은 드론계의 애플, DJI가 꽉 잡고 있습니다.

  

이런 민간용 드론의 성장을 바탕으로 군사용 드론도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무섭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이를 반증하듯 중국 내 드론 개발·제작사는 매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군사용 드론만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만 해도 75~100곳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군사용 드론 산업을 살펴보면 드론을 둘러싼 주요 국가들, 특히 미국과 같은 방향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중국판 글로벌호크라고 불리는 Xiang Long입니다. Xiang Long은 2013년 1월에 첫 시험비행을 성공했습니다.


고고도 장기체공 드론(HALE)으로 개발된 Xiang Long은 운용고도가 17,000m에 달하고, 항속거리가 약 7,500km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한 번 출격으로 10시간 동안 비행이 가능하며,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령 괌까지 정찰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행하는 용'이라는 이름을 가진 Xiang Long입니다. 사진=www.yahoo.com/tech

 

이뿐만 아니라 중국판 프레데터로 많이 알려진 Yi Long은 2013년 파리 에어쇼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당시 Yi Long에 장비할 수 있는 공대공미사일, 레이저 유도탄, 대인폭탄, 50kg 소형 유도탄 등과 함께 전시되어 무인공격기로서의 성능도 함께 과시했습니다.


중국판 프레데터로 많이 알려진 Yi Long입니다. 정말 비슷하게 만들었네요. 사진= www.popsci.com

 

중국은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꾸준한 군용 드론 개발을 기반으로 최근 차세대 드론 차이훙 5호를 공개했습니다.


차이홍 5호는 미국의 정찰 및 공격 드론인 ‘MQ-9 리퍼’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된 드론입니다.


중국의 국유기업 중국항천과공집단공사가 개발한 차이훙 5호는 한 번 출격 시 최대 24기의 미사일을 탑재하고 연속해서 48시간동안 작전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건물 내 목표를 식별, 추적할 수 있는 벽 투과 레이더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에서 리퍼-9과 동등한 성능으로 개발했다는 차이훙-5호입니다. 그러나 최대상승고도는 리퍼-9에 비해 많이 미흡하다는 부분이 아쉽네요. 사진=weibo.com

   

중국 주요 드론 제원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은 군사용 드론 개발에 있어서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드론 판매 정책에 있어서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죠.


미국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CTR)와 같은 국제조약에 가입돼 있고 무기수출 규제도 엄격합니다.


그래서 여러 나라들이 미국의 첨단 군사 장비를 구입하려해도 잘 판매하지 않습니다.


반면 중국은 군사용 드론 판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른바 ‘묻지마 수출’ 전략인데요.


누가 왜 사려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으며, 구매자와 가격정보도 철저한 비밀을 보장해 줍니다.


이러한 판매 정책 덕에 현재 중동 및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중국의 군사용 드론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리바이는 무려 300대의 중국제 군사용 드론 계약을 마쳤습니다. 사진=defence.pk

 

쇄도하고 있는 러브콜은 중국의 적극적인 판매 정책의 영향도 있지만, 미국산 군용 드론과 비교했을 때 손색이 없는 드론 자체의 성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저렴한 가격입니다.


대표적인 미국의 군용 드론 리퍼-9는 약 1,690만 달러(약 186억)인데 반해, 중국산 리퍼-9인 차이훙 5는 그 절반의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은 자체 생산한 군사용 드론으로 미국의 최대 무기시장인 중동에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 국방부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이 2014~2023년 사이 105억달러(약 12조 4200억)을 투자해 약 4만 대의 드론 부대를 창설할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과거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우주개발 분야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했듯이 지금은 중국과 미국이 쫓고 쫓기는 군사용 드론 개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협업 연구로 드론 기술력 격차를 줄이려는 유럽


유럽의 군사용 드론 개발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체 제작 기술력이 없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드론을 도입해 사용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유럽도 군사용 드론의 영향력과 기술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항공 기술을 보유한 유럽답게 군사용 드론 기술을 빠르게 개발하며 그 격차를 줄이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보유한 항공기술의 집합체, 유로파이터 타이푼. 사진=wikimedia.org

  

유럽의 군사용 드론 개발은 여러 나라가 힘을 모으는 협업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우선 유럽의 대표 드론인 뉴런(nEUROn)은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그리스 등 유럽의 여러 기업이 함께 참가하는 컨소시움 형태로 제작한 스텔스 드론입니다.


많은 국가가 참가한만큼 항공역학, 스텔스 기술, 자동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지상과 공중에서의 탐지를 피하는 동시에 자율비행을 통한 정찰 임무 및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뉴런은 2030년까지 유럽 각국에서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스텔스 기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수직 꼬리날개까지 제거하고 설계했습니다. 사진=www.dassault-aviation.com/fr/

  

유럽에서 개발 중인 군사용 드론은 뉴런만 있는 게 아닙니다. 독일과 스페인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Barracuda도 있습니다.


정확한 제원은 알려진 바가 없지만 제한적인 스텔스 기능을 탑재했으며, 안티 재밍 기능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바다의 늑대라고 불리는 물고기인 Barracuda 이름을 딴 드론입니다. 하늘에선 어떨지 궁금하네요. 사진=wikipedia.org

   

유럽 주요 드론 제원

   

  



드론을 이용한 군사 작전이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현대전에서 드론이 중요한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빠르게 그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수한 전장에서 등장할 드론의 모습을 상상하기에 앞서 우리가 좀 더 생각해야할 문제가 있습니다.


“난 1,629명을 죽인 살인기계였다”


2013년 5월5일, 미 공군 드론 조종사로 일했던 브랜던 브라이언트가 미국 공영라디오(NPR)에서 했던 말입니다.


그는 대학교 학자금을 갚기 위해 2006년 프레데터 공격용 드론 조종사로 입대했습니다.


그 후 라스베이거스 인근 비밀 트레일러에 앉아 5년 동안 드론을 조종했고, 그 기간 동안 1,629명의 인명의 살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상당수가 민간인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프레데터 드론 조정실 내부(좌), 군사용 드론의 폐해를 진술 중인 브라이언트(우) 사진=wikipedia.org / youtube.com

 

그는 드론으로 목표물을 제거하는 행위를 개미를 밟는 것이라고 훈련받았고, 스스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기 위해 목표물을 악당이라고 생각하며 매일같이 자신을 세뇌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작전을 거듭할수록 살상에 대해 무감각해져 목표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도 고민 없이 폭격을 가했다고 합니다.


2011년 전역한 그는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반역죄 기소와 정부단체의 보복에도 불구하고 드론 공습의 폐해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전장에 새롭게 등장한 드론은 상대적으로 낮은 유지비와 아군의 인명피해가 없다는 점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장점은 쉽게 군사행동으로 이어지고 더 많은 인명살상을 낳게 되었습니다.

 

사진=hiveminer.com

 

미국의 저명한 반전운동가인 미디아 벤저민은 드론 사용에 대해 이렇게 우려를 표했습니다. “드론이 가져오는 가장 큰 윤리적인 문제는 살인을 너무 쉽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9년까지 드론 공습횟수를 50%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많은 변화를 만들고 이런 변화들이 모여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바뀝니다.


드론이라는 새로운 기술은 전쟁의 모습마저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뀌지 않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수많은 생명이 오가는 전쟁은 절대로 가벼워져서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각지에서 많은 수의 군사용 드론이 개발되고 있고, 그 기술은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전쟁에서 사용하는 드론에 대해서 국제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기준과 엄격한 통제가 필요핟다.


그리고 무엇보다 드론이 살생에 이용되기 보다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드론과 관련된 기술은 효율적인 전쟁에만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WRITER 최창영/드론스타팅 필진

드론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있습니다.

공공치안 분야에서의 드론활용 방안과 안티드론에 대해 배워가고 있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www.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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