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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Sep 05. 2017

VITUS 320, DJI MAVIC에 맞서다

RC계의 터줏대감 Walkera, 매빅에 대항할 폴딩 드론 공개

매빅(MAVIC)은 멋진 드론입니다. 휴대를 위해서 다리가 접히는 파격적인 구조에 모나지만 깔끔한 바디와 어두운 듯 시크한 진한 색은 방정맞게 요란한 스파크(SPARK)와는 다른 중후함이 느껴집니다.

      

사진=dji.com

   

외모뿐만이 아닙니다. 매빅이 가진 지능형 비행은 단순히 비행 중에 생기는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을 넘어 기대 이상의 영상을 담아내 우리의 감동을 더해줍니다.


그래서 드론스타팅은 누구보다 먼저 매빅을 만나기 위해 달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하늘을 정복하고 싶은 강자는 DJI뿐만이 아닙니다.


특히 가볍게 날리면서도 전문급의 영상을 탐하는 드론 팬들의 마음을 저격하기 위해서, 수 많은 드론 제조사들이 오늘도 분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빅에 독주에 대항하는 드론들이 있습니다.

   

DJI 매빅의 매력을 푹 빠져있는 동안, 하늘을 나는 어른들의 장난감 세계에 조금 오래전부터 익숙한 분이라면 반가운 이름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회사에서 자신의 기술을 집약한 듯한 새 드론을 내놓았을 때, 우리는 좀 더 이 새로운 드론에 대해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RC 매니아의 친구 Walkera사가 공개한 VITUS 320입니다.





매니아라면 반가운 이름, Walkera


Walkera를 RC 헬기 제작사로 기억한다면, 당신은 이미 하늘을 나는 취미에 엄청난 금전과 시간을 바치신 분입니다.


Walkera는 1994년부터 이 돈 잡아먹는 하늘을 즐기는 취미계에서 유명한 기업입니다.


당시 Walkera의 RC 헬기는 한 번쯤 날려보고 싶은 그런 물건이었습니다.

   

Walkera의 RC헬기는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사진=banggood.com

   

Walkera는 드론이 대세로 변해가는 RC 시장에도 발 빠르게 대응했습니다.


국내에 드론이 알려지기 시작할 당시 연습용으로 유명했던 Ladybug는 지금도 유명한, Walkera의 조종기 DEVO와 함께 드론을 만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 중에 하나였습니다.

    

당시 어떤 드론보다 안정적인 비행으로 드론 입문자라면 꼭 만나야 했던 드론 Ladybug. 사진=xheli.com

    

그리고 지금의 Walkera 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이제 그들은 더 이상 RC 헬기 회사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walkera는 촬영용 드론에서 레이싱 드론, 심지어 FPV 고글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walkera.com

   

2014년에 리눅스재단에서 무인항공기 개발을 위한 오픈 소스 기술 개발을 위해 드론코드 프로젝트(Dronecode Project)를 발표했을 때, 3D 로보틱스와 나란히 창립멤버로 참가했습니다.


Walkera는 오랜 전통뿐만 아니라 기술에도 자신이 있는 기업입니다.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드론코드는 DJI도 가져다 변형해서 사용하고 있는 듯 하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니까요.


드론코드를 사용하지 않는 드론은 완구뿐이란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드론 개발에 중요한 소스입니다. 사진=dronecode.org

    

그래서 Walkera의 새로운 드론이 매빅처럼 폴딩 구조를 가진다고 했을 때 모두들 주목했습니다.


드디어 매빅에 대항할 드론을 만나게 되었구나 하고 말이죠.





VITUS 320 꼼꼼히 뜯어보기


VITUS 320은 다리가 접힙니다. 접히면 일단 접힌다는 것만으로 먹고 들어갑니다.


접혔을 때 크기는 233 x 114 x 93 mm로 매빅이 광고했던 것처럼 물병과 비슷한 크기가 됩니다.


무게는 채 1kg이 되지 않는 890g입니다.


접히는 만큼 드론 전용 가방 말고 일반 가방에 넣어봅시다. 사진=walkera.com

  

VITUS 320은 4K 카메라에 3축 짐벌을 가지고 있습니다.


넓은 화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미지 주변에 발생하는 왜곡을 막기 위해 여러 장의 렌즈가 들어갑니다. 사진=walkera.com

   

30프레임의 4K 영상은 조금 아쉽지만 1080p의 해상도에서는 60프레임으로 촬영이 가능합니다.


안정적인 촬영을 위해 작은 크기로 디자인된 3축 짐벌도 매빅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 듯합니다.


비전 센서 기술을 이용한 장애물 회피는 VITUS 320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기능입니다.


드론에 사용하는 센서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VITUS 320은 특이하게 이 센서를 전방뿐만이 아니라 좌우에도 가지고 있습니다.

   

VITUS는 조종기로 돌진해도 벽앞에서 멈추어 섭니다. 사진=walkera.com

   

좌우에 장비된 센서는 Roll(기체가 옆으로 이동하는 것) 기동을 활용해 이동하면서 촬영하는데에 유리합니다.


GPS와 함께 GLONASS 위성을 이용하는 것은 이제 DJI의 다른 제품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새롭지는 않지만, VITUS 320은 초당 50프레임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비전 센서를 바닥을 향해서 사용합니다.


덕분에 정확한 호버링 기술을 지칭하는 드론 전문 용어인 '말뚝 호버링(Maldduk Hovering)'을 위성신호가 없는 실내에서도 시전할 수 있습니다.

    

VITUS 320은 초음파나 기압만으로 고도를 유지하지 않습니다. 비전센서는 VITUS 320의 배에도 있습니다. 사진=walkera.com

    

5,200mAh 고용량 배터리와 고효율의 모터는 25분 비행을 가능하게 합니다.

   

배터리는 3S로 11.1V로 구동됩니다. 사진=walkera.com

   

그 밖에도 손 모양으로 촬영을 하거나 사물을 자동으로 따라오는 지능형 비행 기능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설마 모든 셀카 사진이 저런 손 모양을 하자마자 찍히는 건 아니겠죠? 사진=walkera.com

    

Walkera는 조종기 DEVO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VITUS 320을 위한 별도의 조종기 DEVO-F8S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DEVO-F8S에는 Wifi 신호로 연결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고정하기 위한 홀더가 있고 그 홀더에서 다시 안테나 2개가 펴집니다.

   

펴진 안테나는 전방을 향해서 뻗어 안정적인 송수신을 도와줍니다. 사진=walkera.com

   

VITUS 320의 가장 재미있는 기능 중 하나는 게임 모드입니다.


이 기능은 드론에서 촬영된 영상을 스마트폰 앱이 만든 이미지와 겹쳐 만드는 AR(증강현실)기반 게임입니다.


게임은 코스를 따라 비행하면서 가상으로라도 재산을 증식하는 Collection Mode, 정해진 코스를 빠르게 비행하는 Racing Mode, 그리고 침략자로 부터 지구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훈련 코스인 Combat Mode가 있습니다.

    

VITUS 320으로 즐길 수 있는 AR 게임의 모습. 사진=walkera.com

   

이 AR 게임 기능은 Walkera의 AiBao에 먼저 탑재된 기능으로 당시에는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센서로 무장해 강력한 장애물 회피 기능을 가진 VITUS 320이라면 제대로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AiBao는 평범한 드론을 AR 게임 기능으로 독특하게 만들어준 드론입니다.





그래서 VITUS 320은 MAVIC에 대항마 인가?


여기까지 살펴본 Walkera의 VITUS 320은 매빅을 상대하기 위해 오랜 시간 훈련을 거듭한 전사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전체적인 모양도 둥근 근육을 연상합니다. 사진=walkera.com

    

이제 스펙을 까놓고 우열을 가려봅시다.



VITUS 320의 스펙은 매빅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근소하게 떨어지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비행거리는 압도적으로 부실합니다.


그러나 사람을 스펙만으로 평가하면 안 되듯, 보이는 숫자만으로 드론을 평가하는 것도 실례가 될지 모릅니다.


VITUS 320의 실제 사용자들이 남긴 평가는 어떨까요? 초기 제품을 검토한 여러 리뷰어의 증언을 종합해 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됩니다.


안드로이드용 앱은 아직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Way Point 같은 자동 조종은 Google 맵을 기반으로 동작하는데 Google이 돌아가지 않는 중국에서는 쓸모없는 기능입니다. (우린 상관없는 문제군요.)

짐벌에 진동이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비행 모드를 바꾸면 증상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제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예상됩니다.

 안쪽으로 접히는 랜딩기어가 쉽게 파손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랜딩기어를 보호하기 위한 고무가 추가로 들어있는 이유가 이것 때문인가 봅니다.

제스처 촬영이나 Follow Me 기능, POI(Point of Interest, 관심 지점 촬영)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불만은 주로 소프트웨어 완성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RC 헬기부터 하드웨어를 꾸준히 만들어온 Walkera에게 소프트웨어는 아직 어려운 과제였을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아직은 당당히 매빅에 맞설 드론으로서 VITUS 320에게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VITUS 320, 그냥 평범한 드론으로 기억될 것인가?


가성비가 선택의 절대 기준을 제시하는 현대 소비학에서 VITUS 320의 가격을 고찰해봅시다.


VITUS 320은 온라인 직구를 통해서 799 USD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관세를 고려하면 943 USD 정도 입니다. 현재 환율로 대략 107만 원 정도의 가격입니다.


DJI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매빅은 123만원입니다.(플라이 모어 세트는 160만원)


직구 사이트의 쿠폰과 세일 검색 신공을 동원하면 그 차이를 좀 더 벌려볼 수 있습니다.

   

스파크와 VITUS 320 그리고 매빅의 가격과 성능.

   

만약 VITUS 320을 매빅이 아닌 스파크와 비교한다면 어떨까요?


조종기가 포함된 스파크 플라이 모어 콤보의 가격은 87만원입니다.


가격과 성능에서 VITUS 320은 정확히 스파크와 매빅 그 사이 어디쯤에 있습니다.


Walkera의 VITUS 320은 DJI 드론의 대항마라기보다 DJI 드론이 구축한 제품 라인업 사이의 공백을 공략한 드론입니다.


스파크와  매빅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습니다. 스파크는 저렴하지만 사양이 조금 불만스럽고 매빅의 사양은 가격에 발목이 잡히기 때문이죠.


'매빅 네가 언제까지 비싸랴, 다음 모델 세일을 기다려 보자'라고 할수도 있지만, 이제 곧 펼쳐질 가을 하늘은 세일을 기다려주지 않을 듯 하기 때문입니다.


이 포트를 이용해서 펌웨어를 업데이트합니다. 사진=walkera.com

   

VITUS 320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아직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RC의 명가 Walkera는 그들의 야심작을 그렇고 그런 드론들 사이에 진열하지 않을 것입니다.


프로펠러마저 녹여 버릴 듯한 여름은 가고 이제 본격적인 드론 시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파크매빅사이에서 고민하고 계신다면 여기 또 하나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금세 다가올 우리의 가을 하늘은 망설이기엔 너무 짧습니다.

     


WRITER 민연기/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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