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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Oct 17. 2017

메이드 인 코리아, 레이싱 드론

김민찬 선수만큼 유명한 국내 레이싱 드론 제품들을 소개합니다.

드론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회사들이 있습니다.


DJI는 말할 것도 없고 Parrot 같이 예쁜 드론을 만드는 회사도 있습니다.


모든 드론인의 입문기라는 Syma의 첫 호버링을 떠올리면, 곧 떨어질 낙엽 소리와 함께 아련하기만한 첫사랑이 기억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첫 호버링은 낙엽처럼 추락했지요. 사진=pexels.com

        

최근에는 하늘을 나는 재미있는 물건이라면 뭐든 만드는 Eachine이란 회사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드론은 쉽게 머리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잊어버려 딱딱해진 캐러멜 같은 기억을 두드려보면, 드로젠의 로빗 같은 제품이 생각나기도 하지만요.

    

PuzzleX 230XG. 다른 드론에는 없는 캐노피가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드로젠은 레이싱 드론에서 시작해 더 다양한 드론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사진=lobit.co.kr

    

딱히 덜 애국적인 것도 아닌데 대표적인 국내 드론 회사가 떠오르지 않는 이유는 DJI 같은 공룡회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큰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가벼운 완구 드론 조차 중국과 겨루어 가격 경쟁력을 갖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미 비행을 그리고 드론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촬영용 레저 드론 대신에 레이싱 드론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레이싱 드론은 완제품 보다는 각각 다른 부품의 성능을 조합해서 비행성을 완성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기술과 품질로 충분히 시장에서 그 존재감을 세계에 남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 드론스타팅이 살펴볼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주목 받는 레이싱 드론 기체들 입니다.

   

  


   

국산 프레임의 전설, 벡터(VECTOR)

    

사진=ybuy.kr

     

레이싱 드론의 개성을 만드는 것은 모터와 프로펠러 그리고 그것을 제어하는 FC(Flight Controller, 비행 제어 컴퓨터)지만, 이 부품을 담는 그릇인 기체의 프레임은 전체적인 비행 스타일을 바꿉니다.


가장 먼저 세계 시장에 문을 두드린 국산 프레임 벡터는 기존의 H형 프레임이 FC나 PBD (Power Distribution Board) 등의 부품을 넣고도 공간이 많이 남지만, 배터리를 설치할 때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더 납짝한 구조를 가집니다.

   

정면으로 다가오는 충격에도 견고하게 내부 부품을 지키기 위해 별도로 설계한 알루미늄으로 지지합니다. 사진=ybuy.kr

    

납작해진 만큼 레이싱 드론 부품 중 가장 무거운 배터리를 가운데에 놓을 수 있습니다.


모든 드론이 그렇지만 특히 레이싱 드론은 빠른 회전 제어를 위해 무게 중심이 회전하는 축에 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거든요.


벡터는 레이싱 드론 신동 김민찬 선수가 비행성을 검토한 것으로 유명한 기체입니다.


이 프레임을 선택한다고 김민찬 선수처럼 날리지는 못할지언정 일단 비슷하게 시작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명품 레이싱 드론의 기준, 아스트로(ASTRO)

    

사진=astrox.kr

    

레이싱 드론의 견고함은 카본의 품질이 결정합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저가 프레임과 품질에서 차별화를 시작한 아스트로는 바람저항을 줄이고 ESC(Electronic Speed Controller)를 보호하는 커버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회전해도 동일한 반응을 가지는 정확한 X 자 모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리스타일과 레이싱 비행 모두를 만족하는 프레임입니다.

      

아스트로 스위치(Astro Switch)는 프리스타일과 레이싱 비행 둘 다 소화하도록 변경이 가능합니다. 사진=astrox.kr

    

하지만 전력으로 질주하는 레이싱 비행에서는 앞쪽에 있는 프로펠러가 만드는 와류에 뒤쪽 프로펠러가 덜 영향을 받도록 앞뒤를 길게 늘인 구조가 더 유리합니다.


아스트로의 새 프레임 스위치(Switch)는 아래쪽 판을 교체하면 X형, H형 그리고 레이싱용 스트레치 형태로 변신합니다. 변신은 사랑입니다.

     

차세대 프리스타일 파일럿 조니(Johnny)도 아스트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진=youtube.com

  

   


   

절묘한 디자인의 경쾌한 드론, 엑스비(XBEE)

    

사진=topdrone.co.kr

    

단언컨대 레이싱 드론 파일럿 중에 RC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RC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일반 레저용 드론이 제어면에서 다소 RC와 차이를 보이더라도, 레이싱 드론은 기본적으로 RC와 같은 조종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RC 경력을 가진 제작자 막컷어킴님(김재식)의 엑스비(XBEE)는 비행의 즐거움에 초점을 둔 레이싱 드론입니다.

   

앞다리와 뒷다리 길이가 다른 하이브리드. 경쾌한 비행성을 자랑합니다. 사진=topdrone.co.kr

   

더 빠른 속도를 위해 극단적으로 FPV 카메라 각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충돌에 파손이 잦은 다리는 따로 따로 분리가 되기 때문에 교체가 쉽지만, 다리를 고정하는 샌드위치 형태는 모터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휨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급작스런 조종에도 고스란히 반응합니다.


엑스비는 실험을 위해 여러 가지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시작품에 레이싱 드론 애호가들의 평가를 반영하여 완성된 기체입니다.


다른 기체보다 팔다리가 얇아 공기저항이 적다는 특징에도 약하다는 평가는 없습니다.


고급스런 패키지엔 디자이너의 사인이!! 따로 사인을 받을 필요는 없는 거군요. 사진=topdrone.co.kr

   

   


   

달리기 위해 태어난 레이싱 드론, 세나(SENNA)

    

사진=storefarm.naver.com

   

세나(SENNA)는 속도광이 레이싱 드론을 만나 더 빠른 속도를 추구하다가 탄생한 기체입니다.


세나를 디자인한 레이스민님(이영민)은 모터사이클에서 RC로 옮겨 속도를 쫓다가 레이싱 드론을 만나게 된 분입니다.


세나는 전진을 위해 앞으로 기울어졌을 때, 모터가 정사각형이 되도록 디자인됐습니다.


정지나 상승에서의 기동성보다 맹렬히 앞으로 달려 나갈 때 최적의 움직임을 고려한 기체입니다.


세나의 진정성을 느끼려면 일단 돌진부터 해야 합니다.


세나의 이름도 전설적인 F1 레이서 아일톤 세나(Ayrton Senna)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예쁜 모양에도 불구하고 세나의 설계는 속도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사진=storefarm.naver.com


하지만 세나는 의외로 남성적이라기보다 여성의 섬세함을 가진 디자인입니다.


세나의 설계는 현직 쥬얼리 디자이너가 맡았기 때문인 듯합니다.

    

세나는 오직 속도만을 위한 전혀 새로운 디자인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속도를 위해서는 당연하게 여기던 X자 모양을 버리기도 합니다. 사진=cafe.naver.com

   

미츠비시의 원사를 사용한 카본은 어떤 충격에도 놀라운 강성을 자랑합니다.


맹렬한 속도 끝에 기다리고 있는 추락 같은 착륙에도 무사해야 하니까요.





신소재를 품은 레이싱 드론, 머큐리(MERCURY)

    

사진=storefarm.naver.com

   

드론의 몸체에는 플라스틱이나 카본을 애용합니다.


하지만 레이싱 드론에 카본이 더 많이 사용되는 것은 같은 크기의 플라스틱 보다 더 가볍고 단단하기도 하지만 카본이 비교적 저렴해진 탓도 있습니다.


만약 재료의 가격 따위, 더 빠른 속도와 비행을 위해 쏘쿨하게 바꿀 여력이 있다면 어떤 소재를 선택해 볼까요?

머큐리는 티타늄을 선택했습니다.

  

머큐리는 티타늄을 사용하기 위한 철저한 분석이 있습니다. 수직 봉에 충돌했을 때 외에도 다양한 충격에 대한 해석이 견고함을 증명합니다. 사진=storefarm.naver.com

   

티타늄(비중 4.5)은 철(비중 7.8)보다 훨씬 가볍지만 그래도 카본(비중1.7)에 비하면 무겁습니다.


그러나 충격에 부러지는 대쪽 같은 카본과 달리 금속인 티타늄은 부드럽게 구부러진 버드나무 회초리입니다.


다시 펴주면 언제 내가 땅에 떨어져 본 적 있느냐는 듯, 다시 처음의 비행성능을 보여줍니다.

    

그 강성 때문에 다른 프레임보다 가는 다리를 가질 수 있습니다. 공기저항이 적은 것은 당연합니다. 사진=storefarm.naver.com

     

반짝이는 금속재질의 표면은 하늘에서 어떤 드론 보다 돋보일 듯합니다.

    

   


    

최고의 비행을 위한 메이드 인 코리아


이밖에도 레이싱 드론이라는 분야에서 높은 기술과 품질을 자랑하는 기업들은 많이 있습니다.


FPV 렌즈는 넓게 볼수록 사물을 심하게 왜곡합니다. B.O.I 광학의 FPV 렌즈는 고급 비구면 렌즈를 사용해 큰 반향을 얻고 있습니다. 사진=hobbydidrector.com

         

소음과 비행시간을 늘린 코리아드론콥터의 파랑 프로펠러. 속도를 위한 레이싱용 프로펠러 8eight propeller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사진=kdcopter.com

    

레이싱 드론의 세계에서 한국은 낯설지 않은 나라입니다.


세계적인 대회와 선수를 배출했고, 여기서 소개했던 제품들이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드론이 태어난 나라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한국에서 디자인하고 미국에서 투자한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이 유럽에서 인기를 얻기도 하니까요.


땅 위에 선을 그어 국가와 국가를 나눈다고 하더라도 드론이 나는 하늘까지 나누기는 어려운 일입니다.(물론 영공이 있지만요.)

    

수직 암으로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탈론(TALON)은 한국인이 설계했지만, 뉴질랜드의 레이싱 드론인 것처럼 말입니다.

   

드론의 기술들은 인터넷이라는 소통 방법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하늘을 즐기는 우리들에게 이 제품이 어느 나라에서 온 것인지는 그다지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누군가 개발한 드론을 누군가 홀딱 베껴 버렸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상자의 표시가 반가운 것은 그 제품이 우리의 문화와 정서에서 시작된 고민을 담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제품으로 성장했을 때, 우리의 문화와 정서가 보편성의 세계에서 우리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어느 나라에서 만나는 하늘도 푸르게 보이지만 그 하늘을 만나는 드론의 비행은 모두 같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색깔로 세계의 하늘을 담을 수 있는 우리의 드론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WRITER 민연기/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www.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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