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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Nov 07. 2017

모베리오 BT-300, 시스루로 드론을 만나다.

더 가볍게 FPV 비행을 즐길 수 있을까? 엡손 모베리오 BT-300

멋지다고 훌렁훌렁 막 보여주면 천박해 집니다. 아름다움은 가려주는 쪽이 숨은 미를 상상할 수 있어 더 매력적인 법입니다.

        

이런 이유로 아직 할부의 손익 분기점을 넘지 못한 신상 드론이라도 함부로 보여주며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드론스타팅은 드론 가방의 중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막 가린다고 숨김의 미학이 완성되는 것도 아닙니다.


얼마의 노출이 아름다울지 판단하는 기준은 시대와 문화를 반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숨김과 노출의 접점에 시스루(see-through)를 만나게 됩니다.

       

드론에 이런 시스루를 접해 보려는 생각은 아닙니다. 드론스타팅은 고품격 드론 정보 사이트니까요. 사진=vice.com

        

시스루로 드론을 본다는 기묘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DJI 아레나에서 만난 엡손의 스마트 안경 BT-300 때문이었습니다.


드로너를 위한 놀이터, DJI 아레나에서 만난 드론


스마트 안경은 구글이 사람들에게 잔뜩 기대하게 만들다 그만둔 구글 글래스로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구글 글래스, 몰카 전용 안경이냐는 논란과 함께 생각보다 그다지 그럴 듯 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세상에 나타나지 못했습니다. 사진=wikimedia.org

      

그런데 프린터로 잘 알려진 엡손이 스마트 안경을 소개합니다. 그것도 드론으로 잘 알려진 DJI와 함께 말이죠.


스마트 안경의 핵심은 투명한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 위에 필요한 정보가 동시에 '시스루'로 보이는 것인 만큼,


스마트 안경으로 드론을 '시쓰로'로 볼 수 있다면 사랑스런 드론이 더 사랑스럽지 않을까 기묘한 생각에 빠져봅니다.

       

엡손과 DJI가 함께 고민한 시스루 시스템 BT-300. 사진=epson.co.uk

     

    


     

BT-300? 스마트 안경?


스티브 잡스가 자라목 옷을 입고 스마트 전화기를 소개한 이후, 나만 빼고 세상 대부분의 물건이 '스마트'란 단어를 얻기 위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안경이라고 스마트 하지 말라는 법은 없죠. 안경은 본래 시력 보충이 존재의 목적인만큼 유리 위에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스마트를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구글 글래스의 개발자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것이 싫었다고 합니다. 사진=ted.com

         

BT-300은 스마트 안경입니다. 지난 엡손의 스마트 안경들은 HMD(Head Mount Display, 머리에 쓰는 개인용 모니터)에 그 시작이 있지만, 3세대라는 BT-300은 지난 제품들의 무게나 해상도 등을 개선하여 출시합니다.

          

카메라와 GPS 그리고 지자기 센서까지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모두 스마트폰이 이미 가지고 있는 기능입니다. 심지어 사용법도 스마트폰과 동일합니다. 사진=epson.co.kr

       

스마트 안경으로 보면 대단히 낯설고 신기해 이걸 어디에 써야 하나 고민되지만, 가만히 가진 기능을 살피면 스마트폰에서 액정을 떼어 안경으로 대체한 모양세입니다.


어쩌면 안경이 스마트 해진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새로운 모습으로 스마트해진 듯합니다.

      

주목을 받을 만큼 부담스러운 모양새는 아니지만, 옆으로 다소 넓은 모양은 이상해 보일 수 있습니다. 안경을 쓴 사람도 착용할 수 있게 한 듯합니다. 사진=epson.co.kr

       

그래서 스마트란 단어가 들어간 제품에 긴장하는 사람도 얼마간 긴장을 놓을 수 있게 됩니다.


동작 방법은 우리가 하루에도 평균 4시간 이상이나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동일하기 때문이죠.


물론 아이폰의 iOS만 익숙하신 분은 안드로이드의 묘한 개방성에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지만요.

      

안경처럼 쓰는 안드로이드 단말기입니다. 키보드를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첨단의 모양새로 인터넷 쇼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지난번 장바구니에 넣어둔 드론을 살펴봅시다.

      

         



시스루로 보는 DJI 드론


스마트폰과 동일한 동작 구조를 가진다는 점은 스마트폰으로 놀던 것을 그대로 놀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지갑을 초토화한 쇼핑과 시간을 소멸한 채팅 그 이상의 일을 스마트폰이 해내고 있었다면, BT-300 역시 독특한 화면을 이용하여 영화 보는 것 그 이상의 숨은 매력이 있을 것입니다.


DJI도 그 점을 알고 있었나 봅니다.

         

DJI는 공식 영상을 통해서 대놓고 BT-300을 연결해 보라고 합니다. 스마트폰에 DJI Go 앱을 설치하듯 그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사진=youtube.com

      

DJI의 BT-300 공식 영상

              

BT-300은 렌즈 안에서 반사된 OLED 영상 이미지와 안경 너머의 영상이 겹쳐 보이는 현상 때문에, 넓은 공간에서 먼 곳을 향해 보았을 때 더 큰 화면을 느끼게 됩니다.

            

BT-300은 2.5m에 떨어져 있는 40인치 모니터처럼 보입니다. 사진=epson.co.kr

           

아주 멀리 본다면 글라스 너머로 보이는 세상의 크기가 작아져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큰 모니터로 느껴집니다.


도로 위의 거대한 전광판만큼이나 크게 보이죠. 하지만 BT-300이 보여주는 화면의 크기는 언제나 같습니다.


크게 보이는 보름달도 얼마나 큰가 보자고 엄지손가락으로 가릴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야외에서 사용한다면 이런 넓은 화면으로 드론이 바라보는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epson.jp

       

그래서 드론이 촬영하는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DJI 드론은 BT-300과 잘 어울립니다.


BT-300에서 보이는 화면의 느낌은 큰 맘 먹고 마련한 홈시어터 화면으로 드론을 날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것도 야릇함의 정체를 짐작하기 어려운 단어 '시스루'를 통해서 말이죠.


드론 모니터에서 시스루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드론 비행은 항상 눈으로 드론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DJI의 고글조차도 착용한 상태에서 비행을 권하지 않습니다.


드론은 수많은 안전장치를 가지고도 아직은 위험한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FPV 드론 비행은 2인 1조가 기본입니다. 물론 사이는 돈독해지겠지만, 밥도 혼자 즐기는 사람이 혼자 비행을 한다면 고글은 슬픈 사치가 됩니다. 사진=store.dji.com

        

BT-300은 비행 중인 드론과 드론이 카메라로 담고 있는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모니터가 보이는 거리와 드론이 보이는 거리가 달라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만, 자동차의 HUD처럼 금방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HUD 네비게이션, 그러고 보니 '시스루', 생각보다 우리 생활 가까이 있습니다. 사진=wikimedia.org

            

BT-300는 전방의 조도 센서가 최적의 밝기로 드론의 영상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태양을 이기기에 우리의 마음은 어둡습니다.


맑은 날에는 밝은 곳보다 그늘을 향해 바라보면 더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BT-300을 선글라스로 바꾸는 액세서리를 사용하면 더 밝게 보입니다. 세상이 어두워지면, 화면이 더 선명해지는 아이러니가 있네요.

         

DJI 드론과 연결이 가장 간편하지만, 다른 드론도 BT-300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장비끼리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하는 미라캐스트로 말이죠.

     

      


         

시스루로 보는 레이싱 드론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묘사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무엇을 결정할 때 2가지 이상 효용이 있는 것을 선택하던 위인으로 묘사됩니다. 꿩도 잡고 알도 먹는 식의 선택 말이죠.


위인전기를 읽으며 유년 시절을 보낸 교양인으로서 이런 사고방식은 쇼핑의 순간에 큰 기준점을 제시합니다.


BT-300을 DJI 드론만을 위해 사용하기에는 날카로운 가위를 피해 끝까지 숨겨온 비상금 카드를 공기 중에 노출할 정도의 설득력은 부족합니다.


BT-300을 레이싱 고글로 사용하면 어떨까요? 고성능의 레이싱 고글은 이미 충분히 고가이기 때문이죠.

           

SD 카드와 USB 단자만 지원하는 BT-300에게 레이싱 고글이 사용하는 5.8GHz 주파수 수신 따위 관심 밖입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 BT-300은 안드로이드 특유의 확장성으로 5.8GHz를 수신할 방법이 생깁니다.

           

Eachine ROTG01 FPV 수신 모듈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동작하는 수신기 입니다.

       

BT-300으로 즐기는 레이싱 드론의 FPV는 DJI 드론과 만났을 때 강점을 그대로 가집니다.


드론의 눈으로 보는 세계와 내가 바라보는 드론 둘 다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시스루로 말이죠.


물론 비행 외에 아무것도 신경 쓸 틈 없이 돌진하는 레이싱 드론에게 시스루는 더욱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BT-300이 함께 제공하는 빛 가리개를 사용해도 말이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외부의 빛을 완전히 차단하면 됩니다. 그 위로 눈을 그려 넣으면 고품격 비행에 효과적 일리가...

         

물론 주변의 빛을 완전히 차단하는 다른 드론 고글에 비하면, 우리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빛이 사방에 풍부하지만 '시스루'니까 용서합니다.

 

아쉽게도 현재 BT-300은 전용 스토어의 앱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직 공식적으로 Eachine의 ROTG01 모듈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사진=youtube.com

  

   


     

BT-300, 드론 고글에 도전하다


'시스루'라는 강력한 기능은 드론 모니터에게는 양날의 검입니다.


특히 매빅의 스포츠 모드는 레이싱 드론의 FPV 같이 진지한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DJI도 인정한 드론 모니터로서의 가능성은 다른 드론 고글과 비교해 봐야겠습니다.

     

        

고글 화면의 크기를 설명하는 FOV는 레이싱 드론용 고글과 비슷하지만, DJI 고글에 비하면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 같은 전문적인 VR 장비의 FOV가 90정도 인 것을 보면 DJI 고글이 차라리 이상한 거죠.


다소 작은 화면이 아쉬워 보이지만 넓은 공간에서의 체감을 생각한다면, 단순히 FOV만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두 화면 크기가 가진 나름의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게에서 보여주는 장점은 어떤 고글 보다 뛰어 납니다.


크고 무거운 DJI 고글은 무더운 여름에 사용하기 무척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휴대성과 무게는 어떤 고글보다 뛰어납니다. 가지고 다니기 편해 선호하는 기존의 FPV 고글과 비교해도 작습니다.

          

게다가 가벼운 휴대성을 자랑하는 DJI의 스파크와 매빅을 DJI 고글과 함께 사용한다면, 그 작은 크기나 자랑하던 접히는 다리 따위는 아무런 강점이 되지 않습니다.


BT-300은 가벼운 비행과 촬영을 위한 고글이라는 관점에서 최적의 선택지가 됩니다.

   

    


    

스마트 안경을 넘어


그러나 이 고급 진 기능은 가격과 등가 교환이 필요합니다.


어떤 전자제품보다 성능에 냉정한 이 드론의 세계에서 성능은 가격과 착하게 비례합니다. 이 원칙은 HMD에도 냉정합니다.


현실 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그것도 드론과 만날 수 있는 시스루는 BT-300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것에 좋은 것을 더하면 최강이 됩니다.

       

BT-300은 기존의 출시된 어떤 HMD보다 완성도 높은 하드웨어를 자랑합니다.


전방에 500만 화소의 카메라와 6시간의 사용 시간,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확장성은 단순히 드론을 위한 고글을 구입하는 것 이상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기기 호환성의 문제 때문인지 BT-300은 아직은 구글 스토어의 모든 앱을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하드웨어 성능을 뒷받침할 전용 앱 까지 따라와 준다면 우리가 꿈꾸는 비행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올 듯합니다.


BT-300에서 볼 수 있었던 가능성을 바탕으로 아래의 다양한 기능이 가능해 질 것 같습니다.

      

           

물론 쓰면 시력이 증가하고, 머리가 좋아지는 기능과 머리 감기가 두려운 넓어져만 가는 이마를 옛 모습으로 되돌리는 기능, 그녀의 '오빠가 뭘 잘못했는지 알아?'라는 질문을 분석해 주는 기능도 기대해 봅니다.


어린 시절 상상하던 미래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WRITER 민연기/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www.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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