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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Oct 31. 2017

방구석의 패권을 노린다. 인덕트릭스 FPV 플러스

호라이즌 하비 사의 새 방구석 FPV 드론!

북부의 왕이 된 스타크 가문의 존 스노우 임금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윈터 이쓰 커밍" 이니라. 인기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항상 두꺼운 털목도리를 하고 인상쓰고 말하기 때문에 다가올 추위에 더 설득력을 가집니다. 사진=i.imgflip.com

      

무슨 추석이 이리도 더울까 싶던 긴 연휴로부터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무섭게, 최저 기온은 10도 미만을 향해 곤두박질칩니다.


다가오는 아침은 이불 밖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날선 추위로 알리고, 우리는 밤새 경솔하게 차버린 이불을 온몸에 돌돌 말았습니다.


이제 존 스노우 임금님의 말씀처럼 추운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따끈한 방구석과 이불 속에서 날릴 드론을 고민할 시기입니다.

    

드론스타팅도 방구석에서 비행을 외쳤습니다.

      

겨울은 미니 드론, 그중에도 FPV 미니 드론의 계절입니다.


새 겨울이 다가오는 동안 FPV 미니 드론의 문화를 이끈 타이니 웁(Tiny Whoop)이라는 변종 개조 드론이 우리 내 방구석을 점령하고 있는 동안, 부끄럼 한 점 느끼지 못하듯 중국 드론 업체가 비슷한 제품을 쏟아내고, 새로운 스펙을 가진 부품이 끝없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타이니 웁은 어떤 특정 드론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덕트를 가진 초소형 FPV 드론을 통칭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한 세트에 100불이나 하는 고성능 타이니 웁 모터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사진=namiki.net

        

타이니 웁은 호라이즌 하비(Horizon Hobby) 사의 인덕트릭스(Inductrix) 개조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호라이즌 하비 사는 인덕트릭스 외에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꾸준히 이 방구석 비행을 위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었지만 말이죠.


그러나 이번에는 타이니 웁의 자리를 노리는 완성도 높은 인덕트릭스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가올 겨울을 알리는 방구석 비행의 첫 호버링을 시작합니다.

         

인덕트릭스 FPV 시리즈의 최신작 인덕트릭스 FPV 플러스 입니다. 사진=horizonhobby.com

   

    


     

타이니 웁인가, 인덕트릭스인가


방구석 비행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먼저 주목한 회사는 호라이즌 하비 사입니다.

         

방구석 비행에 가능성을 알린 나노Qx(Nano Qx). 사진=horizonhobby.com

       

하지만 재미있게도 방구석 비행 문화를 만든 드론은 나노Qx가 아닌 같은 회사의 인덕트릭스였습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인 비행을 자랑하는 인덕트릭스. 사진=horizonhobby.com

       

타이니 웁의 모체가 인덕트릭스가 된 것은 뛰어난 비행 성능도 한몫했지만, 초소형 드론 중에 매뉴얼 비행 모드를 지원하는 거의 유일한 제품이었기 때문이죠.


인덕트릭스는 팔리자마자 타이니 웁으로 개조되었고 한 때 품절까지 될 정도 인기가 높았습니다.


발빠른 중국은 이때 일반 크기의 레이싱 드론과 동일한 성능을 가진 타이니 웁 전용 FC로 방구석 비행계를 장악하기 시작합니다.

      

타이니 웁 전용 FC, 비브레인(Beebrain)이 출시되고 중국에서도 이름마저 비슷한 비코어(Beecore)를 출시합니다.

         

이렇게 타이니 웁은 인덕트릭스에서 멀어지고 더 강한 힘을 원하는 파일럿들을 위해 Eachine을 중심으로 더 큰 모터를 사용하는 변종 방구석 비행 드론들이 소개되기 시작합니다.

     

대륙의 카피력을 유감없이 선보이는 Eachine 사의 QX90. 사진=eachine.com

              

레이싱 드론과 동일하게 제어하는 Qx 드론 시리즈

       

하지만 모터와 모터의 대각선 길이가 10cm 전후인 QX 드론 시리즈는 방구석에서는 너무 빠르고 야외에서는 힘이 없어 넓은 강당이나 바람이 불지 않는 주차장에 최적화된 드론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사이 크기는 같지만 더 강력한 힘을 가진 BLDC 모터를 가진 전혀 새로운 세대가 탄생하였습니다.

       

Eachie 사의 미니 BLDC 레이싱 드론 Lizard. 사진=eachine.com

      

이 치열했던 지난 방구석 비행의 세계에서 호라이즌 하비 사의 인덕트릭스도 홈런 맞은 투수의 얼굴로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인덕트릭스는 인덕트릭스 FPV로 다시 태어납니다.

     

       



인덕트릭스의 반격


나노Qx로 시작된 호라이즌 하비 사의 방구석 레이싱 드론은 인덕트릭스 200 FPV로 계속됩니다.

      

인덕트릭스의 모양과 덕트를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BLDC 모터가 사용되는 전혀 다른 드론입니다. 사진=horizonhobby.com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초소형 BLDC 레이싱 드론과 비슷한 형상을 가진 인덕트릭스 200 FPV는 어쩌면 시대를 앞선 제품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은 이미 타이니 웁으로 단결하고 있었습니다. 호라이즌 하비 사는 재빨리 인덕트릭스 FPV를 출시합니다.

            

인덕트릭스 FPV. 노란색의 FPV 카메라가 장착된 캐노피는 인덕트릭스의 FC, 모터, 프레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사진=horizonhobby.com

         

그러나 예쁜 모양을 위해 더한 캐노피의 무게는 인덕트릭스에게는 버겁고, 더 강력한 모터로 개조를 하고 베타 플라이트(Betaflight) 같은 레이싱 전용 오픈 소스 프로그램을 장착한 타이니 웁(Tiny Whoop)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인더트릭스 FPV 프로, 점점 타이니 웁에 가까워진 이 제품은 베타 플라이트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사진=horizonhobby.com

      

급기야 인덕트릭스 FPV 프로에 이르러 타이니 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을 변하게 됩니다.


하지만 더 단단한 프레임과 더 빠른 모터 그리고 더 가벼운 캐노피에 어떤 충격에도 부서지지 않을 모노폴 안테나로 무장하고 등장합니다.


이렇게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던 방구석 레이싱 드론은 이렇게 가장 진보된 인덕트릭스 FPV 프로로 올 겨울을 맞이하는가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중국의 방구석 비행 드론은 더 저렴하게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진=eachine.com

   

   


   

패권을 위한 고민의 끝, Inductrix FPV Plus


그러나 호라이즌 하비 사는 그동안 끌려 다니기만 했던 인상을 지우려는 듯 FPV 프로 모델을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붉은 FPV를 출시합니다.


인덕트릭스 FPV 플러스(Inductrix FPV Plus) 입니다.

         

모두 빨간색이라면 드론을 구별할 방법이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필요 없습니다. 꽁무니에 5가지 색깔의 LED가 있습니다. 사진=horizonhobby.com

       

프로 모델이 아닌 기존 인덕트릭스 FPV와 제품과 색깔만 달라 보였다면 기분 탓입니다. 크기도 다릅니다.

         

기존 모델의 부족했던 힘을 덩치로 승화한 플러스. 사진=horizonhobby.com

        

모터도 모든 타이니 웁 계열의 드론이 사용하던 직경 6mm 크기의 모터를 버리고 8mm 모터를 선택했습니다.


이 크기의 모터는 국민 입문 드론 시마 X5 크기의 드론을 제어할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터리도 표준처럼 사용되던 200mAh를 버리고 새로운 커넥터를 가진 500mAh 배터리가 수직으로 들어갑니다.

        

이제 그 동안 사용했던 200mAh용 배터리를 바꿀 때 입니다. 사진=horizonhobby.com

     

덩치와 출력 외에도 FC도 새로 태어났습니다.


FPV 프로 모델이 오픈소스인 베타 플라이트를 지원했지만, 인덕트릭스 FPV 플러스는 기존 인덕트릭스처럼 변경이 불가능한 독자적인 FC로 다시 돌아 왔습니다.


더 강화된 모습으로 말이죠. 새로운 FC는 3가지 비행 모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매뉴얼 비행 모드를 익히면 더 빠르고 더 자유로운 비행을 할 수 있습니다.


인덕트릭스 FPV 플러스의 매뉴얼 비행은 조금 독특하다는 평가입니다.


전진에 유리하도록 하늘을 향해 기울어진 FPV 카메라 때문에 기체를 중심으로 회전을 하면, 카메라는 이상하게 회전하는 풍경을 보는 것이 일반적인 매뉴얼 비행법입니다.


하지만 인덕트릭스 FPV 플러스는 모든 회전을 카메라 중심으로 합니다.


간편한 조작으로 유려한 비행이 가능하지만, 매뉴얼 비행이 익숙한 분에게는 조금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일반적인 드론은 Chanel Mix나 FPV Camera Angle 등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모든 타이니 웁 파일럿들이 부러워할 야옹(Meow) 모드, 어떤 추락에도 다시 비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진=horizonhobby.com


방구석도 이불 밖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위험합니다. 방구석 전용 드론에겐 더 위험한 곳입니다.


방구석 드론에게는 겨울의 냉기를 피해 거실로 이주한 화분의 파리한 이파리도 추락 요소일 뿐입니다.


착지 같은 추락이라면 바로 날아오를 수 있지만 뒤집힌다면 체온으로 달군 안락한 이불 밖으로 드론을 구하러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인덕트릭스 FPV 플러스의 야옹 모드는 버튼 하나로 언제든 다시 날아오를 준비가 가능합니다. 게으름력을 +5 강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윈터 이쓰 커밍


인덕트릭스 FPV 플러스가 다음 세대의 타이니 웁으로서 방구석을 장악하는 데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인덕트릭스만의 새로운 비행 모드는 이미 비행이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습니다.


벌써 FPV 프로의 FC를 추출해 FPV 플러스에 이식하면 좋다는 팁도 소개 되고 있으니까요.


제 아무리 튼튼하게 강화된 프레임도 커진 용량의 배터리를 품고 맹렬하게 달리는 8mm 모터에는 견디기 어렵다는 경험담도 나옵니다.


프로펠러가 쉽게 빠진다는 지적도 여전합니다. 순간접착제로 확 붙여 버려도 좋지만, 인덕트릭스처럼 프로펠러가 빠져 혼자 날아가 버리는 풍경은 여전히 쓸쓸합니다.


인덕트릭스는 오로지 스펙트럼 조종기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horizonhobby.com


스펙트럼 조종기만 가린다는 까탈스런 성격도 변함없습니다.


게다가 중국에서 아무렇지 않게 뽑아내는 근본 없는 저가 드론들에 비하면, 할인 중이라고 해도 139.99불인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타이니 웁이 익숙하지 않은 방구석 비행 입문자에게 인덕트릭스 FPV 플러스는 최적의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겨울은 오고 있습니다. 아렌델 왕국을 스스로 위기로 몰아넣고 스스로 해결한 후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한 엘사 여왕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렛 잇 고" 라고요. 사진=disney-sheet-music.com


그렇습니다. 가도록 내버려 두세요. 지갑에 돈은 그렇게 가는 거예요.


그것이 다가올 겨울을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입니다.

      


WRITER 민연기/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www.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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