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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Dec 12. 2017

드론 조종기 대통합의 시대. 멀티 프로토콜

하나의 조종기로 여러 대의 드론을 조종하는 방법,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간만에 집안 청소를 하다가 손 때 묻은 낯익은 물건이 쏟아집니다.

              

너희들 잘 지냈니?

    

모든 취미가 그렇듯 빠져든 시간이 길면 길수록 관련 상품이 쌓이고 사라집니다.


조그만 상자에 담기던 소박한 드론은 이제 전용 승합차 구입을 고려해야 할 지경에 이릅니다.


모든 인테리어의 시작이 ‘안 쓰는 물건은 과감하게 버린다’라지만 함께 했던 비행의 추억은 함부로 버릴 수 없습니다.

         

살며시 조종기를 잡고 추억에 잠깁니다. 조종기 파지법은 요즘 유행하는 하이브리드입니다.

       

조종기 잡는 방법도 여러 가지라는 거 알고 계신가요?

          

그런데 드론은 날로 작아지는데 조종기 크기는 변함이 없습니다. 작은 드론은 잊혀도 커다란 조종기는 여전히 그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인류가 손이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지 않는 이상 조종기는 항상 이런 모양으로 남아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왜 드론마다 각각 다른 조종기를 가져야만 하는 걸까요?

        

완구형 드론 조차 2.4GHz를 사용한다고 자랑하고 있는데 말이죠.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드론은 같은 조종기로 충분하지만 모양이 거의 비슷한 하더라도, 서로 다른 드론 회사라면 단 한마디도 섞지 않는 고지식함을 보이는 것이 이 드론 조종기입니다.


모두들 2.4GHz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데도 말이죠. 앞으로도 계속 한 회사 제품의 드론만 사랑하기로 했다면 아무 걱정 없습니다.


막 택배 상자에서 뽀얀 자태를 자랑하는 이 드론이 내 인생의 마지막 드론이라면 조종기야 어떻든 아무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드론스타팅은 알고 있습니다. 드론이 부르는 지름은 끝은 쉬 다가오지 않는 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래서 조종기라도 늘리지 않을 방법을 찾기로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멀티 프로토콜 (Multi Protocol) 조종기입니다.





조종기 하나로 모든 드론을 조종할 수는 없는 걸까?


드론은 각각 다른 곳에서 출발한 여러 가지 기술이 한 점에 모여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비행을 제어하는 FC리튬 폴리머 배터리가 그 좋은 예지만, 2.4GHz의 주파수를 사용한 통신도 드론의 발전에서 빼기 아쉬운 이야기입니다.


전파를 이용한다는 점이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RC와 다를 바 없지만, 2.4GHz에 와서는 더 촘촘히 쪼개진 채널들 사이를 자동으로 옮기며 사용하게 됩니다.

      

주파수 간섭으로 드론을 해킹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주파수 호핑(frequency hopping)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아무리 많은 드론이 일제히 비행을 한다 해도 좀처럼 서로 겹치기 어렵게 해줍니다.

 

다른 드론이 비행 중이라도 덩달아 함께 날아도 됩니다. 내 드론은 2.4GHz 대역에서 안 쓰는 자투리 주파수를 쓸 겁니다. 사진=wirelesscommunication.nl

           

예전에는 서로 어떤 주파수를 사용할지 미리 약속을 해야 했지만 이젠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편리한 기술의 신세계에 드론 회사의 욕심이 끼어들게 됩니다.


같은 2.4GHz 주파수를 사용해도 회사 마다 다른 언어(Protocol)을 사용하게 되었죠.


그래서 조종기의 선택은 드론의 선택을 의미합니다.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사용하게 된 이유야 제작사마다 사연이 있겠지만, 각 회사가 사용하는 전파 송신 칩(RF chip)의 차이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민 드론 시마는 Nordic Semiconductor 사의 NRF24L01이란 칩을 사용하지만, 고급 조종기로 유명한 후타바(Futaba)는 Texas Instruments 사의 CC2500 칩을 사용합니다.


    

사용하는 전파 송신 칩에 따라 프로토콜이 달라집니다. 사진=github.com

         

사실 이 전파 송신 칩이란 게 무척 작습니다.

        

아주 잘 봐야 이름이 보일 정도 입니다. 사진=s4.electrodragon.com

            

그럼 조종기가 이 칩들을 모두 가지면 어떨까요? 기왕 다 넣기로 했으니 다양한 프로토콜들도 넣어 봅시다.


몇 개 국어가 능통한 사람도 많은데 드론 조종기라고 여러 대를 조종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조종기에 모든 전파 송신 칩과 프로토콜을 넣어봅시다. 사진=github.com

          

드론의 종류가 계속해서 늘어나자 이렇게 모든 전파 송신 칩을 넣은 조종기 송신기를 직접 만드는 현자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간만의 비행에 3대의 드론과 3대의 조종기를 가져가기보다 5대의 드론과 손에 익은 1개의 조종기를 가져가는 편이 훨씬 즐거운 비행이 될 테니까요.

   

   


       

모든 드론을 위한 조종기로. 멀티 프로토콜 송신기(Multi Protocol TX Module)


어떤 프로토콜을 사용하는지는 드론 선택에 중요한 고민거리입니다. 특히 조종기는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신중히 지갑을 열어야 했죠.

    

종류도 많고 비싼 조종기, 어떻게 골라야 잘 골랐다고 소문이 날까요?

    

그래서인지 전파 송신기를 별도로 가진 조종기가 상당히 인기를 끌었습니다.


RC 시절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터니지(Turnigy) 조종기. 송신 모듈을 별도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사진=hobbyking.com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레이싱 드론 조종기의 기준이 되어버린 타라니스(Taranis) 역시 별도의 송신 모듈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송신기를 별도로 사용하는 조종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앞에 설명한 멀티 프로토콜 송신기를 만들어 볼 수 있었겠지만, 어지간한 금손이 아니고서야 쉽게 도전할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욕구는 시장을 여는 법, 이런 조종기를 위한 멀티 프로토콜 송신기가 등장합니다.


2.4G CC2500 A7105 Flysky Frsky Devo DSM2 Multiprotocol TX Module With Antenna. 사진=www.banggood.com

           

어떤 드론에도 사용할 수 있다 보니 딱히 불러볼 제품의 이름이 궁색해서인지, 특징만 주룩 나열한 제품명을 가진 이 송신기는 앞서 설명한 4개의 RF 칩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의 모든 드론을 가리 않고 조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송신기 모듈이 들어가는 자리에 넣으면 됩니다. 사진=youtube.com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모듈에 달린 다이얼과 버튼을 이용하여 서로 다른 드론이 가진 프로토콜을 선택하면 어떤 드론과도 대화할 수 있습니다.


조종기의 펌웨어를 손보고 약간의 개조를 더하면 조종기에 마련된 버튼과 화면으로 프로토콜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뚜껑이 없어 만들거나 별도의 뚜껑을 사야 합니다.


비행 거리도 아쉬운데 Frsky 프로토콜을 사용하면 240m 정도지만, Hisky 프로토콜을 선택하면 70m 정도 밖에 비행할 수 없습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iRangeX IRX4plus RF multimodule도 있습니다. 사진=www.banggood.com

            

최근 출시된 이 멀티 프로토콜 송신기는 케이스와 함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위한 USB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31가지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Multiprotocol TX Module For Frsky X9D X9D Plus X12S Flysky TH9X 9XR PRO Transmitter. 사진=banggood.com

          

집안에 따로 따로 굴러다니는 완구형 드론들을 하나의 조종기로 조종해 보자고, 완구형 드론에 맞먹는 가격의 멀티 프로토콜 송신기를 구입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이렇게 가벼운 송신기도 있습니다.


비록 Cheerson이나 Syma, Wltoys, Eachine의 드론 밖에 조종이 되지 않고, 100m 정도 밖에 비행할 수 없지만 완구형 드론에게는 충분한 거리 아닐까요?

          

Walkera 사의 Devo 조종기를 위한 송신기도 있습니다. 사진=www.banggood.com

         

멀티 프로토콜 송신기는 타라니스 같이 송신기를 교체할 수 있는 조종기만 누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웰케라 사의 데보(Devo) 조종기를 위한 제품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종기는 송신기를 위해 미리 준비한 자리가 없습니다. 뭐가 들어있는지 알기 어려운 조종기의 내부를 열어볼 담력이 필요합니다.

           

납땜 정도는 할 수 있는 내공도 필요합니다. 그래도 멀티 프로토콜 송신기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에 비하면 간편합니다. 사진=www.banggood.com

        

멀티 프로토콜 송신기는 서랍에 잠들고 있는 잊혀가는 완구형 드론의 부활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본격적으로 드론에 입문하여 호기롭게 드론을 구입한 사람도 완구형에서 느껴 본적 없는 드론의 무서운 프로펠러 소리에 기가 죽기 마련입니다.


본격적인 조종기의 묘한 감각은 더욱 우리를 주눅 들게 만듭니다.


멀티 프로토콜 송신기를 사용해 보세요. 조종기가 익숙해 질 때까지 익숙한 연습용 드론이 비행을 대신해 줄 테니까요.

   

   


       

그냥 다 되는 조종기, 멀티 프로토콜 조종기(Multi Protocol Transmitter)


그러나 송신기니 프로토콜이니 하는 용어들은 방금 미니 드론으로 호버링에 성공한 입문자 앞에 나타난 DJI의 인스파이어 같습니다.

          

인스파이어가 한층 진화한 인스파이어 2, 개봉 리뷰 한 번 보실까요?

       

이렇게 드론은 돈만 있다고 손에 넣을 수 없다는 듯 도도합니다. 조종기 선택조차 아직 판단이 서지 않을 때, 멀티 프로토콜을 지원하는 드론 조종기는 이런 고민을 일소합니다.


도도한 드론의 깊은 속은 천천히 알아가도 늦지 않습니다.

         

후타바의 T18SZ 조종기와 아주 많이 닮은 모양이지만, 멀티 프로토콜로 당당한 점퍼(Jumper) T8SG 조종기입니다. 사진=www.banggood.com

           

고급 조종기로 유명한 후타바의 그것과 이름조차 비슷한 점퍼 T8SG는 멀티 프로토콜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태어난 조종기입니다.


크기는 일반적인 조종기에 비해 작지만 10가지 제어가 가능한 10 채널 조종기입니다.


어쩐지 짝퉁의 외모 때문에 좀처럼 신뢰가 가지 않는다구요? 조종기의 전파 신호의 세기는 드론 비행 거리와 안전에 중요합니다.


하지만 점퍼 T8SG의 송신 전파 출력은 150mW로 일반적인 조종기와 비슷합니다.


물론 비행하는 환경이나 전파가 퍼지는 모양까지 고려해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사양으로 보여주는 스펙은 만족할 만 합니다.

        

메뉴에서 프로토콜을 선택합니다. 사진=www.banggood.com

         

20개의 프로토콜을 지원하지만 오픈 소스인 데비에이션(deviation)을 OS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로토콜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비록 업데이트를 위한 USB 포트를 구경하려면 제품을 분해해야 하는 이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만 말이죠.


배터리가 들어갈 공간이 좁아 크기에 꼭 맞는 배터리를 추가로 구매해야 하지만

          

멋진 케이스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www.banggood.com

         

그리고 안정적으로 조종기를 잡는데 도움이 되는 넥 밴드까지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도 가격은 83불입니다.

        

TBS의 탱고 조종기와 아주 많이 닮은 모양이지만, 멀티 프로토콜로 당당한 iRangeX iRX-IR8M 조종기. 사진=www.banggood.com

       

조종이란 자고로 조이스틱 모양이어야 하는 법입니다. 앞서 설명한 멀티 프로토콜 송신기를 만든 그 회사가 출시한 멀티 프로토콜 조종기입니다.


8채널을 지원하는 이 조종기는 점퍼 T8SG에게 최초의 멀티 프로토콜 조종기라는 타이틀을 놓친 것이 아쉬웠는지, 드론에 장착할 수신기까지 포함하여 80불의 가격으로 발매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2가지 색상으로 출시를 앞둔 iRangeX 멀티 프로토콜 조종기는 255가지 드론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드론을 좀 더 사야겠습니다. 사진=www.banggood.com

    

   


        

드론 조종기의 절대 반지


한 개의 반지가 다른 모든 반지를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소중히 여기는 분들이 많았죠. 사진=www.cine21.com

           

이제 한 개의 조종기가 모든 드론을 조종하는 대통합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물론 멀티 프로토콜도 아직 DJI 드론들 까지 지배하지는 못했지만 말이죠.


DJI는 ML2730DM 칩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토콜은 후타바의 FASST와 호환 된다고도 합니다.


어떤 현자가 DJI 드론도 조종할 방법을 만들기도 하겠지만, DJI 같이 전문적인 촬영 드론까지 멀티 프로토콜 조종기를 사용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기도 합니다.

       

드론과 짝을 이루는 디자인도 중요하거든요. 사진=store.dji.com

            

한 개의 조종기로 여러 드론을 조종한다는 아이디어가 오픈소스로 논의되고 누군가는 상품화까지 했습니다.


지금도 또 다른 아이디어가 인터넷을 통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빠른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그 변화에 동참하는 것도 드론이 가진 즐거움이 아닐까요?


세상은 이런 방법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었으니까요. 드론은 오늘도 진화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WRITER 민연기/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www.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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