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 드론 라인업 피날레, 매빅 에어(Mavic Air)
새로운 제품은 그에 걸맞은 이름이 필요합니다. 모두에게 인정받은 제품은 그 이름에서 브랜드가 시작됩니다.
자동차 소나타라는 이름은 그렇게 수십 년을 이어왔고, 갤럭시는 최고 사양을 가진 스마트폰의 다른 이름이 되었습니다.
드론계에서는 DJI 팬텀이 이미 그렇지만,
브랜드가 새 모습으로 확장 할 때 숫자나 별명을 붙이기도 합니다.
매빅에서 시작해 스파크로 이어진 휴대성은 최근 드론계에 중요한 소구점입니다.
게다가 원래 하늘을 나는 제품이 가지는 '에어'는 공기처럼 가볍지 않습니다.
DJI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매빅이 소소한 개선으로 플래티넘을 달고 나와 실망했다면, 매빅에 '에어'를 단 제품 소식은 추운 겨울 하늘을 뜨겁게 달굴 만큼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24일 뉴욕 DJI는 드디어 '에어'라는 궁극의 버전을 공개합니다.
DJI 신제품은 드론계에서 항상 가장 큰 관심을 끌지만 매빅 에어는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습니다.
매빅을 선택하기엔 어딘지 너무 전문적이고, 스파크를 선택하기에는 셀카 이상의 무엇이 아쉽기 때문입니다.
매빅 에어는 손가락 어느 마디, 모기가 어딜 물었는지 모를 바로 그 자리를 긁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이런 이유입니다.
작습니다. 그리고 다리가 접힙니다. 이것으로 매빅 에어는 매빅이란 이름을 이어 받을 자격을 받았습니다.
이 독특한 구조는 접었을 때 프로펠러를 위와 아래에 둘 수 있어 매빅에서도 호평을 받은 구조입니다.
거기에 하양, 검정, 빨강 3가지 색을 고를 수 있습니다. 다시는 색으로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휴대성이 강화된 것은 드론만이 아닙니다. 조종기도 개선되었습니다. 스파크와 비슷해 보이지만,
조종기 스틱은 가방 안에 함부로 굴리면 안 됩니다. 휘지 않겠다는 스틱의 굳은 의지가 가방 안에서 종종 꺾이기 때문입니다.
매빅 에어의 스틱은 비록 지조는 다소 없어 보이더라도 뿌리째 뽑힙니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스파크에서 사람들이 실망했던 짐벌도 다시 3축으로 돌아왔습니다.
4K 영상은 마트에서 밖에 본 적 없지만 텔레비전만큼은 4K인 분들을 위해 4K 영상도 가볍게 담아줍니다.
매빅 에어는 졸졸 따라오며 촬영하는 기능과 나를 중심으로 회전하는 기능 등 미리 준비된 6가지 촬영 모드를 지원합니다.
특히 충돌 방지 센서는 매빅에서 처음으로 후방까지 적용되었습니다.
21분 비행시간도 드론으로 하늘을 감상하는데 넉넉하고 시속 68.4km 스피드로 즐기는 스포츠 모드도 건재합니다.
물론 이 모든 영상은 DJI 고글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스펙만으로 살펴본 매빅 에어는 접었을 때, 최고 길이가 고작 16.8cm 정도로 뛰어난 휴대성에 3축 짐벌도 챙긴 데다 전에 없던 파노라마 촬영 기능 그리고 후진 충돌 방지 기능까지 더한 라이벌 드론이 없어 보이는 스펙으로 등장했습니다. 그것도 단돈 99만 원으로요.
지난 명절에 시달린 지갑에게 99만 원쯤이야 하고 훅 지르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국제 경제에 힘을 실어주는 일이겠지만, 매빅 에어가 어딘가 스파크와 매빅 사이에 제품 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으니 50만 원과 123만 원 사이의 가격 86만 5천원이 적당해야 하지 않을까요?
택배 가격 5000원쯤을 더한데도 12만 원이나 더 비쌉니다. 이름이 매빅이라서 그런 걸까요?
가격은 확실히 스파크보다 매빅에 가깝습니다. 매빅 에어의 사양을 다시 꼼꼼히 비교해 봐야겠습니다.
거기에 12만 원의 비밀이 숨어 있을 테니까요. 납득할 만한 12만 원을 찾지 못한다면 86만 5천원으로 세일할 때까지 기다릴 겁니다.
비교는 매빅과 매빅 에어와 스파크 순서입니다.
다리를 모두 펼쳐 비행을 할 때는 클수록 좋고 접혔을 때는 작을수록 좋습니다.
다리가 접히지 않는 스파크와 비교하면 미안하니 접히는 다리에서 매빅 에어는 매빅의 혈통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다리를 펼쳤을 때 모터 사이 대각선 길이는 각각 17cm과 21.3cm과 33.5cm입니다.
크기는 중간인 25cm 보다 작습니다. 비행성은 매빅보다 스파크에 가깝습니다.
왜 매빅 에어 짐벌이 0.005도로 정밀하게 개선되었는지 짐작이 가는 부분입니다.
짐벌이 얼마나 정밀하든 우리 관심은 안정적인 화면에 있거든요.
매빅의 0.02도와 스파크의 0.03도보다 4배나 정밀한 짐벌이 사용된 이유가 스파크에 가까운 크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영상을 위함인가 봅니다.
이미 타사 드론과는 비교가 불가한 엄청난 비행 거리를 자랑하는 DJI 드론은 매빅 에어에 와서도 4km라는 저렇게 멀리 날릴 일이 있을까 싶은 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뛰어난 비행 거리를 위해 DJI는 일반적인 드론 조종 주파수인 2.4GHz에 5.8GHz 주파수까지 사용합니다.
하지만 매빅 에어는 메빅이 선보인 혁신적인 통신 시스템인 오큐싱크(OcuSync)를 포기하였습니다.
덕분에 매빅과 비교하면 짧고 스파크 보다는 깁니다. 그 중간인 4.5km 보다는 짧으니 스파크에 가깝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DJI의 통신 기술이 집약된 오큐싱크가 생략된 점은 아쉽습니다.
오큐싱크를 버린 탓인지 영상 지연율도 매빅(160 ~ 170ms)보다 느린 170 ~ 240ms입니다.
스파크(260~300ms) 보다는 훨씬 빠르지만 레이싱 모드를 즐기기에는 위험이 큽니다.
레이싱 모드에서는 충돌 방지 센서가 작동하지 않거든요.
3축 짐벌을 가진 카메라는 매빅과 동일한 30 프레임 4K 해상도를 지원합니다.
스파크가 최대 30 프레임에 1080p 해상도 영상을 촬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카메라는 확실히 스파크보다 뛰어납니다.
매빅 에어는 한발 앞서 1080p에서 120 프레임까지 촬영할 수 있습니다.
매빅이 최대 96 프레임인 것을 생각하면 매빅 에어가 더 뛰어납니다.
멋진 영상을 위한 자동 비행은 스파크가 가진 모드에 스마트 캡처, 시네마틱 모드, 웨이포인트 비행을 추가했습니다.
물론 매빅이 더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동 비행 기능은 스파크와 매빅 가운데 위치합니다.
주로 동영상 촬영에 집중한 DJI가 매빅 에어에서는 HDR(High Dynamic Range)로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을 고루 담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매빅 에어는 보급형 매빅일까요? 아니면 고급형 스파크일까요? 매빅 에어는 스파크의 몸에 매빅의 눈을 가진 드론입니다.
하지만 매빅 에어가 가진 파노라마 촬영과 슬로우 모션 촬영은 매빅 보다 매력적입니다.
여기서 12만 원의 비밀이 밝혀지는 듯합니다.
DJI는 촬영용 레저 드론의 표준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드론은 항상 DJI와 비교 당합니다.
월등한 성능을 자랑하는 DJI 드론에 맞서기 위해 정면 대결보다는 DJI 라인업을 피하는 전략을 선택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제 DJI는 라인업의 마지막 빈자리에 매빅 에어를 세워 최종 수비 라인을 완성했습니다.
이제 곧 DJI 드론이 세상 하늘을 모두 덮을 듯합니다. 저가 드론 시장은 아직 남아 있다고 안심하긴 이릅니다.
DJI의 기술로 라이즈텍 (Ryze Tech)에서 만든 텔로는 저가 드론 시장에서 최고 사양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DJI는 세계 정복을 위한 모든 결전 병기를 완성했습니다.
올해 새로 등장할 드론은 DJI의 막강한 라인업과 상대해야 합니다.
이미 다른 회사는 비교하기 어려운 투자와 혁신적인 기술로 무장한 DJI를 상대할 드론은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때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이 이제 장난감과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듯 어떤 드론이 사랑받게 될지 속단하기는 이릅니다.
강력한 DJI 드론에 맞서 더 강력한 드론을 만나게 될지 모르니까요.
2018년 올해 나타날 드론은 그래서 더 기대됩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