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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Mar 13. 2018

에보(EVO), DJI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매빅과 당당히 대결하는 드론, 아우텔 로보틱스 에보(EVO)

   

요리에 도전하던 드론이 있습니다.

    

조금 무모하지만 주황색 바디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드론입니다. 사진=youtube.com

        

애석하게도 요리는 그렇게 맛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리하던 드론은 멋집니다.


비록 드론 요리 영상을 끝까지 보지 않는다면 DJI에서 다른 색상 제품을 출시했나 싶을 만큼 팬텀과 비슷해 보이는 드론이었지만 기분 탓입니다.


요리하던 드론은 엑스-스타(X-Star)로 미국 드론 회사 아우텔 로보틱스(Autel Robotics)의 작품입니다.


요리하는 드론으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드론은 별로 알리지 못했습니다.

    

아우텔 로보틱스의 엑스-스타 드론입니다. 사진=www.autelrobotics.com

            

하지만 아우텔 로보틱스가 만든 새로운 드론은 다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강렬한 주황색이 눈에 띄는 이 드론은 에보(EVO)입니다.

    

그렇습니다. 에보도 역시나 다리가 접히는 폴딩 드론입니다. 사진=www.autelrobotics.com

          

그냥 봐서는 '또 폴딩 드론이군.' 이라고 판단하고 지나쳐도 좋을 만큼 이제는 완구형 드론도 다리를 접어주니 에보 역시 하나 신기할 게 없어 보입니다.

      

DJI는 강력한 기술로 무장한 신제품으로 계속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니까요.

       

DJI의 신제품 출시 소식은 드론 신기술 소개 의미까지 가지게 될 만큼 드론 시장에서 DJI가 갖는 위용은 감히 따라가기 힘들게 독보적입니다.


그해 가전제품 흐름을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어른이의 가전쇼 CES 2018에서도 DJI는 많은 관심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위기 안에서도 또 다른 드론이 주목을 받았는데 바로 아우텔 로보틱스의 에보입니다.


에보의 무엇이 사람들을 주목하게 만들었을까요? 에보 역시 매빅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듯한 또 하나의 폴딩 드론이 아닐까요?


아우텔 로보틱스조차 자세한 성능을 비밀로 한 이 새로운 드론 에보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또 하나의 폴딩 드론 에보 (EVO)


매빅의 다리가 앞다리는 옆으로 뒷다리는 위에서 아래로 접힌다면 에보는 모두 옆으로 접힙니다.

     

그래서 뒷다리가 앞다리 보다 아래에 있습니다. 사진=www.autelrobotics.com

          

DJI가 특허라도 가지고 있는지 접히는 다리를 가진 드론들은 거의 모두 매빅과는 다른 형식으로 접힙니다.

      

고프로의 카르마는 모두 뒤로 접히고 GDU는 독특하게 미꿀어져 들어가 숨습니다.

            

한때 Walkera도 DJI를 상대할 폴딩 드론을 공개했었죠.

    

에보 역시 나는 DJI와 다르다는 자존심 때문인지 매빅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펴지고 접히는 느낌이 흔들림 없이 견고합니다.


전체적인 만듦새도 엉성한 부분 없이 견고합니다.


센서가 달린 하부는 열을 쉽게 식힐 수 있는 금속제 히트 싱크(Heat Sink) 구조이고 4,300mAh 고용량 배터리까지 더하면 680g 정도의 무게입니다.


제법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매빅보다는 약간 가벼운 정도입니다.


4,300mAh라는 대용량 배터리를 사용하는 만큼 비행시간은 30분입니다.

        

매빅처럼 접히는 프로펠러는 누르면서 돌리면 쉽게 빠집니다. 같은 방법으로 쉽게 장착할 수 있습니다. 사진=www.autelrobotics.com

         

프로펠러와 모터의 조합으로 만들어 지는 최고 비행 속도는 시속 70.8km입니다.


매빅과 비슷한 크기와 구조로 유사한 비행 성능이 기대됩니다.


실제 비행케이지 안에서 진행한 시험 비행은 가벼운 움직임에 안정적인 호버링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속 70km가 넘는 맹렬한 속도에도 멘탈을 안정시킬 센서는 앞, 아래 그리고 매빅과 다르게 뒤에도 있습니다.

          

전방에 2개의 충돌방지 비전 센서 역시 매빅과 닮아 있습니다.


하지만 후진 때 발생할 수 있는 충돌 방지를 위해 IR 센서를 적용했습니다.


매빅은 후방 센서를 가지고 있지 않고 신제품인 매빅 에어만 가지고 있죠.

     

센서를 이용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장애물을 발견하면 서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비켜 갑니다. 덕분에 끊어지지 않는 영상을 얻을 수 있죠. 사진=www.autelrobotics.com

        

기체 바닥은 고도 파악을 위한 초음파 센서와 2개의 스테레오 카메라(VIO, Visual Inertial Odometry)가 있습니다.

     

이 카메라는 안정적인 호버링은 물론 3차원 모델로 만들어 줍니다. 사진=www.autelrobotics.com

        

3차원 모델링은 여러 가지로 응용할 수 있습니다. 거리를 컴퓨터로 측량하거나 오랜 건물을 관리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3D 프린터와 함께 사용한다면 멋진 모형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www.kickstarter.com

       

이제 센서와 GPS의 힘으로 말뚝 호버링 쯤이야 우스운 드론들의 필수인 촬영 카메라도

       

에보는 3축 짐벌을 사용해 안정적인 4K 영상 촬영이 가능합니다. 사진=www.autelrobotics.com

          

우리 집 텔레비전이 4K 해상도를 따라오지 못해 문제지 4K 영상도 드론에겐 특별하지 않습니다.


이젠 저가 액션 카메라에서도 흔한 해상도니까요. 하지만 에보는 4K 화질에 그치지 않고 60프레임 영상을 담습니다.


사실 30프레임도 영상을 즐기기엔 충분합니다. 30프레임과 60프레임 영상을 나란히 비교해 보지 않는 이상 30프레임도 딱히 이상해 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60프레임 따위 부럽지 않지만 왠지 져버린 느낌이 드는 건 60프레임으로 찍은 영상은 2배로 천천히 재생해도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에보는 60프레임으로 고해상도 슬로우 모션 촬영이 가능합니다. 천천히 찍는 것만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에보의 타임 랩스 촬영(Time Lapse)은 30분의 비행시간을 짧게 압축해 영상으로 담아낼 수 있습니다.

     

고장에도 쉽게 교체가 가능한 점도 눈에 띕니다. 에보의 짐벌과 카메라는 모듈로 되어 있습니다. 사진=www.autelrobotics.com

         

쾌적한 촬영을 위한 다양한 지능형 비행 모드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촬영 중심을 기준으로 회전하며 촬영하고(Orbit), 정해진 위치를 GPS 정보에 따라 비행하고(GPS Follow), 사물을 따라오는(Dynamic Track) 등 다양합니다.


이런 다양한 명령을 소화하는 조종기는 휴대를 위해 손잡이가 드론처럼 접히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특이하게 3.3 인치 OLED 화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www.autelrobotics.com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OLED는 낮은 전압에도 밝은 화면을 가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화면 덕분에 스마트폰 없이도 비행 정보와 실시간 비행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드론 가진 사람 중에 스마트폰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은 이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720p의 영상은 스마트폰을 통해 보는 것 보다 레이턴시(Laterncy)가 적습니다.


겨울 비행 같이 갑작스럽게 스마트폰 배터리가 떨어지는 난감한 경우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매빅처럼 2개의 화면을 동시에 사용해도 좋습니다.

        

주파수 2개를 사용한 송수신 시스템으로 7km 밖에서도 조종할 수 있습니다. DJI 매빅의 넘사벽 같던 비행거리와 동일합니다.

    

    


        

DJI와의 정면 승부


어떤 드론이든 엄마 친구 아들 같은 DJI의 드론들과 비교당하지 않을 수 없으니 눈물을 머금고 하나하나 비교해 볼 차례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에보의 사양은 어딘지 당당합니다. 심지어 더 좋았던 느낌입니다.

   

    

놀랍게도 어떤 항목도 매빅 보다 떨어지지 않습니다. 충돌 방지 센서는 매빅 보다 많고 4K 화질에서 슬로우 모션 촬영이 가능합니다.


지형을 3차원으로 촬영하는 기능도 추가 지출 없는 기본 기능입니다. 해외 언론이 에보를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에보를 만든 이분들. 드론 요리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후, 전교 1등 매빅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았나 봅니다. 사진=www.autelrobotics.com

           

지금까지 등장한 많은 드론은 DJI에 비교 당할 바에야 DJI가 가지지 못한 사양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완전 방수를 준비하거나, 아주 작게 만들거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했습니다.


하지만 에보는 일등만 기억하는 서글픈 드론 시장에 성능을 무기로 등장해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은 DJI의 스펙에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그 승부의 가격이 얼마냐구요? 아우텔 로보틱스 관계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매빅도 선택한 묘하게 세일한 듯한 마법의 가격 999불 전후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DJI의 독주를 막을 것인가


세계 최대 어른이를 위한 장난감 쇼 CES 2018에서 아우텔 로보틱스는 DJI 다음으로 큰 부스에 그들의 야심작 에보를 소개했습니다.

      

제품 부스보다 더 큰 비행케이지 안에서 비행하는 에보는 안정적인 비행 성능과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의 품질을 보여 주었습니다.

             

CES에서 만난 에보의 높은 완성도는 드론을 좋아하는 전 세계 어른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사실 DJI의 뛰어난 제품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새로운 도전자는 반갑습니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권투 영화 록키도 6편에 이르러서야 '이제 그만 좀'이 절로 나왔으니까요.


에보도 걱정이 없지 않습니다. 아우텔 로보틱스의 주력 드론인 엑스-스타는 더 이상 생산을 포기했는지 홈페이지에서도 구입할 수 없습니다.


에보를 주력으로 하려는 의지가 엿보이기도 하지만 아우텔 로보틱스는 작년에 세일즈 팀과 마케팅 팀 인력을 감축했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CEO인 스티브 맥클빈(Steve Mclrvin)마저 회사를 떠났다고 합니다.


아우텔 로보틱스는 쉬는 날 없는 서비스 센터 운영을 자랑하지만 인력 감축은 역시나 서비스 불안을 남깁니다.

    

드론은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드론 회사들은 감축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내사용에서도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에보가 사용하는 듀얼 밴드 주파수는 2.4GHz와 900MHz입니다.


900MHz는 우리나라에서 드론이 사용할 수 없는 주파수 입니다.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한다면 고쳐져야 할 부분입니다.

   

모두 같은 색 꽃만 피는 정원에서는 다른 색 꽃이 더 아름다운 법입니다. 그 꽃이 다른 꽃보다 더 깊은 향기를 가졌다면 더욱 빛납니다. 사진=www.autelrobotics.com

            

요리에 도전하던 드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드론은 이제 요리가 아닌 최고 사양에 도전합니다.


에보(EVO)는 비행의 진화(Evolution of Flight)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매빅을 넘는 사양으로 무장한 에보가 드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강하고 더 뛰어난 드론이 계속 진화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WRITER 민연기/아나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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