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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Mar 27. 2018

최고를 향해 진화하는 레이싱 드론들

독특하고 아름다운 비행을 위해 진화하는 레이싱 드론들

공작새의 아름다운 꼬리는 과학자들을 매료시켰습니다.

          

크고 아름답지만 거추장스러울 것이 분명한 꼬리가 생존에 어떤 도움을 줄지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진=www.pexels.com

          

이 현란한 꼬리는 암컷을 매료시킬 용도로 사용한다고 추측하지만 예쁜 것이 목숨보다 소중한 공작새는 어딘가 요즘의 우리와 닮아 있습니다.


인간도 예쁨 말고 생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비정상적으로 진화시킨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뇌입니다.

   

왜 우리는 가진 에너지의 20%나 소비하는 크고 아름다운 뇌를 가지게 된 걸까요? 사진=commons.wikimedia.org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기에 너무 큰 뇌를 가지게 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뇌섹남, 뇌섹녀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남자만 덕시글 거리는 모임에 여성이 한 명만 참석해도 대화의 퀼리티가 급격히 상승하더라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죠.


공작새와 인간이 이렇게 예쁨을 추구하면서 진화했다면 드론은 어떨까요?

  

4개의 프로펠러를 가진 비행체에서 접히기도 작아지기도 하며 재미지게 진화해 왔습니다.


속도를 추구하는 레이싱 드론의 최신 트렌드는 이 드론으로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레이싱 드론은 속도라는 목표가 명확해서 어떤 모양으로 진화할지 짐작해 볼만 합니다.


하지만 레이싱 드론이 속도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정해진 코스를 빠르게 완주하는 것 뿐 아니라 일정 거리를 직선으로 내달리며 최고 속력을 즐기기도 하고, 나무 사이를 맴돌며 공간의 자유를 즐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 상상의 한계를 넘는 드론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레이싱 드론입니다.

   

   


         

속도의 한계를 도전하는 드론


비행의 기본 원칙은 중력 극복에서 시작합니다. 드론은 프로펠러가 만든 양력으로 중력을 극복합니다.


양력이 중력보다 큰 힘을 가지면 드론 비행의 기본인 호버링(Hovering)이 완성됩니다.


하지만 이 양력은 한 방향으로만 향하기 때문에 드론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양력이 향하는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호버링에 사용하는 양력의 방향을 바꾸면 그 방향으로 전진을 합니다.

         

전진을 위해 각도를 크게 기울일수록 중력을 이기는 힘은 약해지지만 전진하는 속도는 빨라집니다.


그래서 레이싱 드론의 눈인 FPV 카메라는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설치합니다.


그래서 극단적인 속도를 즐기는 레이싱 드론 파일럿의 FPV 카메라 각도는 더욱 하늘을 향합니다.


그런데 여기 극단적인 카메라 각도를 고려한 드론이 있습니다. 에어로봇(Aerobot)입니다.

   

45도 각도로 FPV 카메라를 향하게 할 수 있지만 에어로봇의 핵심은 극단적인 카메라 각도에 있습니다. 사진=aerobot.com.au

   

이 드론은 모든 양력을 전진에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비행할 때 받게 되는 바람의 방향도 다른 드론과 다르게 수직입니다.


그래서 모터가 달린 암(Arm)도 바람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날개를 닮은 모양입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드론의 모습 보다는 로켓에 가깝습니다. 프로펠러의 위치도 다릅니다.


위에서 바라보면 X 형태가 되는 일반적인 구조가 아니라 + 모양입니다.

   

로켓 모양의 몸체 안쪽으로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사진=www.youtube.com

   

극단적인 각도로 전진하는 만큼 이 에어로봇의 방향 전환에는 요우(Yaw, 위에서 바라보는 드론의 회전) 보다는 롤(Roll, 정면에서 바라보는 드론의 회전)이 더 중요합니다.


요우와 롤을 함께 조종하는 뱅크드 턴(Banked Turn)이 아닌 롤 회전이 중심인 극단적인 뱅크드 턴을 해야 합니다.


이 드론은 양력을 대부분 전진에 사용하기 때문에 자칫 땅으로 떨어져 버릴 듯합니다.


그나저나 이 무서운 속도를 감당할 만큼 넓은 비행공간이 우리나라에 있을지 모르겠네요.

  

   


    

최고의 레이싱 머신에서 최고의 프리스타일 머신으로


트렌드에 한 획을 긋는 레이싱 드론이 있습니다.


위에서 바라보면 다리가 앞보다는 옆으로 긴 H형 드론이 표준이던 때에 속도를 위해 옆보다는 앞뒤가 더 긴 스트레치 형과 정사각형의 모서리에 모터가 달리는 정X형 레이싱 드론이 그랬습니다.

      

그리고 모터를 고정하는 다리를 수직으로 바꿔 바람의 저항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구조를 가진 카레아레아(Karearea)의 탈론(Talon)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습니다.

   

모든 드론이 수평 구조를 가질 때 탈론의 획기적인 디자인은 수많은 호평과 함께 짝퉁도 탄생시켰습니다.


그런데 최고의 레이싱 머신을 만들던 카레아레아는 지금까지 자신의 디자인과는 정반대인 구조의 드론을 탄생시킵니다. 케아(KEA) 입니다.

   

탈론이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 하는데 반해 케아(KEA)는 극대화 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사진=www.kareareadrone.com

   

모터와 모터 사이에 자리한 독특한 날개는 빠른 속도로 전진하면 전진할수록 방해가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하늘에서 땅으로 하강할 때도 방해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에서는 프로펠러가 양력을 잃고 자유낙하 하는 동안의 자유를 즐기는 프리스타일 비행에서 중요한 체공 시간을 극단적으로 늘이는 효과가 따라옵니다.


프리스타일 비행의 자유 시간은 양력을 잃고 관성으로 떠오른 후부터 지면과 충돌하기 전 다시 양력을 얻는 그 사이 시간입니다. 사진=blog.naver.com/smoke2000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피사의 사탑 실험에서도 증명되었 듯이 드론이 무겁건 가볍건 떨어지는 속도는 동일합니다.


떨어지는 속도에 영향을 주는 것은 공기와의 저항입니다. 이 저항을 극대화 하면 다른 드론은 얻지 못하는 극단적인 체공시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체공시간이 길어질수록 공간을 느끼는 자유도 그만큼 길어집니다.

   

날개를 바(Bar)로 바꾸면 탈론의 그것처럼 공기 저항을 줄이는 구조가 됩니다. 다시 속도를 위한 레이싱 머신으로 변신합니다. 사진=www.kareareadrone.com

       

케아는 체공시간을 길게 만드는 날개 외에도 탈론처럼 꼼꼼한 구조를 여전히 자랑합니다.


항공기 등급의 알루미늄 부품, 충돌에도 카메라를 보호하는 구조, 최적의 무게 중심을 위해 배터리를 고정하는 위치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영상 촬영을 위한 카메라 마운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진=www.kareareadrone.com

   

면적이 넓어진 만큼 수직으로 떨어지면 날개가 부러져 버리지 않을까 염려되지만 체공 시간이 길어진 만큼 피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공기저항을 줄인 수직 구조에서 그치지 않고 정반대 구조로 진화한 케아의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어떤 환경에도 당당한 레이싱 드론


하늘을 나는 모든 것은 언젠가 땅으로 내려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빠르거나 어딘가에 부딪쳐 생각지도 않게 빨리 내려올 때가 문제죠.


속도에 모든 것을 건 레이싱 드론은 이런 거침없는 착륙이 잦습니다. 거침없는 착륙은 추락의 슬픔을 그리고 훅 들어오는 수리비의 부담으로 우리의 눈을 촉촉이 적십니다.


그래서 모든 레이싱 드론이 단단함을 자신의 미덕 중 하나로 자랑하지만 어떤 구조도 미친 듯한 속도 앞에서는 산산히 부서집니다.


부서지지 않는 레이싱 드론은 모든 드론의 꿈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꿈에 가까운 드론이 있습니다. 님버스195 (Nimbus195)입니다.


프레임과 카본 커버가 일체형인 님버스195의 구형 구조는 어떤 방향의 충격에도 힘을 분산시킵니다. 사진=aerodyne-rc.com

          

원형은 충격의 강합니다. 일회용 부탄가스통의 바닥이 원형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충격에 강한 것뿐만 아닙니다. 구형 구조는 또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형상보다 공기 저항에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구형 구조인 님버스195에게 시속 200km는 가뿐합니다. 님버스의 장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비든 눈이든 어떤 날씨에도 내부의 섬세한 전자 부품을 보호합니다. 님버스195가 자랑하는 방수방진(IP54) 등급은 최신 스마트폰이 자랑하는 방수 성능과 동일합니다.

    

대신 작은 공간에 섬세한 레이싱 드론을 집약해야 하기 때문에 한 만듦한다는 사람에게도 만만치 않은 도전입니다. 사진=aerodyne-rc.com

         

내부에 빽빽하게 부품이 들어가지만 물 한 방울 바람 한 조각 통과하지 않은 철저한 밀봉한 구조는 따끈따끈하게 열을 받는 내부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밟고 지나가도 아무렇지도 않은 튼튼함은 다른 드론은 흉내조차 내기 어렵습니다.


거기에 구형 구조 덕에 얻은 귀여움은 덤입니다.

  

   


   

아름다운 비행을 위한 아름다운 드론


공작새는 생존을 위한 거대한 날개와 날카로운 부리 대신 예쁨을 위한 꼬리깃을 선택했습니다.


레이싱 드론 중에서도 속도와 강함보다 예쁨을 선택한 드론들이 있습니다.


공기 역학적인 모양의 캐노피를 가진 드론들인데 캐노피가 추가된 만큼 바람의 저항을 줄일 수 있지만 그만큼의 무게가 더해집니다.


속도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극한의 다이어트도 마다 않는 레이싱 드론에게는 그다지 달갑지 않습니다.


가벼운 캐노피도 완벽한 해법은 아닙니다. 그만큼 충격에 약할테니까요.

   

그래서 님버스195처럼 외골격 구조 캐노피에 부품을 조립해서 카본을 덜 사용하는 드론도 있습니다. 그래도 늘어나는 무게는 피하기 힘듭니다. 사진=fpv-flightclub.com

   

드론에게 예쁨은 캐노피 없이는 얻지 못하는 것일까요? 여기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은 레이싱 드론이 있습니다. 


카본 호넷(Carbon Honet) 입니다.

   

이름처럼 카본으로만 만들어 집니다. 하지만 유려한 곡선의 카본은 남다른 우아함을 뽐냅니다. 사진=revaerial.com

   

카본 호넷은 위아래 2장의 카본 판 사이에 부품을 배치하는 구조입니다. 덕분에 외골격 구조와 카본 프레임 구조의 특징을 모두 가집니다.


가장 무거운 부품인 배터리는 아랫부분에 위치합니다. 이 샌드위치 모양의 독특한 구조에서는 뒤쪽 모터가 앞쪽 모터 보다 위에 위치하는데 이는 전진할 때 앞쪽 프로펠러가 만드는 난기류의 영향을 적게 받기 위함입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진동 없는 우아한 비행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충격에 카본 층이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접착제로 보강하고는 하는데, 카본 호넷은 노란색으로 보강했습니다. 덕분에 유려한 디자인이 살아납니다. 사진=revaerial.com

    

그러나 예쁨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 성능을 위해 어떤 기괴한 모양도 마다하지 않는 레이싱 드론들 사이에서 호넷은 무섭게 빠르지도 어떤 충격에도 무던한 강인함은 떨어집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예쁘니까요.

   

   


       

최고를 향한 끝없는 진화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걸까요?


사람은 아마도 스마트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순정만화 같이 큰 눈과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는 근육질의 엉덩이, 그리고 도무지 얻어지지 않는 육체의 섹시함을 대신할 섹시한 뇌 주름을 위해 더 큰 머리를 가지도록 진화하겠죠?


그렇다면 드론은 어떻게 진화할까요?


프로펠러가 사라지고 더 효율적인 추진 기관으로 바뀔까요? 사진=www.red-dot.sg

   

셀 수 없이 많은 데이터가 모여 인공지능을 만드는 시대인 오늘. 인공지능은 미래의 드론을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드론이 비행할 때 발생하는 스트레스 정보를 바탕으로 설계한 최적의 드론입니다. 어딘지 날다람쥐를 연상시킵니다. 사진=www.ted.com

    

레이싱 드론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합니다. 잠깐 다른 취미에 한눈팔다가 두어 달 후에 돌아오면 전혀 다른 드론들이 하늘을 차지합니다.


애지중지하던 내 기체는 어느덧 한물간 나팔바지 같은 모양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레이싱 드론은 제품 개발에 긴 시간이 필요한 대기업보다 새로운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하는 작은 기업들이 유리합니다.


이 작은 기업들은 새로운 기능과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끝없이 새로운 드론을 소개합니다.

   

드론계의 공룡기업 DJI도 레이싱 드론에 도전했지만 파일럿들의 반응은 아직 열광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멋진 비행을 위해 진화를 거듭하는 레이싱 드론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고 있나봅니다.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아름다운 비행으로 어떤 새로운 드론이 우리를 즐겁게 해 줄지 기다려집니다.


새로운 드론에 대한 누구도 가지지 못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도전해 보세요.


그리고 더 진화한 비행을 위한 새로운 드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어 보세요.


비행에 대한 꿈을 새로운 드론 아이디어와 함께 이룰 수 있으니까요.


아직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구요? 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지갑은 언제나 새로운 하늘을 누빌 새 드론을 위해 지출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WRITER 민연기/아나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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