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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Jul 12. 2018

바다의 무법자와 맞서는 드론

호주 해안의 안전을 책임지는 리틀 리퍼 라이프세이버

,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JUL 2018

   

2015년 어느 날, 맥쿼리 사전을 출간한 전문 출판인 케빈 웰던(Kevin Weldon)은 호주 웨스트팩 은행의 CEO 브라이언 하처(Brian Hartzer)의 사무실을 찾았다. 전문 출판인과 호주를 대표하는 은행의 최고 경영자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은 무엇 때문에 이런 자리를 마련했을까?

  

사진=commons.wikimeia.org

    

   


      

바다의 무법자를 막을 아이디어


웰던에게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호주 해안가에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상어와 관련된 것이었다. 그가 상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54년, 퀸즐랜드 버레이 헤드(Burleigh Head)에서 절친한 친구를 상어에게 잃었기 때문이다. 웰던은 이 비극을 계기로 1971년, 국제구명연맹(International Life Saving Federation)을 설립해 자선사업가로 탈바꿈했다. 그는 호주 해변의 무법자 상어를 수색하고 비극을 막기 위해 드론(UAV)을 띄우길 바랐다. 그가 꿈꾸던 아이디어는 호주를 대표해 보이저호(Voyager)에 몸을 실은 우주비행사 폴 스컬리(Paul Scully-Power) 박사와 만나 리틀 리퍼 라이프세이버(Little Ripper Lifesaver)라는 단체가 되었다.

  

사진=hype.ru

    

리틀 리퍼 라이프세이버의 후원자를 찾던 웰던은 42년 동안 구조 헬기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는 웨스트팩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는 웨스트팩의 최고 경영 책임자인 하처를 찾아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Katrina)에 맞서 뉴올리언스(New Orleans) 시민 5000명을 구한 베이퍼 55(Vapor 55)의 이야기를 들려줬고, 여기에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상어를 포착해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킬 장거리 드론을 소개했다.

   

사진=terramax.org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7년, 웨스트팩 창립 20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하처는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우리는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호주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우리는 상어 감시 드론에 투자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리틀 리퍼 세이버의 기술이 큰 도움이 될 것을 믿고 있고, 부디 더 많은 생명을 구해달라.”

   

사진=www.afr.com

       

         


       

스스로 찾고 분석하는 드론


웨스트팩의 후원을 얻은 웰던과 폴 박사는 영감을 얻었던 베이퍼 55를 기반으로 상어 감지에 활용할 드론 개발에 착수했다. 리틀 리퍼의 드론은 호주 UAV Vision이 개발한 고성능 짐벌과 카메라를 장착해, 실시간으로 고화질 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군용 등급인 베이퍼 55의 성능을 십분 발휘해, 150분 동안 비행하며 최대 100km에 달하는 지역을 감시할 수 있다.

   

사진=thelittleripper.com.au

     

상어로부터 많은 목숨을 구할 이 드론 제작에는 시드니 과학기술대학교(UTS, University of Technology Sydeny)도 함께 했다. UTS의 소프트웨어 전문가 나빈 샤르마(Nabin Sharma) 박사는 리틀 리퍼 드론이 똑똑한 두뇌를 지닐 수 있게 도왔다. 그가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 샤크 스포터(Shark Spotter)는 드론이 공중에서 상어와 드론 해양 생물을 구분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그는 드론이 촬영한 이미지를 데이터 베이스와 실시간 대조하는 이 프로그램이 90%에 육박하는 정확도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사진=twitter.com

    

나빈 샤르마 박사는 한 인터뷰에서 리틀 리퍼의 드론은 상어, 고래, 서퍼, 보트 등 총 16가지 객체를 실시간으로 식별할 수 있으며, 적외선 기술을 사용해 야간에도 탐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분석된 데이터를 주변 해안에서 활동 중인 사람들에게 바로 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sciencenode.org

   

   


      

호주 해변의 라이프 가드, ‘리틀 리퍼 드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State of New South Wales)는 그동안 해변에 출몰하는 상어 문제로 많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이때 등장한 리틀 리퍼 드론은 주 정부에게 있어서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총리는 2016년 상어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상어 감시를 비롯해 해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고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리틀 리퍼 드론이 그의 이목을 끌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진=laguna-akul.ru

        

그해 12월 베어드 총리가 이끄는 뉴사우스웨일스 주는 리틀 리퍼 상어의 상어 감시 드론에 대해 총 43만 달러(약 3억 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모두가 안전한 호주 해변을 만들겠다는 웰던의 꿈이 현실로 한 걸음 더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리틀 리퍼 라이프세이버는 상어 감시에서 더 나아가 구명용 포트 개발과 드론 파일럿 양성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해양 사고를 당한 두 어린 생명을 구하는 쾌거를 이뤘다.

  

사진=thelittleripper.com.au

        

                         


       

상어와 인간, 모두가 평화로운 바다


유명한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죠스 시리즈를 기억하는가? 짙푸른 바다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영화 속 백상아리라는 존재는 공포 그 자체일 것이고, 우리에게 바다라는 아직 미개척 분야를 더욱 멀게 하는 두려움의 존재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상어가 생각보다 공격적인 생물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상어의 공격은 사람을 물개 같은 먹이로 오해한 사고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평균 3~4m에 달하는 거대한 동물이 실수로 벌인 입질에도 연약한 우리는 치명상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해외 유명 해변에서는 상어 출몰로 해변 전체를 폐쇄하는 일이 빈번하다. 최근 우리나라 근해에서도 대형 상어가 목격되면서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www.pinterest.co.kr

    

여름과 바다라는 카테고리는 우리에게 휴가와 휴식이라는 하나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한다. 그리고 7월, 정말 핫한 여름이다. 파란 바다를 향해 떠날 시간이다. 하지만, 바다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로망과 휴식을 주는 잔잔함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여러 안전장치가 동반되어야 하며, 혹시라도 있을 피해와 사고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이제 인공지능을 탑재한 드론이 활약하고 있다면, 당신이 떠나는 바다여행이 더욱 즐거워지지 않을까? 호주 웨스트팩 리틀 리퍼 라이프세이버가 보여준 모습은 앞으로 바다의 또 다른 얼굴, 안전과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이고, 드론과 우리의 일상을 더욱 가깝게 만드는 또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해 줄 것이다. 리틀 리퍼 라이프세이버의 바람과 희망 섞인 행보는 곧 전 세계로 퍼질 테니까.

    

사진=thelittleripper.com.au

                             

             


WRITER 아나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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