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드론산업의 미래 지형
러시아 드론산업의 현재와 미래
글,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JUL 2018
작은 규모, 밝은 전망
전 세계적으로 민간용 드론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아마존이 택배용 드론을 소개해 화제를 모았고, 2016년에는 드론의 상업적 이용에 관한 법이 제정됐다. 일반 소비자와 상업적 용도로 활용되는 드론이 2010년대에 들어와 주목받기 시작했다면, 군사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드론은 20세기부터 꾸준하게 개발, 생산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나타나는 전반적인 경향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서도 민간용 드론 시장의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다. 러시아 국내 전문가와 지역 매스미디어에 의한 단편적인 평가정보에 따르면 현재 약 5만 개의 드론이 시중에서 유통,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6년 러시아 드론산업의 총 규모는 1억 4700만 달러 수준으로, 2020년에는 2억 24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2016년 대비 52.4% 성장을 의미한다.
러시아의 정식 명칭은 러시아 연방(Russian Federation)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국토를 가진 나라이며, 지구 육지 면적의 7분의 1을 차지한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의 생산량과 매장량이 세계 최대 수준으로 풍부한 자원과 다양한 개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국토가 넓어 한 국가 안에서도 11시간까지 시차가 생기는 광대한 러시아에서 드론이 품고 있는 시장 잠재력은 어느 정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규모는 작다. 그러나 전망은 밝다.
러시아 드론산업을 주도하는 90%, 군사용 드론
러시아 드론산업은 민간용보다 군사용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큰 규모를 차지한다. 군사용 무인항공기시스템(UAS; Unmanned aerial system)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드론은 현재 지도제작(맵핑), 가스, 석유 파이프라인 시설, 도로 등에 대한 항공감독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를 비롯한 가즈프롬, 루코일, 트랜스네프트 등의 석유회사들이 파이프라인과 같은 설비와 그 밖의 인프라에 대한 항공컨트롤을 위해 드론을 사용하고 있으며, 민영 의료회사인 인비트로(Invitro)와 러시아 우체국 역시 다양한 목적으로 드론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민간 UAS는 전체 판매 10%에 불과하며, 그 비중은 일반 소비자용 70%, 상업용 30%이다. 농업용으로 사용되는 드론은 5% 정도에 불과하다. 군사용 드론은 상당수 러시아 기업이 생산, 유통에 참여하고 있지만 민간 상업용 드론산업에서는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러시아 민간용 드론시장은 중국산과 같은 외국 수입품에 의한 점유율이 높게 나타나는 편인데, 이는 군사 분야 발전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충분한 재정적 지원과, 수익성 높은 군사용 드론에 대한 기업의 높은 선호도에 기인한다.
그런 한편 군사용 드론 분야에서 러시아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이스라엘과 같은 외국 기업에 비해서는 질적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태이다.
발전과 진화를 거듭하는 군사용 소형 드론에 대해 알아보자.
시장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
현재 러시아 드론 시장의 구성 비율은 드론 시스템과 구성품의 생산 및 판매 29%, 수입드론과 그 부속품의 판매 41%, 관련된 부수 서비스 제공이 30%를 차지하고 있다. 활동하는 제조업체 대부분은 업계 경력이 적은 신규 업체로 절반 이상(60%)이 3년 이하, 15%는 1년 이하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8년 이상 숙련된 경험을 보유한 회사는 10%에 불과하고, 50% 가량의 회사가 5명 이하 직원을 보유한 초소형 비즈니스로, 항공촬영사진 서비스 제공 및 드론을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드론 제조업체가 올리는 수익 또한 상당히 낮은 편이다. 2014년 기준 100만 루블 이하의 낮은 수익을 기록했으며, 6% 생산업체들만이 5000만 루블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러시아와 세계 UAS 시장 현황 (단위: 달러)
해외업체와 견주면 이들의 경쟁력이 낮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경쟁국에 비해 드론 규제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민간용 드론 분야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예로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금지한 300km 초과비행이 러시아에서는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드론 비행에 대한 러시아 주 정부의 규제는 약한 편으로, 러시아 연방 항공법에 따르면 최고 중량 30kg을 초과하지 않는 민간용 드론를 포함한 무인항공기시스템과 그 외 부속품들은 필수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
또 소형 민간용 드론에는 주 정부 규제가 면제된다. 또한 러시아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AeroNet' 로드맵에 드론 시장이 포함된 것도 드론 시장의 기운을 북돋고 있어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 드론기업과 유통 방식
러시아 민간용 드론 시장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 공급업체로는 중국 기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그 뒤를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 기업이 지분을 분할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는 2011년 설립된 강소기업 ‘바이로봇(Byrobot)’이 가장 큰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바이로봇의 엔터테인먼트용 드론 제품들은 중국산에 비해 좋은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강점을 내세워 러시아 시장에서 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맞춤형 무인 비행기 상위 5 개 업체에 진출했다.
러시아 군사용 드론 분야에서는 이스라엘의 ‘IAI’사가 가장 앞서고 있는데, 2개의 IAI 정찰용 드론(Birdeye400, Searcher MK2)에 대한 라이선스를 구매해 예카테린부르크에 위치한 'Ural Civil Aircraft Maker'에서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와 IAI의 협력 비즈니스는 1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에서 드론은 인터넷 상점과 같은 온라인 판매망을 통해 많이 보급되고 있다. 'Drone Expo Show'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드론 판매량의 60%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졌고 이는 계속해서 증가 중이다. 프리미엄 라인의 드론들이 온라인 판매의 52%를 차지했다.
온라인 마켓에서는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가격정보를 직접 공시하지 않고 상품문의가 오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Geoscan’과 같이 규모가 큰 러시아 국내 생산업체들은 딜러를 이용해 마케팅 하고 있지만, ‘Aerob’ 등 스타트업 기업들은 상품문의 시 가격정보를 제공한다. ‘DJI’, ‘SYMA’, ‘Byrobot’ 등 중국과 한국 드론업체들은 웹사이트에 직접 가격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러시아 현지 유통회사를 통한 상품판매로 러시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넘어야 할 과제, 풀어야 할 문제
러시아 드론산업의 발달은 초기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문제점들은 아직 존재한다. 무엇보다 먼저 지적되는 사항으로는 우선 민간용, 특히 상업용 드론에 대한 뚜렷한 규제를 들 수 있다.
또한 민간 기업체•일반 개인 소비자에게 다량의 드론을 동시 공급할 수 있는 현대화된 생산설비도 미처 갖추지 못한 상태다. 최근 몇 해 동안 유망한 러시아 스타트업 기업들이 많이 출현했지만, 대부분의 생산품은 아직 개발과 시제품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관련 경험이 부족한 소규모 스타트업들은 초기단계의 소규모 주문제작에 매달리고 있고, 대량생산에 필요한 인프라는 갖추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이처럼 러시아 드론산업 현장에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고 풀어야 할 문제점도 적지 않다.
그러나 더 많은 가능성을 지닌 것은 성장에 대한 전망이다. 전 세계 드론 시장에서 러시아 드론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2%에 불과한 상태로 매우 낮은 비중이지만,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청색 신호등을 준비하고 있다.
WRITER 아나드론
대한민국 최초 드론 전문 매거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