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의 대항마, 2축 짐벌을 탑재한 C-Fly Dream
좋은 드론과 나쁜 드론을 구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좋은 드론이라면 모름지기 신경 쓰지 않아도 장애물 따위 알아서 피하고, 질리도록 날려도 배터리는 여전히 빵빵하고 아무렇게나 녹화버튼을 눌러도 작품이 찍히는 그런 드론입니다.
이런 좋은 드론은 또 한 가지 공통적인 기능이 있습니다.
드론의 기능과 가격은 비례합니다. 물론 우리는 기능에 비해 가격이 조금이라 더 낮은 드론을 찾아 직구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내게 꼭 필요한 기능이 있으면 비싸도 싸고, 이런 저런 화려한 기능들로 장식해도 쓸 일이 없다면 싸도 비쌉니다.
가격은 상대적이지만 드론의 가격은 이유가 있습니다.
드론이 크거나 영원히 고장 나지 않을 듯한 고성능 BLDC모터를 가지고 있거나 우주와 연결되는 GPS가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났죠.
하지만 뭐든 시간이 지나면 저렴해 집니다. 어느 때부턴가 조금씩 저렴해 지기 시작해서 저가형 드론도 BLDC 모터쯤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고 시각 센서나 초음파 센서도 이제는 흔합니다.
GPS 쯤은 이제 완구형 드론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까지 비싼 드론과 싼드론을 나누는 특징적인 부품이 하나 남았습니다. 이 부품이 있으면 비싸고 없으면 쌉니다.
완구형 드론이 GPS를 달고 고도 유지를 하고 시각 센서로 말뚝 호버링을 시전한데도 짐벌이 없으면 완구 드론의 편견을 깨기 어렵습니다.
셀카 드론을 넘어 서려면 1축 짐벌에 AI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돈 없고 짐벌없는 소소한 비행을 즐기던 어느 날 찾았습니다. 짐벌을 가진 최저가 드론을 말이죠.
사도 좋을까 고민해 볼 오늘의 드론은 C-Fly Dream 드론입니다.
드론이 도달한 하늘의 바람은 지면에 꼭 붙어있는 우리는 알기 힘듭니다.
어떤 돌풍이 드론의 자세를 흔들지 모릅니다. 하늘에서 부는 바람은 카메라에겐 더 치명적입니다.
가까이서 찍는 사진이야 조금 흔들리면 정말 조금 흔들리지만 멀리 떨어진 풍경을 찍는 드론이 흔들리면 찍히는 풍경은 흔들리는 정도로 끝나지 않습니다.
드론을 흔드는 바람만 문제가 아닙니다. 드론은 고정된 프로펠러를 가진 덕에 양력의 방향을 가고 싶은 방향으로 기울여야 합니다.
뒤쪽의 프로펠러를 더 빠르게 돌려 앞으로 기울면 전진을 하는 식이죠.
움직이는 드론에 카메라가 딱 고정되어 있다면 움직일 때마다 카메라가 향하는 방향도 함께 출렁이죠.
이래서야 바람 한 점 없는 평온한 풍경도 고정된 카메라만 가진 드론이 촬영한다면 장마 끝난 여름에 휘몰아 닥치는 태풍을 만난 듯한 영상밖에 얻지 못합니다.
드론이 요동치던 말든 한 곳만 지그시 응시하는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고급진 영상을 담는 고급진 드론이 되죠.
고급진 영상에 짐벌이 꼭 필요한 거야 그렇다 쳐도 가격까지 고급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짐벌을 정밀하게 움직일 모터는 위치를 감지하는 센서가 달린 BLDC 모터가 사용됩니다.
센서도 필요하지만 모터도 부드럽게 움직여야 합니다.
드론의 BLDC 모터처럼 손으로 돌릴 때 자석의 힘이 느껴진다면 카메라에 담긴 영상에도 그 힘이 고스란히 담기죠.
그런 모터가 3축 짐벌은 3개, 2축 짐벌은 2개나 들어갑니다.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수평을 감지하기 위해 별도의 자이로 센서가 필요하고 자이로 센서를 읽고 BLDC를 움직일 컴퓨터도 필요합니다.
지금의 짐벌은 드론이 처음 등장했을 때 보다 많이 저렴해졌습니다.
카메라가 없던 DJI 팬텀의 두 번째 모델도 짐벌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당시 1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 이었으니까요.
C-Fly Dream 드론은 짐벌과 카메라를 가지고 있는데도 20만 원대 가격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딱히 할인한 가격도 아닌듯합니다. 그런데도 저렴한 가격에 이름조차 드림(Dream) 입니다.
이동하거나 바람에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드론의 회전은 앞뒤(Pitch) 아니면 좌우(Roll) 입니다. 이 두 가지만 잡아도 안정적인 영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다른 드론들이 그렇듯 C-Fly Dream의 짐벌도 DJI 드론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심지어 모양도 비슷하니까요. 248g의 가벼운 크기에 비록 다리를 접지는 못하지만 회전하면서 원심력으로 펴지는 폴딩 프로펠러까지 DJI 스파크와 꼭 닮아 있습니다.
포함된 전용 조종기로 800m까지 비행이 가능하지만 언제고 처음 이륙 장소로 돌아옵니다.
이젠 자랑거리도 되지 않지만 GPS와 글로나스 위성 정보를 사용하기 때문이죠. 고도 유지를 위한 기압센서와
짐벌까지 가진 드론이니 졸졸 따라 다니면서 촬영하는 팔로우미(Follow Me)기능이나 지정된 위치를 따라 비행하는 기능(Way Point)도 기본입니다.
비록 비행시간은 15분이지만 DJI 스파크도 16분입니다. 1분정도야 눈감아 줄만 합니다.
C-Fly Dream이 DJI 스파크를 얼마나 따라왔는지 하나하나 사양을 비교해 봐야겠습니다. 물론 최강의 DJI 드론을 상대하긴 쉽지 않겠지만 C-Fly Dream에게는 가격이라는 막강한 기능이 있으니까요.
어딘지 미묘하게 아쉬운 성능이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그저 그런 드론으로 지나치기 힘듭니다.
하지만 정말 아쉬운 점이 하나씩 보이는데, DJI 스파크의 손 모양으로 명령을 내리는 제스처 모드 같은건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사실 DJI 스파크도 전방에만 충돌 방지 센서가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면서 비행하는데 전방에 장애물에 일부러 달려들지 않는 이상 그다지 많이 동작할 듯 보이지도 않으니 넘어 갑시다.
물론 실제 드론의 움직임과 모니터로 보이는 영상은 시간 차이가 있어 드론은 이미 충돌했는데 모니터엔 아직 잘 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겠지만 애초에 가까이 가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게다가 C-Fly Dream의 최고 속도는 DJI 스파크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니까요.
스파크의 2km 라는 어마어마한 비행 거리에 주눅 들어도 전용 조종기로 800m의 거리는 즐기기엔 충분합니다.
그보다 C-Fly Dream에 가장 아쉬운 점은 카메라 입니다. C-Fly Dream의 짐벌은 0~90도까지 움직입니다.
85도까지 움직이는 DJI 스파크보다 뛰어나고 최대 해상도 역시 1080p로 동일하지만
스파크도 30fps가 최선이지만 25fps의 영상은 미묘하게 껄끄럽습니다.
심지어 촬영된 영상은 드론의 진동까지 고스란히 담는 문제도 있습니다. 모터의 진동은 회전운동이 아니라 직선 운동입니다.
아무리 성능 좋은 짐벌을 가지고 있어도 모터 진동을 흡수할 다른 대책이 아쉽습니다.
모든 점에서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C-Fly Dream은 200불대의 가격으로 DJI 스파크를 이만큼이나 따라 왔습니다.
조종기를 제외한 DJI 스파크의 가격이 399불입니다.
물론 C-Fly Dream은 싼 만큼 아쉬운 성능을 보이지만 반대로 싼데도 이만큼의 성능을 보이는데는 다시 한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드론은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제품입니다. 드론이 가지는 기능 하나하나가 긴 연구와 투자라 녹아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열광하는 기술로 시장을 장악하고 생산량이 증가하면 부품을 조달하는데 다른 회사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을 차지합니다.
그렇게 기술 뿐 아니라 가격까지 경쟁력을 가집니다. 기술로 따라잡기 어려워 가격으로 승부를 해보아도 쉽지 않은 싸움이죠.
가격에서 이기면 성능에서 차이가 나거나 성능에 힘을 주면 가격으로 승부하기 어렵습니다.
C-Fly Dream에게 아쉬운 점들도 금방 따라잡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우리가 일본 전자 제품을 통해 배우고 중국이 우리 제품을 통해 배웠듯 말이죠. 중국은 지금까지 어떤 산업 국가 보다 베끼는데 탁월한 뻔뻔함을 보였습니다.
중국의 드론 회사 C-Fly Dream는 중국 회사인 만큼 더 저렴하고 더 성능 좋은 또 다른 C-Fly Dream 드론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DJI를 바짝 쫓다가 DJI를 능가하는 드론을 말입니다.
아 DJI도 중국 회사죠.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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