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진화하는 스카이디오 R1
세상에는 다양한 드론이 있지만 어떤 드론도 코디 관리 받아 명문대 들어간 엄마 친구 아들 같은 이 드론과 비교를 피할 수 없습니다.
DJI도 소형 카메라를 고정하는 짐벌(Gimbal)을 가진 수많은 촬영 드론 중 하나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DJI는 가격에 비해 뛰어난 성능으로 드론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까지 올라섰습니다. 드론에 관한 가장 많은 기술을 보유한 DJI 드론은 다른 드론들에 비해 당연히 가격이 비싸지만
DJI 드론은 어떤 드론보다 멀리 그리고 오래 비행합니다. DJI 드론만의 카메라를 개발하면서 최신 모델인 매빅 2는 줌렌즈와 핫셀블라드 카메라가 장착되었습니다. 사양뿐만 아닙니다. DJI는 쉬운 드론 조종의 표준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촬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이 조종을 보조하거나 촬영과 비행을 분리해서 운용할 수도 있죠.
덕분에 DJI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DJI 드론이 가지고 있지 못한 기능에 아이디어를 집중해야 했습니다.
DJI를 이길 한방을 찾지 못한 다른 드론은 가격으로 밖에는 승부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드론은 DJI 드론 아니면 DJI가 아닌 드론으로 나누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고 DJI가 아닌 드론은 치열한 그들만의 리그에 던져졌습니다. 그런데 2018년 이맘때 조금 묘한 드론이 등장했습니다. DJI 드론이 미처 가지지 못한 기능에 집중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쉬운 기능을 뛰어난 가격으로 자랑하는 드론도 아닙니다.
3D 로보틱스가 드론 사업을 철수하고 재미있는 드론이 등장하지 않던 미국에서 등장한 이 스카이디오 R1은 1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신제품 주기가 빠른 드론 시장에서 한개 모델이 계속해서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DJI 드론을 의식하지 않는 듯 한 스카이디오 R1, 어떤 드론인지 꼼꼼히 살펴봐야 겠습니다.
대부분의 드론이 무게와 원가 때문에 플라스틱을 사용하는데 반해 스카이디오 R1은
5cm 두께의 납작한 모양이지만 프로펠러 가드의 크기는 330mm x 406mm로 상당히 큰 드론입니다. DJI 팬텀과 비슷합니다. 덕분에 무게도 998g으로 거의 1kg에 가깝습니다.
안 접힙니다. 휴대성은 과감히 버렸습니다.
이 프로펠러가 만드는 최대 속도는 시속 40km 입니다. 40km/h의 속도에도 비행의 정밀함을 위해 기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자이로 센서와 중력을 감지해 지면의 방향을 찾은 가속도 센서를 각각 4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높이를 유지를 위해서 1개의 기압센서가 사용됩니다. 물론 GPS도 가지고 있죠.
드론은 센서의 도움을 많이 받을수록 더 세심한 비행이 가능합니다.
별도의 조종기는 없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스카이디오 R1의 비행거리는 91m 입니다. 스마트폰으로 720p에 15fps 화질의 실시간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카이디오 R1도 항공 촬영을 위한 드론입니다. 소니 IMX337 센서를 사용하는 카메라는 4K 화질의 영상은 30fps로, 1080p 영상은 60fps로 담을 수 있습니다. 내장되어 있는 64GB로 4K 영상을 1시간 30분이나 담을 수 있습니다.
어쩐지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다른 드론들에 비해 좋은 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좋은지 나쁜지 스카이디오 R1의 사양이 감이 안 오신다고요? 비슷한 크기의 DJI 팬텀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엄마 친구 아들 앞에 선 여느 드론처럼 스카이디오 R1 역시 DJI 드론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것도 한참을 못 미칩니다. 절반 밖에 안되는 비행시간에 거리는 1km도 안됩니다. 비행 속도도 내세울 게 없는데다 촬영 영상의 프레임도 절반입니다. 짐벌에 들어간 모터도 2개뿐입니다. DJI 드론중에 2축 짐벌은 보급형 드론인 드론인 스파크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500불이나 더 비쌉니다. 조종기도 안주는데요. 한 가지 확실히 더 좋은 점이 있긴합니다. 스카이디오 R1은 12개의 무지향성 카메라에 촬영용 카메라까지 13개나 되는 카메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카메라가 스카이디오 R1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카메라가 많으면 더 많은 장애물을 감지합니다. 당연히 많을수록 좋겠죠.
하지만 스카이디오 R1은 카메라는 장애물 감지하는데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드론을 조종하는 방법과 같습니다. 드론을 날릴 곳을 살피고 촬영하고 싶은 사물이 어떻게 움직일지 동선을 추측합니다. 그리고 화면에 어떻게 담길지 생각하면서 조종하죠. 하지만 스카이디오 R1은 조종을 하는 드론이 아닙니다.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을 촬영할지 정하는 것뿐입니다. 조종은 스카이디오의 몫입니다.
자율 비행에 가까운 스카이디오 R1은 따라가거나 주변을 맴돌거나 제자리에서 사물을 촬영하는 기능 외에
목표보다 앞서 이동하거나 옆으로 이동하면서 촬영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래도 충돌하지 않습니다. 다른 드론의 센서는 장애물 앞에 멈추거나 회피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스카이디오의 13개의 카메라는 주변을 인식하는데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비행할 곳을 이해하는 드론에게 조종기는 처음부터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스카이디오 R1의 진가는 드론의 성능이 아니라 드론을 조종하는 소프트웨어에 있습니다. 계속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이제 스마트폰 대신 애플 워치로 조종이 가능해졌습니다.
물 위에서는 물가를 인식하고 비행하는 특성 때문에 넓은 강이나 호수에서는 비행을 제한하던 문제도 최근 업데이트로 개선되었습니다.
스카이디오 R1은 이렇게 다른 인공지능의 머신러닝이 그렇듯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혼자만 진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카이디오는 이 재미있는 드론을 다른 용도로 시험할 수 있도록
개발한 프로그램이 어떻게 동작할지 모른 체로 비행을 시도하다가 스카이디오 R1의 만만치 않은 가격을 홀랑 날려버릴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시뮬레이터도 있습니다. 스카이디오 R1은 마치 앱이 별로 없던 초기 스마트폰과 닮아있습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품은 하드웨어에 자신의 상상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앱 생태계처럼 말이죠.
신기한 기능을 자랑하는 드론은 수없이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그러나 기능이 신기할수록 그래서 사람들의 이목을 더 많이 끌수록 기대 목표까지 비행하지 못한 드론들은 추락했습니다. 스카이디오 R1은 자율주행 비행이라는 목표에 가장 먼저 도착한 드론입니다.
물론 드론 조종의 즐거움을 인공지능으로 빼앗은 첫 번째 드론으로 역사에 남을지도 모르겠네요.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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