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업데이트 된 베타85x 4k 드론
공원 한복판에서 VR을 하는 사람들을 본적 있나요?
무언가에 몰두한 이들이 즐기는 건 VR게임이 아니라 드론입니다. VR같이 생긴 FPV 고글로 즐기는 레이싱 드론은 VR보다 훨씬 실감납니다.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진짜 하늘이니까요. 하지만 인심 좋게 FPV 고글을 빌려 써볼 기회가 있다면 의외로 실망할지 모릅니다.
레이싱 드론의 FPV 카메라는 아날로그 신호를 선호합니다.
아날로그 영상 신호는 화면 전송에 지연이 없는 대신 선명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멋진 비행을 담을 영상을 위해 별도의 카메라가 필요합니다.
스타일 보다 속도를 위한 1g 체중 감량 중요한 레이싱 드론에게 묵직한 액션 카메라가 부담스럽더라도 말이죠. 그러나 드론은 하나인데 세상을 보는 카메라가 2개나 되는 건 어쩐지 과하게 느끼는 사람을 위해 렌즈 하나로 고화질의 영상과 FPV 비행 영상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카메라가 등장했습니다.
FPV 영상과 고화질 영상을 동시에 처리하는 이 새로운 카메라 덕분에 레이싱 드론이 감당해야 하는 무게는 확연히 줄었습니다.
하지만 소형 FPV 카메라 모듈이 소형 드론과 만나서 타이니 우프가 탄생한 것처럼
이 새로운 카메라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다면 드론이 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최근에야 등장했습니다. 좁은 곳을 헤집는 비행이 특징인 타이니 우프에 출력을 조금만 더 높이면 이 카메라를 넘볼 수 있습니다.
독특한 영상을 고화질로 담는 씨네우프 베타85X HD입니다. 조립 없이 바로 즐길 수 있어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어딘가 아쉽던 이 베타85X HD가 조용히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국내에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씨네우프인 베스파 온나노코 버전의 독특한 영상이 씨네우프의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구하기도 어렵고 직접 만들어 보려 해도
씨네우프의 관심이 고조되던 시기 3S 배터리로 안정적인 출력을 자랑하는 BNF(Bind N Fly, 조종기와 연결하면 바로 비행이 가능한 드론), 베타85X HD가 등장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모터와 모터축의 대각선 거리가 불과 85mm 밖에 되지 않는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작은 드론입니다.
하지만 원래 모터와 모터축 대각선 거리가 200mm나 되는 200급 크기의 레이싱 드론을 위해 만들어진 카메라 였기 때문에 무게를 감당할 충분한 출력이 필요합니다. 베타85X HD는 타이니우프의 브러시모터를 버리고 본격적인 드론에 사용되는 BLDC (1105-6000KV)모터가 적용되었습니다. 이 모터를 위해 3.7V의 전압을 가진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3개를 직렬로 연결한, 그래서 3S 배터리가 사용됩니다.
가장 간편하게 만날 수 있는 씨네우프 베타85X HD도 처음에는 이보다 높은 출력을 가진 4S 배터리용 드론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급격한 움직임을 감당하지 못한 ESC(Electronic Speed Controller, 전자 변속기)가 불타오르면서 4S를 포기합니다. 베타FPV는 이렇게 4S를 씨네우프를 포기하나 했는데 4S로 부활시킬 키트를 소량 시험 출시하더니
CADDX 터틀 V2 카메라의 무게를 감당할 모터는 전압에 대한 회전 속도를 의미하는 6000KV에서 5000KV로 낮췄습니다. 4S 배터리 버전을 새로 살까 고민하는 사이 베타85X HD의 제작사 베타FPV는 생각지도 못한 신제품을 함께 출시합니다.
베타85X HD가 1080p 화질의 영상을 담는 씨네우프라면 베타85X 4K는 이름처럼 4K 화질을 담는 씨네우프입니다.
베타85X 4K는 고화질 영상을 담을 카메라로 CADDX 터틀 V2을 버리고 안경원숭이라는 뜻의 타씨어(Tarsier) 카메라를 선택했습니다. CADDX 타씨어는 FPV영상과 녹화 영상을 위해 각각 다른 렌즈를 사용합니다.
렌즈를 둘로 다시 나누어서야 렌즈 하나가 두 가지 역할을 하는 CADDX 터틀보다 퇴보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렌즈의 무게가 더해지는 만큼 얻는 것도 큽니다. 안정적으로 4K 영상을 담을 수 있는데다 고화질 영상을 다시 FPV영상으로 변환하면서 생기는 시간 지연 현상이 사라집니다.
덕분에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캐노피가 탄생합니다. 덕분에 렌즈도 앞으로 더 많이 이동합니다.
베타85X HD보다 14g 이나 체중이 불었지만 비행 성능은 섬세하게 세팅된 PID와 4S 출력으로 여전히 안정적입니다.
레이싱 드론의 제어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는 씨네우프의 PID는 촬영을 위한 씨네우프 비행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PID를 계산해서 드론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FC (Flight Controller 비행 제어 컴퓨터)는 베타85X HD가 사용하던 F4 프로세서가 적용된 F405 V2 FC가 그대로 적용되었지만
정비를 위해 좁은 전선들 사이로 눈에 힘을 잔뜩 줄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FC와 ESC가 움직이지 않도록 바로 고정해서 연결하던 핀도 전선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충격으로 핀과 함께 FC나 ESC가 돌이킬 수 없는 파손을 막기 위한 개선입니다.
내부 부품은 충격에 유연하게 개선된데 반해
빠른 드론은 견고한 몸체가 중요합니다. 프로펠러의 갑작스런 양력을 FC의 센서가 지체 없이 감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체의 출력이 클수록 카본으로 만든 드론이 선호되는 이유입니다.
촬영용 드론도 마찬가지 입니다. 고출력 드론일수록 가볍고 휨 없는 카본으로 만들어집니다.
비좁은 공간 때문에 밖으로 반이 드러나던 영상송신기는 TBS사의 Z02대신 더 작은 크기의 A01로 변경되었습니다.
베타85X 4K는 완벽한 씨네우프가 되었다고 하기에는 아직 아쉬운 점이 남았습니다. 급격한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전기적인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한 콘덴서가 배터리 커넥터에 추가되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수신기인 Frsky XM+는 이상하게 베타85X HD에서 바인딩이나 비행 거리 문제가 이야기 되곤 했는데 베타85X 4K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발견되는 듯합니다. 거기에 4S 배터리의 출력으로도 85급이라는 크기가 가진 한계로 고품격 프리스타일 비행을 선보이기에 출력이 넉넉하지 못합니다.
드론을 위한 카메라는 작고 가벼웠지만 반대로 해상도는 4K 영상을 담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베타85X 4K의 카메라 CADDX 타씨어는 2개의 개별 렌즈로 FPV영상과 4K 영상을 따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FPV 영상지연을 최소화했지만 그밖에 뛰어난 점은 더 있습니다.
CADDX 타씨어가 인터넷과 연결되면 훨씬 재미있겠지만 이 WIFI로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태양에 더 가까운 드론을 위해 빛의 양을 조정하는 ND 필터도 들어 있습니다.
배타85X 시리즈는 CADDX 타씨어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4K 드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CADDX 타씨어 카메라를 감당할 출력을 가진 드론이라면 얼마든지 초소형 4K 드론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섬세한 디테일까지 담아내는 4K 화면은 작은 흔들림에도 민감해서 작은 드론보다는 큰 드론에 어울리는 카메라입니다. 그러나 작은 드론만 담을 수 있는 풍경이 있다면 그 작은 풍경을 4K로 담을 또 다른 드론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요?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