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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Aug 07. 2019

드론, 브라질과 아마존과 안개 위를 날다

배낭 속의 드론, 안개 속을 비행하다

글,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JUL 2019


안개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지표 가까이에 작은 물방울이 떠 있는 현상을 말한다. 가끔 약하게 빗방울이 흩날리는 경우도 있다. 이 물방울이 하늘 높이 떠서 지면에 닿지 않으면 구름이고, 특별히 지표면에 붙어 있는 구름이면 안개라고 부른다. 즉 안개가 꼈을 때 우리는 구름 속에 들어온 셈이다. 안개와 구름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말이 된다. 브라질에서 안개를 기다린 사람이 있다. 드론 조종사, 한 사람의 파일럿이 보여준 브라질의 안개는, 드론이 그의 배낭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이미 준비된 것이었다.

  


남미 대륙의 동쪽 대부분을 차지하는 브라질 인구는 2억 명이 넘는다. 나라 자체가 하나의 대륙이라고 해야 할 그 브라질을 동서로 횡단하는 아마존 강은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이다. 길이뿐만 아니라 유량으로도 세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물 가운데 20%가 이 강에서 출발하는데, 두 번째로 많은 물을 공급하는 아프리카 콩고 강, 또 세 번째로 많은 중국 양쯔강의 담수량을 모두 합쳐도 4%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

  

  


  

리카르도 마티엘로안개 위에서

  

리카르도 마티엘로(Ricardo Matiello)는 브라질 파라나(Paraná) 주에 살고 있는 39세의 드론 파일럿이다. 2015년 드론스타그램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드론 사진 콘테스트에서 <안개 위(Above the mist)>라는 작품으로 장소 부문 1등 상을 수상했다. 드론스타그램이 주최하는 '2015 드론 항공사진 컨테스트'에는 사진전문가부터 드론 아마추어 동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해 장소(Place), 자연(Nature), 드론(Drone) 3개 부문을 통틀어 총 5000장의 사진을 출품했다.

  

  

심사 기준은 사진의 참신함과 화질 등이었으며, 심사위원으로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가이자 퓰리처상 수상자 켄 가이거, 내셔널지오그래픽 프랑스 편집국장 쟝 피어 브리뇨가 수상작을 선정했다. 마티엘로가 촬영한 드론 사진 <안개 위(Above the mist)>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그가 살고 있는 파라나 주 마링가 성당(Maringa Cathedral)의 종탑이다. 또 어떤 사람의 눈에는 그 종탑을 에워싼 아침 안개가 먼저 들어오기도 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마티엘로의 사진은 응모 작품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었다. 성당의 몸체는 보이지 않는다. 빌딩 숲도 대부분 가려져 있었다.

  

  


  

CEO에서 파일럿으로

  

마티엘로가 드론에 대해 열정을 품기 시작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의 기억은 3년 전쯤으로 돌아간다. 마티엘로는 그 때 처음으로 DJI 팬텀을 샀다. 이전에도 드론으로 만든 동영상을 항상 보아오기는 했다. 그러나 유튜브를 통한 간접 체험이 고작이었던 그에게 자신의 팬텀이 보여준 환상적인 공중사진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것이 마티엘로와 드론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가 거둔 결실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안개 위'의 시작이었다.

  

  

마티엘로는 2014년 설립한 MTI 에어로 컴퍼니의 CEO이기도 하다. 그의 회사는 보안 시스템, 정밀 농업, 사진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위한 드론을 제작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드론으로 장거리 링크 비디오와 4K 카메라가 딸려 있는 M4 팔코(M4 Falco by MTI Aero)를 손꼽는다. 그는 드론이 혁신과 관련해 보여줄 수 있는 주제라면 모두 흥미를 느끼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개발자를 위한 플랫폼(SDK's), 농업(멀티 스펙트럼)과 안전(열량 측정) 분야와 같이 특정 영역에서 쓰이는 카메라와 렌즈에 마음이 끌린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도시든 시골이든 위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들이라면 비행 구역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기 때문에 드론으로 인한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

  

  


  

브라질에서 드론 파일럿이 지켜야 할 규칙

  

드론이 브라질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지는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드론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마티엘로는 최근 들어서야 비로소 필요한 시간이 채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브라질 사람들은 누구나 드론이 안겨주는 낯설고도 놀라운, 무엇보다 새로운 풍경에 경탄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미 드론의 유용성을 알게 됐으며, 이 작은 비행 로봇이 점차적으로 그리고 온전한 기쁨으로 브라질 전체 인구를 수용하고 있다.

  

  

브라질의 드론 규제법은 전국적으로 열리는 회의에서 거듭 논의되고 있다. 현재 규정상 드론의 상황은 브라질의 민간 항공, 그리고 항공 및 공항 인프라 활동을 규제하고 감독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항공기구(ANAC)의 관련 규정에 따라 다루어진다. 이 기구는 민간항공국(DAC)을 대체해 2005년 설립되어 이듬해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최대 비행 고도, 비행장 인근 비행에 대한 제한,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 상공에서 비행을 금지해 사람을 보호하는 규정을 두었다. 사람의 신체를 보호하고, 민간과 공공 자산에 대해 일어날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규칙을 적용한다. 새로운 법안은 사회 전체를 지원하는 일자리를 제안하고, 드론을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기술 해결의 시대로 진입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 분명하다.

  

  


  

파일럿에게 필요한 세 가지 기술

  

마티엘로가 생각하기에, 훌륭한 드론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우선 비행 장비를 잘 알아야 한다. 제안된 비행을 위한 모든 조종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항상 드론에 통합되는 진화와 새로운 기술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기술을 통해 거둔 결실 가운데 그를 가장 자랑스럽게 만든 사진이 바로 2015년의 <안개 위에서>였다.

  

  


  

드론과 UFO를 만나다

  

마티엘로는 앞으로 세계 여러 지역을 여행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 여행은 때로 탐험이거나 모험이 될 수도 있지만 그는 그 때가 오기를 서둘러 기다리고 있다. 물론 그에게 가장 친숙한 세계는 그 자신이 태어나 자란 나라, 브라질이다. 매우 높은 생물다양성을 확보한 광대한 브라질 국토는 언제나 그를 흥분시킨다. 그는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자연과 가까이 있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순간들을 가장 가까운 계획으로 삼고 있다. 언젠가 그는 브라질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상파울루(Sao Paulo) 주의 한 작은 마을에서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보낸 적이 있다.

  

  

덕분에 그는 새해 첫날밤을 드론과 함께 상파울로 일부 지역의 하늘을 몇 분 동안 맴돌며 여행했다. 이튿날 지역 라디오 방송을 듣고 나서야 그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놀랍게도 그 새로운 소식의 주인공은 외계인이었다. 그 지역은 새해 첫날 외계인의 방문을 받았고, UFO가 착륙한 장소는 농장 옆이었다는 소식이었다. 우연히도 땅 위에 원이 하나 있었는데, 아마도 농기계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았다. 며칠 동안, 그 곳은 상파울루의 유명한 관광지가 됐다.

  

  


  

도시의 중심안개

  

그는 어느 날 비행기에서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보았다. 건물의 꼭대기만 드러내는 무거운 안개로 둘러싸인 도시의 중심을 보여주는 사진이었다. 그날 이후, 그는 그런 그림을 찍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그가 거주하는 도시, 파라나 주 마링가에 짙은 안개가 깔렸다. 마티엘로에게 마링가는 평소 매우 평범한 곳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거의 일 년 내내 양지 바르고 덥고 비교적 평평한 지역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링가에 안개가 덮인 그 날, 마침 드론 장비가 그의 차에 있었다.

  

  

그는 딸을 학교에 데려다 주었고, 일하러 가는 길에 사진을 찍기로 결심했다. 사실 그가 볼 수 있는 유일한 장면은 구름이 건물을 숨긴 모습뿐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거기에 성당이 있었는지, 빌딩 숲이 솟아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그 위에 태양이 있는지, 또는 날씨가 전날처럼 완전하게 흐린지조차 알지 못했다. 전혀 몰랐다. 그는 다만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상징인 마링가 대성당을 비행 구역으로 선택했을 뿐이다.

  

  

그 성당은 스푸트니크(Sputniks)라고 불리는 우주선에서 영감을 받은 기념물이었다. 그는 드론을 몇 미터 더 위로 날아 올려 안개 속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러자 곧바로 시야에서 사라진 드론을 계속해서 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모든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그는 비행을 멈추고 카메라의 메모리에 액세스함으로써 구름 위의 아름다운 장면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찾고 있던 정확한 사진, 놀라움과 기쁨이 담긴 사진을 만날 수 있었다. 그 결과에 <안개 위>라는 이름을 붙였다.

  

  

<안개 위> 이후 리카르도 마티엘로는 인간의 역사와 관련해 특기할만한 사건이 일어났던 도시들의 현재를 묘사하면서, 동시에 풍부한 문화사가 있는 곳을 찾아 탐험한다는 꿈을 갖게 됐다. 만일 드론이 없다면 마티엘로가 꿈꾸는 모든 여행은 그에게 탐험도 모험도, 또 다른 그 무엇도 아닌 단순한 기록에 불과할 것이다. 마티엘로의 배낭 속에 언제나 드론이 준비되어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WRITER 아나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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