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을 드론과 함께, 서울 드론 챌린지
계절을 만날 때마다 계절을 대표하는 행동 패턴 정하기는 사계절을 가진 사람들의 호사입니다. 예를 들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그렇습니다. 그냥 그렇다고 말할 뿐 정말 책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가을이라서 더 즐거운 일들이 있습니다. 가을을 맞아 나들이를 나선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다채로운 행사와 따갑게 반짝이는 풍광을 온전히 담을 드론을 날리는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 이 둘을 한꺼번에 만날 행사가 지난 12일 토요일 한강 드론 공원에서 열렸습니다.
행사란 현장에서 직접 즐겨야 제맛이지만 그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던 분과 알았는데도 다른 일로 바빴던 분 그리고 만사 다 귀찮지만 드론은 좋은 분들을 위해 드론스타팅이 직접 찾았습니다. 서울 드론 챌린지의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만나봅니다.
서울특별시와 국토교통부에서 주체하고 루덴스(LUDENS)와 한국모형항공협회에서 주관한 2019 서울 드론 챌린지는 광나루 한강 드론 공원을 통째로 축제 장소로 바꾸었습니다.
서울에서 마음 편하게 드론을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인 이곳 한강 드론 공원에서 서울 드론 챌린지는 3가지 테마를 통해 드론을 소개합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행사였지만 세상에서 가장 빠른 드론 파일럿을 꿈꾸는 레이싱 드론 대회 참가자들로 서울 드론 챌린지는 이른 아침부터 북적이기 시작합니다.
공원 입구에서 오른쪽에 회전익 드론존에서는 드론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들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드론을 이용해 공기 중에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기술과 보다 정확한 땅의 모습을 측정하는 기술도 관람객의 관심을 끕니다. 하지만 드론은 보기만 해서는 재미가 없습니다. 직접 만지고 조종해봐야죠.
드론 인형 뽑기는 한참 순서를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있었는데 드론 레이싱 대회에 참가했던 어린 드론 조종 고수들이 인형을 휩쓸 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직접 드론을 만들어 보거나, 3D 팬으로 3D 프린터 기술을 경험하는 자리도 만났습니다.
우리나라의 드론만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DJI 부스에서는 하늘을 나는 드론 뿐 아니라 땅을 달리는 드론, 로보마스터 S1의 실물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드론과 증강현실을 함께 만나는 엡손의 스마트 안경도 DJI 드론과 함께 준비되어 있습니다.
체험존 끝에 메인 무대에서는 축하 공연도 마련돼 있지만 우리가 가장 보고 싶은 것은 하늘을 나는 드론입니다. 한강 드론 공원 고정익 드론존에서 시현 비행을 하는 드론을 직접 보게 됩니다.
개막식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드론 군집비행은
유난히 강한 바람 때문에 많은 드론이 시연을 포기했지만 강한 서울소방본부의 빨간 드론은 안정적인 비행을 시연했습니다. 개막식에 비행에 실패한 군집 비행은 폐막식에서는 만날 수 있어 마지막까지 행사를 즐긴 분들의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드론은 꼭 프로펠러로 떠올라야 하는 건 아닙니다. 시연 행사는 고정익 드론존에서 진행된 만큼 당연히 고정된 날개를 가진 비행기형 드론 비행 시범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강 드론 공원 드론 레이싱 존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파일럿을 꿈꾸는 사람들과 레이싱 드론이 강바람을 가르며 지르는 비명 소리에 이끌린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경기는 일반부와 30세 이상의 선수들만 참가하는 시니어 경기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같은 날 영월에서 열린 국제 드론 스포츠 챔피언십으로 참가 선수가 별로 없을 거라는 걱정과 달리 일반부 32명, 시니어부 25명이 참가하는 뜨거운 경기가 이어졌습니다.
3번의 예선에서 가장 빠른 선수 16명을 선발하고 거기서 토너먼트로 가장 빠른 파일럿을 뽑습니다.
레이싱 드론에서 송출되는 영상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FPV 고글만 있으면 누구나 좋아하는 선수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드론 레이싱 대회는 코스를 빠르게 완주하는 스티어 레이싱 외에도 100m 직선 구간에서 최고 속도를 겨루는 스프린트 레이싱(Sprint Racing)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100m를 완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초, 출발점의 가속 구간을 포함해도 시속 120km입니다. 빠른 속도에 비해 100m의 짧은 구간은 순간의 실수도 용서하지 않습니다.
고작 3초의 비행이지만 프로펠러의 날카로운 소리가 선수와 관객 모두에게 짜릿한 긴장을 선사합니다.
가을의 태양은 따가워도 그들은 서늘합니다. 서늘한 곳에서 따가운 햇살을 즐기는 드론이 독서보다 가을에 맞는 활동 아닐까요? 한강 드론 공원에 열린 2019 서울 드론 챌린지도 서쪽을 저무는 해와 함께 마무리 됩니다.
서울 드론 챌린지는 9월 7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태풍으로 한 달 가까이 미루어 개최되었습니다. 덕분에 더 짙어진 가을을 드론과 함께 만났습니다. 비록 올해 유난히 잦은 태풍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에 시연을 볼 수 없던 드론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드론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만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행사에 충분히 드론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어서 드론을 챙겨 한강 드론 공원을 다시 찾아야 겠습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