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에그 X, 카메라와 방수까지 가능한 드론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드론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진귀한 드론이라도 2개 이상의 프로펠러와 모터를 지지하는 팔은 드론임을 증명하는 시그니처입니다. 다른 모양이라고 해도 길게 뻗은 팔이 불편해 접은 것뿐이지요. 최근의 취미용 촬영 드론은 거의 접는 구조를 선택하는 듯합니다.
폴딩 드론은 모두 비슷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유독 드론 디자인에 인기 있는 모양이 있습니다.
물론 알 모양이라도 비행을 위해서는 프로펠러가 달린 팔을 펼쳐야 합니다. 팔을 접어 변신한 모양이 왜 알이냐고요? 알은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니까요. 이렇게 수많은 알 모양 드론들 중에 최강의 성능을 자랑하는 드론이 있었습니다.
파워비전(PowerVision)의 파워에그(PowerEgg) 입니다. 사진=https://www.powervision.me
3축 짐벌 카메라에 23분 비행이 가능한 파워에그는 레드닷(reddot) 등 다양한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파워에그의 제작사 파워비전은 지난 CES2020에서 또다시 독특한 알을 소개합니다.
파워에그 X는 이름처럼 알 모양입니다. 하지만 지난 파워에그가 30cm 높이의 타조알 크기였다면
손바닥 가득 들어오는 이 알에서 아직 드론의 모습은 찾을 수 없습니다. 어딘지 숨겨진 버튼을 누르면 4개의 팔과 함께 프로펠러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되지만 지금 상태의 파워에그 X에게 비행 능력은 없습니다.
파워에그 X는 상하로 나누어지는 커버를 가집니다. 아래쪽 커버를 제거하면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하기 위해 주름진 표면과 함께 3축 짐벌이 등장합니다.
동영상은 스마트폰이 촬영하고 좀 더 활동적인 영상은 액션 카메라가 촬영하는 지금 캠코더라니 무슨 소리일까 싶지만 파워에그 X는 이들 카메라와는 다릅니다. 3축 짐벌이 있습니다. 수전증에 흔들리는 손도 파워에그 X의 영상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액션 카메라도 손떨림을 막는 기술이 있지만 모두 촬영한 영상을 소프트웨어로 수정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둥근 모양이 손으로 잡았을 때 안정감을 더하지만 파워에그 X는 꼭 들고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파워에그 X의 3축 짐벌 카메라는 삼각대와 함께 있을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팔로 미(Follow Me) 기능으로 드론에게 익숙한 이 기능은 하늘에서만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닙니다. 카메라는 땅 위에 가만히 고정되어도 촬영한 영상은 역동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땅 위에 고정된 카메라에서 피사체를 추적하는 기능을 응용한 카메라는 파워에그 뿐입니다.
드론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던 제스처 기능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촬영된 영상의 해상도는 4K의 60fps입니다. 1080p로 녹화했을 때는 120fps까지 지원됩니다. 4K 해상도는 충분한 디테일을 담을 수 있기 때문에 넉넉한 사양이지만 4K조차 드론 카메라에 표준이 되어버린 만큼 더 높은 성능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최근에는 8K 카메라를 가진 드론까지 등장했으니 말이지요.
한 손 가득 들어가는 덩치만큼 촬영 시간은 어떤 액션 카메라도 따라올 수 없는 3시간 30분입니다.
사실 3축 짐벌을 가진 카메라는 그렇게 신기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파워에그X는 이들 카메라와 비교하면 곤란합니다.
파워에그 X는 하늘을 날 수 있으니까요.
이제 위쪽 커버를 다시 열고 손목 밴드나 삼각대 고정 파트를 빼세요. 그리고 그 빈자리에
뒤로 접힌 팔을 앞으로 펴고 랜딩 기어를 내리세요. 파워에그 X는 시속 64km로 비행하는 드론으로 변신합니다. 비행 거리는 6km입니다.
6km나 날아서 뭐하나 싶은 먼 거리도 안전하게 비행하기 전방에 2개의 충돌 방지 센서도 갖추고 있습니다.
비행시간도 아쉽지 않습니다. 캠코더로 3시간 30분을 사용할 수 있던 만큼 비행시간은 30분입니다. DJI 매빅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드론으로서 파워에그는 최근 드론 사양에 뒤지지 않습니다. 물론 촬영 성능도 훌륭합니다. 캠코더의 피사체 추적 기술은 드론에서 더 다양하게 확장됩니다.
하지만 파워에그 X의 자동 촬영 기능은 다른 드론과 차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영상과 함께 저장되는 소리는 드론이 녹음하지 않습니다.
드론에 달린 마이크는 프로펠러가 만드는 소음에 노출됩니다. 아무리 멋진 영상을 찍어도 소리는 온통 프로펠러가 만드는 소음뿐 쓸모가 없습니다. 그래서 촬영한 영상은 간단한 편집이라도 항상 필요합니다. 그러나 파워에그 X는 처음부터 드론이 만드는 소음은 버리고 스마트폰의 녹음 기능을 사용합니다. 이 소리를 촬영한 영상과 합치는 거죠. 파워에그 X가 촬영한 영상은 다시 편집을 하지 않아도 추억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파워에그 X의 비범함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파워에그 X는 방수도 됩니다.
액션 카메라에 방수 케이스처럼 전용 방수 케이스가 있습니다.
몸체와 3축 짐벌 카메라를 해로운 물로부터 보호합니다. 왜 모터는 보호하지 않나 싶지만 괜찮습니다. 모든 BLDC (Brushless DC) 모터는 물에 노출되어도 전기가 새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으니까요.
지난 CES에서도 계속해서 떨어지는 물 사이로 호버링을 계속하는 시연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수 케이스는 물속에서는 확실한 방수를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고주파를 사용하는 드론은 물속에서 신호가 끊어져 끈 떨어진 연이 되는 문제도 있고요.
물 위로 이착륙이 가능합니다. 파워에그 X는 하늘에서는 드론으로, 땅에서는 캠코더로 그리고 물속으로 잠수는 하지 못해도 물이 두렵지 않은 드론입니다.
DJI의 매빅이 팔을 접었을 때 많은 드론 팬들은 열광했습니다.
파워에그 X는 3단 변신을 합니다. 땅에서 하늘에서 그리고 물 위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비록 우리의 변신 로봇처럼 깔끔한 변신은 아니더라도 말이지요. 용도에 따른 부품을 교환해야 하고 그래서 무언가 잔뜩 가지고 다녀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실 파워에그 X가 결합 변신 구조가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파워에그 X는 이 기술을 상용화한 첫 드론입니다. 그리고 파워에그 X와 연결할 변신 부품의 가능성은 아직 끝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파워에그 X의 변신 플랫폼은 잠수를 위한 스크류나 거친 땅을 달리는 바퀴로 얼마든지 응용될 수 있습니다. 파워에그 X는 이런 변신을 계획하고 있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파워에그 X에서 또 다른 드론의 가능성을 기대해 봅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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