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새벽 밤
빠삐용이
동물원 우리에서 탈출했다
바깥은 소동이 일고
누군가는 걱정을 하고
누군가는 재밌는 일인 양
저마다의 표정으로
그의 표정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떠들썩한 저녁 식당 안
그를 쫓는 무리의 눈을 통해
그의 얼굴을 보았다
두려움도 슬픔도 없는 무늬가
외마디 포효를 내 짖다가
무리의 발톱에 쓰러지고 만다
빠삐용
아쉬운 대로 그의 이름을
소리 없이 불러보았다
쓰러져가는 그의 눈빛은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조용히 깜빡였다
빠... 삐용... 삐....ㅃ...
사이렌 소리보다 큰 목소리들에
작은 경보는 더욱더 희미해져 갔다
빠삐용
그의 이름은
빠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