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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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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리 Sep 12. 2020

세계 전집 아파트

「아파트 분양 공고

 00평 00세대 전세

   -세계 부동산-  」

     

세계 전집 아파트에 아파트 분양 공고가 올라왔다

아파트에 위인이  붙여진 이름이다

분양 공고를 내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이 위인이

되기 위해 여기저기서 몰려왔지만 아무도

될 수 없어 공고 판에 몇 년째 붙박이장처럼 붙어있다

     

아돌프 히틀러는 수 십 번 역사 속으로 떨어졌고

조지 부시는 여전히 살아있어 역사에 산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층간소음으로

아랫집과 다툼이 끊이지 않고

마하트마 간디는 물레방아 돌려

장날마다 물건을 내놓는다

     

세종대왕은 얼마 전 과로

병원신세를 지고 있고

윤봉길 의사는 새벽마다

도시락을 들고 출근을 한다

     

세계 전집 아파트 단지 내 정자에

공자 맹자 순자가 바둑을 두며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 하나 없는 놀이터의

그네빈 바람에 휘날린다

     

아파트 분양 공고를 보고

수많은 사람들이 위인이 되기 위해

여기저기에서 몰려왔지만

누구도 위인이 되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고

판에는 누렇게 바랜 종이가 몇 년째 붙박이장처럼 붙어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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