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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리 Aug 12. 2016

무제

날이 기울어지면

소리없이 너를 쓴다


쓰디 쓴 입안에서

네가 흘러나온다


깨지않도록 조심스럽게 일으켰더니

사방팔방으로 고개를 떨구며

훨훨 날아간다


둥지가 되지 못한 채

텅 빈 깃털만 걸려있는

나무 조각들이 술렁인다


그늘 진 곳 없어

몸둘 바 모르는 나그네는

또 한 번 발걸음을

허공으로 재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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