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묻는다
하루의 고단함은 가볍고도 쉽게 뜨는 것이어서 파도에 실려 낯선 표면 위를 부유하다
태평양 제도 아무도 모르는 어딘가에 낡은 페트병처럼 오랫동안 늙지 않고 죽어가는 것이었다
여느 때처럼 지친 새벽을 안고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알림판이 나를 떠밀었다
어디든 떠나라고
물살에 떠밀린 스티로폼처럼
아무도 없는 복도를 배회하는 유령처럼 그렇게
떠돌다가 문득 발 밑을 보았더니 조그만 조약돌들이 빛을 내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의 물음에 바다는 그렇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