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밤의 세레나데

사랑하는 여자

by dropfairy

사랑이 변하니?


아니 변하지 않아.


변하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야.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것도 사랑이라고 부르냐고?
그건 사랑과 비슷한 감정들을 표현할 적합한 단어가 존재하기 않기 때문인 것 같아.


흔히 "사랑한다"의 말 전 단계로 "좋아한다"를 떠올리지만 사귀는 남녀 사이에서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좋아한다"는 말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거든.

그래서 자연스럽게 "좋아한다"는 말보다는 왠지 강도가 좀 더 깊은 듯한 "사랑한다"는 말을 사용하게 되지.

그런데 이렇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사이에서 이 말에 정말 적합한 연인은 그리 많지 않아.

어떻게 아냐고?

헤어지는 연인이 무지무지 많잖아.


사랑해도 헤어질 수 있다고?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는 거라고?
진정 사랑했지만 결국 헤어졌다고?

이 모든 말에 변명이 되는 경우는 단 하나뿐이야.

나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상대방을 여전히 사랑하고 이 사랑을 영원히 지켜갈 수 있고, 그러나 상대방이 변심해서 홀로 남겨진 경우.

이 경우에 홀로 남겨진 이는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진정 그 사람을 사랑했노라고. 그러나 그 사람은 단지 헤어질 만큼만 날 사랑했노라고.

'사랑'이라는 음절이 들어간 단어는 그리 적지 않지.

짝사랑, 풋사랑, 첫사랑 등등. 수식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많은 말들을 지어낼 수 있겠지.

그러나 이런 사랑들은 모두 앞에 붙은 말 자체가 드러내고 있듯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야.

교감하지 못하고 혼자만 품은 마음, 설익은 푸성귀처럼 어렸던 마음, '첫'이라는 숫자를 붙여 '두 번째', '세 번째' 사랑을 준비시킨 마음 등은 단지 사랑과 유사한 감정인 설렘, 간절함, 그리움, 황홀함 등의 감정을 조금씩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뒤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뿐이지 그 자체로 진정한 사랑은 아니라는 거지.

그럼 진정한 사랑은 뭘까?

진정한 사랑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변하지 않아야 해.

물론 사랑의 표현 방식은 계절에 따라 내가 서 있는 환경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느껴지는 북두칠성처럼 변할 수 있겠지만, 사랑의 본질은 십 년이고 이십 년이고 백 년이고 변함없이 하늘 어딘가에 떠 있는 북두칠성처럼 변하지 않는 거니까.

시간이 흘러 외면이 달라진다고 내면까지 달라질 수 있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면 사랑이 조금은 하찮게 느껴져.

그렇잖아. 세상의 모든 건 변하는데 사랑까지 변할 수 있는 거라면 사랑이 대단한 거라고, 위대한 거라고 어떻게 얘기할 수 있겠어.

그래서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어.

"사랑은 원래 그런 거야. 사랑은 원래 변하는 거고 세상에 영원한 건 없어"라는 식으로 말이야.

하지만 이 사람이 아는 사랑은 단지 진정한 사랑이 아닐 뿐이야.

이 사람이 겪고, 알고, 사랑이라고 일컫는 것은 사랑과 유사한 형태의 어떤 감정이었을 뿐, 이 사람은 불행히도 진정한 사랑을 해보지도 알지도 못한 거지.

진정한 사랑은 변하지 않는 거야.

어떤 이유에서든 헤어질 수 있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야.

한 때 너무나 사랑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자의에 의해 이별을 택한 모든 사람은 그걸 알아야 해.

당신은 그 사람을 헤어질 만큼만 사랑했고 그건 엄연한 의미로는 사랑이 아니었다는 걸.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기억에라도 '사랑'이라는 멋진 말을 붙이고 싶어 하니 너무 완고하게 굴지는 않을게.

아예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말보다는 단지 아직 진정한 사랑을 못한 것뿐이라고 말해주는 편이 사람들 맘에 그래도 더 쉽게 받아들여질 테니까.

'사랑'이라는 단어만으로 '사랑'의 모든 의미가 다 설명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

지금은 정말 사랑이 아닌데도 사랑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사랑'이라는 단어 앞에 꼭 '진정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하잖아.

난 지금 사랑을 하고 있어.

'진정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사랑'이라는 단어만으로 충분한 마음을 공유하고 있어.

변하지 않아. 모양과 위치와 빛이 조금씩 달라지더라도 하늘에 북두칠성이 있듯 내 마음에는 항상 사랑이 있어.

사랑은 순간의 진실이어서는 안 돼. 변치 않는 믿음이어야 하지.

믿음으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한 여자가 있어.

그 여자가 늘 하늘에 있는 별 같은 당신의 여자야.